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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24 요나고 여행: ② 첫 날, 인천 → 요나고 & 숙소 체크인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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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모는 나한테 무척이나 고마운 분이다. 술만 마시면 개가 되는 아버지와 그런 아버지를 피해 도망가버린 어머니를 대신해 어린 시절의 나를 보살펴주셨다. 기억조차 없는 아주 어릴 때부터 시작해서 머리가 꽤 굵어진 뒤로도 신세를 졌다. 그러니 어떻게든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다.

 

 

2년 전에 신안에 다녀온 게 무척 즐거우셨는지 지금도 그 이야기를 하고, 지난 해에 일본에 다녀온 것도 정말 재미있었다고 하시기에, 올해에도 같이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다. 캄보디아가 딱인데 다섯 시간의 비행을 버텨내실지 걱정이 되어 결국 다시 일본을 선택.

오사카와 교토는 다녀왔으니 이번에는 요나고에 가기로 했다. 2016년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정말 좋았다. 얼마나 좋았냐면, 1년 뒤에 다시 가려고 했을 정도였다(내수경기 활성화하라고 한 마디 하니까 각하가 그리 말씀하시는데 해외 기어나가는 것들은 뭐냐고 꼴값 떠는 ×× ×× 때문에 35만 원 날리고 취소 당했다. ㅽ).

 

https://pohangsteelers.tistory.com/1364

 

2016 요나고 - 게시 글 정리

《 내비게이션 - 2016.10.30.(일) ~ 2016.11.04.(금) - 요나고 & 돗토리 》▒ 출발 전 여행과 관련된 장소 홈페이지 모음 └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331  롯데 인터넷 면세점에서 SONY MDR-1000X 지름 

pohangsteelers.tistory.com

 


 

출발하는 날. 잠을 설쳤다. 불면증이야 30년 넘게 달고 사는 중이니 새삼스러울 것도 없지만, 도통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여행을 앞두고 있어서 두근두근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하기에는 너무 귀찮다. 몽골에 갈 때처럼, 출발하는 것 자체가 귀찮다. 하아~ 그냥 집에서 쉬었음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씻고 나오니 예상했던대로 고양이가 문 앞에 있다가 도망간다. 두 달 가까이 밥을 줬는데도 여전히 경계한다. 손을 내밀고 한~ 참을 기다려도 근처에 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밥 달라고 날마다 찾아온다. 다른 곳에 있다가도 내 차나 바이크 소리가 들리면 귀신 같이 알고 밥그릇 앞으로 달려온다.

츄르를 짜주면서, '여행에서 돌아오는 금요일까지 날마다 문 앞에서 기다리겠지? 왜 안 나오나 의아해하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조금 짠하더라.
데려다 키우는 녀석이라면 이렇게 훌쩍 떠나지 못할 게다. 반려 동물을 들이지 않는 이유다. 다른 생명과 함께 살기에 나는 너무 무책임한 인간이다.

 

많이 시원해졌다지만 앞 뒤로 가방을 메고 걸으니 땀이 나기 시작했다. 손전화 앱으로 버스가 언제쯤 오는지 보다가 이내 그만뒀다. 잠시 후 도착이라 뜬들 뛰지 않을 거라는 걸 내가 가장 잘 아니까. ㅋ

 

 

정류장에 도착한 뒤 다시 앱을 봤더니 잠시 도착이라 떴다.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버스가 보여 바로 올라탔다.

 

《 세월이 흐르면 이 녀석도 60㎐, 120㎐의 주사율을 갖추게 될까? ㅋ 》

 

《 아침 일찍이라 안개가 자~ 욱~ 하다 》

 

《 몽골에 갈 때에는 철판으로 가려져 있어 볼 수 없었는데 제법 그럴싸한 모습이 되어 있었다 》

 

30분 정도 걸려 터미널에 도착했다. 버스 표를 미리 구입했기 때문에 달리 할 게 없다. 짊어지고 있던 가방을 내린 뒤 이케아 타포린 백에 넣었다. 그냥 트렁크에 넣으면 때가 묻을테니 타포린 백에 넣어야 안심이 된다.

잠시 후 버스가 도착했다. 트렁크에 가방을 넣으려고 기다리는데 외국인 같아 보였는지 기사님이 '1 터미널?'이라 묻지 않고 '터미널 원?'이라 물어본다. 포항 저지 입고 있었는데... (#°Д°)

짐을 싣기 위해 기다리던 외국인들이 말을 못 알아들으니 기사님이 짜증을 냈다. 음... 역시, 친절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인가. 날마다 하는 일이고, 날마다 못 알아듣는 사람을 상대하는 거니까 그러려니 하...ㄹ 수가 없는 게, 그런 일을 하면서 친절해야 하는 게 직업이지 않나? 가식이라도 웃는 얼굴로 보다 다가가기 쉽게 안내해주면 좋으련만.

