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날이 쉬는 날이면 수면 상태가 엉망진창이 된다. 출근하지 않으니까 좀 피곤해도 된다거나, 나중에 자도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로또 1등 돼서 통장에 수십 억 꽂히면 큰 일 나겠다. 통장에 몇십 억이 있으니까~ 하면서 마구 쓰다가 거덜 날 스타일이다. ㅋ
다섯 시에 눈이 떠지는 바람에 다시 자는 걸 포기했다. 그대로 일어나 빈둥거리다가, 여섯 시가 넘어 아침 밥을 먹었다. 출근하는 날에는 간신히 눈을 떠서 무거운 몸을 일으켜 대충 씻은 뒤 후줄근하게 입고 돈 벌러 가는데, 쉬는 날에는 아침밥도 해 먹고, 부지런하기 그지없다.
세수도 하지 않고 눈꼽만 뗀 채 사무실로 향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안개가 심하다. 내 인생 최악의 안개는 백령도에서 본 해무라 생각했는데, 저수지가 많아서인지 이 동네도 만만치 않다. 10m는커녕 3m 앞도 안 보인다. 불안해서 비상등 켜고 천천히 달렸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내 자리에 앉아 밀린 일을 해치웠다. 매일 해야 하는 일이 있는데 사흘이나 안 했더니 꽤 밀렸더라. 밀린 일들을 처리하니 순식간에 두 시간이 지나 있었다.
사무실에 두고 다니면 안 되는, 전용 보관함에 넣어야 하는 걸 책상 옆에 방치한 채 다니는 ㄴ이 옆자리에 있다. 지난 번에도 놓고 다니기에 대신 치워주고 그러지 말라고 써붙여놨다가, 꼰대질하는 것 같아 그만뒀는데, 잘못된 짓을 지적하지 않으니 계속 반복한다. 문제는, 하지 말아야 할 짓임을 지적하면 꼰대라고 질알한다는 거고. 출근하자마자 조는 것도 그렇고, 제대로 일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영 맘에 안 든다.
못지않게 싫어하는 녀석이 갑자기 나타나 인사를 하기에 아는 척은 했다. 주말에는 출근하지 않는 녀석인데 어쩐 일인가 싶었는데, 사무실 전등을 다 켜더니(내 자리 위에만 켜놨었다) 얼마 안 있어 인사하고는 퇴근해 버렸다. 뭔가를 두고 가서 가지러 온 것이었을까? 잠깐 왔다 갈 거면, 컴퓨터 쪽에 손도 안 댈 거면, 대체 전등은 왜 죄다 켠 거야? 별...
도서관에서 빌린 책은 오늘 반납해야 하기에 못 읽은 것들을 다 읽으려 했는데, 졸음이 쏟아진다. 앉아서 졸다가, 정신을 차려 인터넷에서 필요한 것들 좀 찾아보고 사무실에서 나왔다.
바로 도서관으로 향했다. 다행히 해가 나면서 안개가 걷혔다. 주말 치고 차가 많지는 않은 편이었는데 1차로에서 정속 주행하는 머저리 ㅺ 때문에 군데군데 길이 막혔다. 뒤에서 달리던 차들이 2차로로 넘어간 뒤 추월해서 1차로로 돌아오는 걸 여러 번 봤을 텐데, 꿋꿋하게 1차로를 달린다. 저런 ㅄ ㅺ들에게 면허를 발급한 것 자체가 문제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렸다. 보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인터넷에서 미리 검색해봤더니 10일이 반납일인데도 아직 대출 중으로 뜨더라. 그 얘기인즉슨, 연체 중이라는 거지. 비가 억수같이 쏟아지던 날에도 빌린 비디오를 제 때 반납하겠다고 우산 쓰고 나갔던 사람이기에 전혀 이해할 수가 없다. 연체료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약속이잖아. 아무렇지 않게 어기는 게 비정상이지 않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1차로에서 쪼다 짓 하는 것들이 여럿 있었다. 다행히 바이크라서 금방 추월할 수 있었지만 차였다면 답답해며 따라갈 수밖에 없었을테지.
옷걸이가 부족해서 사러 가야 하는데, 집에 가기 전에 다이소에 가서 사 올까 하다가, 귀찮아서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며칠 전에 내린 비를 맞아서 바이크가 엄청 더러운데, 차에 가서 세차 용품으로 대충 닦을까 싶다. 차도 좀 닦고.
배는 안 고프니 밥은 건너뛰고, 낮술 마시고 빈둥거리다 자야겠다. 내일은 아침에 공 차러 갈 생각이었는데 ○○에서 찬다기에 못 간다고 했다. 차로 가는 건 내키지 않고, 바이크로 가는 것 역시 내키지 않는다. 내일 아침도 엄청난 안개일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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