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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4년 08월 16일 금요일 맑음 (사람 잡는 더위/도서관에서 빌린 책/엑셀 찬양)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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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넘게 마시지 않은 덕분인지, 술이 술술 들어가기에 냉장고에 있는 걸 탈탈 털었더니 필름이 끊겼다. 다음 날 돈 벌러 가야 하니까 일찍 자려 누웠고 바로 기절. 그리고, 정말 오랜만에, 얼마만인지 기억도 나지 않을 만큼 오랜만에, 前 여자 친구, 現 남이 나오는 꿈을 꿨다.

 


 

아침에 일어나는 건 그닥 힘들지 않았지만 해장 생각이 간절했다. 마침 싸구려 비 옷을 여러 벌 사야 할 일이 생겨서 다이소에 다녀올 겸, 점심 시간에 회사 밖으로 나갔다. 집에 들러 손전화를 챙긴 뒤 바로 다이소로 향했고, 비 옷이 부족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그런 걱정이 무색하리만치 잔뜩 걸려 있어서 필요한 만큼 샀다.

근처 중국집으로 가서 짬뽕밥으로 해장을 하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1,000원 짜리 비 옷 값을 받는 것도 뭔가 애매해서, 그냥 안 받겠다 했다. 고맙다 인사를 제대로 하는 사람도 있고, 아무 말 없이 자기 걸 챙기는 사람도 있다. 고맙다는 표현 만큼은 확실하게, 자주 하자고 마음 먹었다.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 건 기쁜 일이지만, 되먹지 못한 것들에게까지 도움을 주게 되어 마냥 기분이 좋지만은 않다. 맘 같아서는 좋아하는 사람들 것만 딱 챙겨서 주고 싶은데, 열 명 남짓한 사람들이라 굳이 그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속 좁아 보인다. 그렇다 해도 싫어하는 사람들까지 챙겨주는 건 괜한 오지랖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아무튼, 고맙다는 말 한 마디 없이 스윽~ 챙겨가는 것들은 하나 같이 내가 싫어하는 것들이었다. 역시, 내가 사람 보는 눈 하나는 기똥차다.

 


 

평소보다 한 시간 반을 일찍 퇴근하는 날인데,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덥다. 매 년 여름에 덥다, 덥다, 난리였는데 올해는 유난히 심한 것 같다. 어제와 오늘이 가장 심하지 않나 싶다.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다. 에어컨 바람보다는 선풍기 바람을 좋아한다 떠들고 다녔는데, 이제는 어디 가서 그런 말을 할 수가 없다. 에어컨이 없다면 살 수 없는 몸이 되고 말았다.

 


 

문득 그동안 도서관에서 책을 얼마나 빌려봤나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어 찾아봤다. 다행히 도서관마다 빌린 책들을 엑셀 형태로 볼 수 있게 해놨더라. 이런 거 보면 우리나라는 선진국이 맞다. 참 잘해놨다.

○○ 중앙 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빌렸더라. 230권. ○○에 산 시간은 3년이 채 안 되지만 책을 볼 수 있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그리고 도서관 시스템에 훌륭하기 때문에 가장 많이 이용하지 않았나 싶다. 그 다음이 □□ 중앙 도서관의 216권. 이건, 뭐, 그 동네에 산 시간이 가장 기니까 아무래도. 의외였던 건 고작 2년을 머물렀던 △△ ××× 정보센터에서 213권이나 빌려 봤다는 거. 단순히 빌린 책들의 숫자만 놓고 본다면 ○○이 최고지만 머무른 시간을 고려한다면 △△ ××× 정보센터에서 빌린 책이 더 많다. 그 외에는 짜잘짜잘하다. 평택에 살 때 집 근처에 있던 세교 도서관 뿐만 아니라 비전, 장당, 청북 도서관까지 다녔더라. 평택에 살면서 빌린 책은 100권에서 두 권 모자란 98권. 대구 고산 도서관에서 빌린 책도 꽤 있을텐데 저기는 무슨 보안 프로그램을 설치하라고 질알해서 패스. 2007년 이후부터니까 20년에서 약간 빠지는데 얼추 800권 정도를 빌려 봤다. 도서관을 꽤 많이 이용한 것 같은데 그렇지도 않고만.

일본 소설이 압도적이다. 여행 관련 책도 꽤 있는 것 같고. 한 달에 열 권 정도 읽는다 치면 1년에 120권이니까, 10년이면 1,200권이 되어야 하는데... 한 달에 열 권도 못 읽었다는 얘기고나.

앞으로도 부지런히 책 읽을 수 있도록, 여유로운 근무가 보장되면 참 좋을텐데 말이지.

 


 

회사에서 주로 이용하는 엑셀은 2013 버전에 영문판이라 이래저래 불편한데, 집에서는 오피스 365를 쓰고 있어서 쾌적하다. 엑셀이라는 녀석, 쓰면 쓸수록 요물이다. 어떻게 이런 걸 만들어냈다 싶고, 내가 몰라서 못 쓰는 기능이 수두룩하니 그게 너무 안타깝다. 공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데, 놀거리가 많으니 집에서는 공부를 안 한다는 게 문제.

 


 

그제와 어제 마셨으니까, 오늘은 쉬어야지. 하지만 내일은 축구 보면서 한 잔 먹을 생각이다. 전북 원정이라 바이크 타고 다녀올까 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맘에 드는 숙소를 구하는 게 어려워서 포기했다. 강릉, 전주, 춘천,... 쪽은 파티를 하지 않는 게스트하우스 찾는 게 하늘의 별따기다. 쉬고 자는 것보다 여자 꼬시겠답시고 설쳐대는 것들이 더 많은 숙소는 피하고 싶은데 온통 그런 곳들 뿐인지라...

오늘 바이크 타고 내려가서 쉬고, 내일 전주 구경 좀 하다가 축구 보고, 모레 올라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가려니까 귀찮다. 바이크로 가면 통행료를 안 내도 되고, 기름 값도 덜 들지만, 그렇다 해도 왕복 2만 원 정도는 써야 할 거다. 숙소는 혼자 쓰는 방이 죄다 6~7만 원 수준인지라 이틀을 묵으면 10만 원이 넘어간다. 거기에다 먹고 마시는 데 10만 원 정도 쓴다고 치면, 20만 원 넘게 까먹는 건 일도 아니다. 통장에 구멍날 지경이니 참아야지. 그냥 집에서 빈둥거리다가 텔레비전으로 중계를 봐야겠다.

 


 

오늘은 유튜브로 『 시그널 』 요약한 거나 보면서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방이 작아서 금방 시원해지니 그건 좋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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