 


 

열한 시가 되어 공항에 도착했다. 비행기 출발까지는 두 시간 넘게 남았는데, 고모와 친척 누나는 열 시도 되기 전에 도착했단다. 친척 형이 공항까지 태워준다고 했는데 고모는 그냥 버스 타자 그러고, 누나는 얻어 타자 그러고, 결국 별 것도 아닌 걸로 싸웠다고 한다. 예전 같으면 기어 오른다고, 하라는대로 하라고 쥐어 박았을 고모인데 이제는 노인이 되어 이빨 빠진 호랑이 신세인지라 누나가 짜증을 내면 뭐라 하지도 못한다. 뭔가, 좀 그렇다.

 

생각보다 줄이 짧아서 가지고 있는 짐을 부치는 시간이 길지 않았다. 짐을 맡기고 나서 1층으로 내려가 와이파이 도시락을 받은 뒤 다시 일행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식당에 가서 밥을 먹은 뒤 보안 심사를 거쳐 출국 절차를 마무리. 면세점에서 인터넷으로 지른 것들을 받은 뒤 탑승구 앞에서 시간을 보냈다.

고모가 벌써부터 피곤해하시기에 다리와 발을 주물러 드렸다. 시원하다고 하시니 기분이 좋긴 한데 나도 마사지를 받을 나이지 해줄 나이는 아닌지라 금방 지친다.

 


 

짧은 비행 끝에 도착한 요나고 공항. 8년 만이다. 2016년에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다시 여기를 올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사람 일은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예전의 요나고 공항은 보안 심사가 꽤 까다로웠다. 한 사람 건너 한 사람 잡는다 싶을 정도로 꼼꼼하게 짐을 뒤지곤 했는데 지금은 적당히 느슨해졌더라. 엑스레이 검색대도 네 대로 늘어났고.

보안 심사를 마치고 문 앞에 서 있으니까 제복을 입은 분이 나가라고 안내를 해주기에 일행이 있다고 했다. 옆에서 기다리라 해서 기다리고 있으니 일행이 몇 명이냐고 물어온다. 오랜만에 진짜 일본어를 듣는 건데, 어째 귀에 잘 안 들어온다. 귓구멍 속으로 쏙쏙 들어오는 게 아니라 귓바퀴 언저리를 돌다 사라지는 느낌?

 

 

숙소가 있는 가이케 온천까지 버스로 이동하기로 했는데 동전이 없어서 편의점에 들렀다. 음료수를 하나 사서 버스비를 만들었다. 공항 안에 있던 세븐 일레븐은 현금을 점원에게 직접 건네주는 게 아니라 기계에 넣는 방식이었다. 신기했다.

 

《 8년 만에 왔지만 달라진 게 없다 》

 

《 저 버스인가 싶었는데 아니었다. 단체 관광객을 태우기 위한 버스였다.  》

 

 

공항 안에 15시 50분 출발이라고 쓰여진 팻말이 세워져 있었는데 40분이 조금 넘어 버스가 도착했다. 우리 일행 세 명과 부부로 보이는 장년 커플 외에는 타는 사람이 없다. 요금은 500円. 내릴 때 내냐고 물어보니 탈 때 내라고 하더라. 트렁크에 짐을 싣고 버스에 올랐다.

 

 

《 와이파이 도시락의 속도 》

 

일본에서 아쉬운 건 인터넷 속도. 소프트뱅크로 자동 로밍이 되지만 돈이 아까워 여행할 때마다 와이파이 도시락을 빌려서 쓴다. 현지 SIM을 이용해도 되지만 나는 휴대 전화 두 대, 태블릿 한 대를 같이 쓰니까 아무래도 매 번 테더링하는 것보다는 와이파이 도시락을 이용하는 쪽이 편하다.

 


 

20분 정도를 달려 숙소가 있는 가이케 온천 근처에 도착했다. 관광 센터 앞에 세워주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눈에 익은 곳이 아니라서 조금 당황했지만 이내 구글 지도를 켜서 길을 찾았다.

호텔에 들어가는 입구를 찾지 못해 조금 헤매다가 체크인을 했다. 일본어가 거의 들리지 않아 굉장한 자괴감이 밀려 들었다. 이렇게까지 된 건가 싶어 기분이 좋지 않았다.

 

《 하지만 그 좋지 않은 기분도 방에서 보이는 이 경치를 보면 금방 사라져버린다 》

 

 

2016년에 여행할 때에도 이 곳에 머물렀더랬다. 침대가 엄청 커서 만족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2인실을 혼자 쓴 거라 침대를 붙여준 것이었다. 그 때에는 2층을 배정 받았었고, 당연히 2층 짜리 호텔이라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4층을 주더라. "에? 4층까지 있나요?"라고 물었더니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ㅋㅋㅋ

 

《 가이케 온천 관광 센터에서 요나고 역으로 향하는 버스 시간표 》

 

 

 

 

예상한대로 고모와 누나는 방에서 보이는 바다에 이미 감탄! 아래에 온천에 있으니 다녀오라 했더니 신나서 출발하더라. 출발부터 지쳐서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다가 씻고 온 일행과 함께 밥을 먹으러 갔다. 게가 유명한 동네인데 누나가 게 알레르기가 있어 먹을 수가 없다. 태블릿을 보고 한~ 참을 골라 주문을 했는데 눈치 보지 말고 먹고 싶은 거 다 먹으랬더니 잔뜩 시켜서 결국 남겨야 했다. 누나는 식탐을 꽤 부리는 편이고, 고모는 아깝다며 자꾸 잔소리를 하고, 중간에 껴서 피곤했다. 여행 내내.

 

밥을 먹고 나와 고모와 누나는 바닷가를 걷겠다 하기에 나는 맥주를 사서 들어가기로 하고 헤어졌다. 맥주만 사서 금방 돌아갔는데 옆 방에서 소리도 안 나고 따로 연락도 없기에 그대로 잠이 들었다.

 


 

요나고는 인구 15만 명이 채 안 되는 작은 도시입니다. 일본 인구가 122,631,432명이고 우리나라가 51,751,065명이니까 우리가 일본의 42% 정도 되거든요. 요나고 시에 등록된 사람이 144,787명이니까 42%면 61,100명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저 정도 인구가 되는 곳은 태안(충남), 고흥(전남), 화순(전남),... 정도네요.

요나고 공항은 항공 자위대와 함께 쓰는, 민·군 합동 공항입니다. 도쿄 하네다까지 왔다갔다 하는 ANA의 국내선이 있고요. 국제선은 에어서울이 유일합니다. 독점 계약이었다는데 홍콩 항공과 길상 항공이 들어와서 독점은 깨졌습니다. 다만, 코로나로 인한 운항 중단 이후 에어서울만 재개한 상태라 국제선은 사실 상 에어서울이 유일합니다. 요나고·돗토리는 어업을 제외하면 관광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동네인지라 2023년 7월에 돗토리 지사가 에어서울에 방문해서 비행기 운항 좀 재개해달라고 아쉬운 소리를 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 우겨대는 데 앞장서는 희한한 동네입니다만.

작은 공항이라 입국 수속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사람들 우르르~ 나가면 따라 나가서 여권 보여주고 들어가면 됩니다. 따로 물어보거나 하는 건 어지간하면 없습니다. 보안 심사도 꽤 널널해졌습니다. 예전에는 20대 초반의 여자는 100% 잡혔고 짐 검사도 한 사람 걸러 한 사람 한다 싶을 정도였는데, 지금은 그냥저냥 하는 시늉만 하고 보내주고 있습니다.

공항 1층에 세븐 일레븐이 있습니다.

공항에서 요나고 역으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입니다. 셔틀 버스를 이용하려면 7번 승차장(3번이라고 안내하는 곳도 있던데 7번이 맞습니다. 바뀔 수도 있으니 공항에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한글로 쓰여 있습니다.)으로 가면 됩니다. 별도의 표를 구입하지 않아도 되고, 탈 때 500円을 내면 됩니다. 거스름 돈을 주는 기계가 없고 운전 기사가 요금을 받고 있으니 잔돈을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20분 정도 걸립니다.
전철로 간다면 길을 따라 쭈~ 욱 걸어간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서 육교를 건넌 다음 다시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갑니다. 요나고 공항 역은 사람이 없는 무인 역이기 때문에 자판기를 이용해서 표를 구입해야 합니다. 만약 도착한 날부터 JR 패스를 이용할 예정이라면 표를 사지 마시고 그냥 타세요. 요나고 역에 내린 뒤 역무원에게 JR 패스를 예약한 내용을 보여주고 티켓을 발급 받으면 됩니다.

공항 근처에는 아~ 무 것도 없으니 일찍 도착해봐야 할 게 없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면 놀고 있는 피아노가 있으니 칠 줄 아시는 분들은 연주해도 됩니다. 워낙 작은 공항이라 기념품을 파는 가게도 몇 안 되고, 면세점은 정말 동네 구멍 가게 수준임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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