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출근한 지 얼마 안 되어 ○팀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업무 관련해서 담당자한테 이것저것 알려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어려운 일도 아니고, 그리 하겠다 한 뒤 하던 일을 마무리 짓고 담당자에게 향했다.
이렇게 해서 저렇게 하면 된다니까 부리나케 받아 적는다. 그러고 나서 한다는 말이, 그래서 이걸 왜 해야 하냐였다. 하... 하하하... ㅽ 또 시작이네.
그 일을 내가 시킨 것도 아니고, 나는 방법을 알려주러 간 거였는데 왜 해야 하냐니? 그게 궁금하면 팀장한테 물어보던가. 짜증이 났지만 꾸~ 욱~ 참고 아마 이러저러해서 하는 것일 거라고 알려줬다. 그랬더니 그럼 이건 무슨 의미냐고 묻는다. 하! 대체 하루종일 사무실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지? 기본적인 건데 그걸 물어본다고? 자기보다 한참 어린 후배 직원들도 일하다 모르면 인터넷에서 찾아보거나 도서관에서 책이라도 본다. 가만히 앉아서 불러주는 거 받아 적겠다는 건가? 월급은 왜 받아?
저런 월급 도둑놈을 혐오하는지라, 그리고 사람을 싫어하면 너무 티가 나는지라, 참으려 했지만 참기 어려웠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커졌던 모양이다. 대충 마무리하고 자리로 돌아왔는데 나중에 ○○○장님이 성질내지 말라면서 농담을 걸어왔다. ㅋ
원래 내가 하던 일을 저 월급 도둑놈에게 넘긴 건데, 당최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 일을 제대로 하지 않으니 은근 슬쩍 나한테 다시 넘어왔다. 어떻게든 자료를 활용해야겠다 싶어 이렇게 저렇게 통계도 내고 필요할 때 바로 찾아볼 수 있도록 이것저것 만들고 있는데 과연 저 월급 도둑놈은 그런 식으로 일을 하긴 했나 싶다. 십중팔구 아무것도 안 했을 거다. 회사를 탁구 치러 다니는 건지. 쯧.
할 일이 많은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놀 수 없으니까, 꾸역꾸역 일을 만들어가며 하고 있다. 희한하게도 그렇게 일을 벌려 놓으면 다른 사람으로부터 도와달라는 요청이 들어와 엄청 바쁜 와중에 방해가 됐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아무튼, 벌려놓은 일은 다 마무리를 지었다. 건강 검진 때문에 금식해야 하니 저녁을 안 먹었는데, 밖에서 간식을 사들고 와 나눠 먹고 있는 걸 보니 허기가 져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 인사하고 먼저 빠져나왔다.
집에 와봐야 할 일도 없으니 컴퓨터 앞에서 30분 정도를 보내다가 바로 불 끄고 자버렸다. 여러 번 깼고, 역시나 수면의 질은 형편없는 걸로 나온다. 제대로 좀 푹~ 자고 싶다. ㄱㅅ에서 받은 약, 유통 기한이 한~ 참 지났을 텐데 안 버리고 있는데, 그거라도 먹어볼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평소 일어나던 시간에 일어나 대충 씻고 밖으로 나섰다. 1년에 한 번, 건강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병원까지 40분 정도 걸린다기에, 일을 시작한다는 일곱 시 반에 맞춰서 가려고 출발했다. 차가 조금 막히긴 했지만 생각보다 빨리 도착할 수 있었다. 주차장에 진입하니 생각보다 차가 많다. 대여섯 대 있으려나 했는데 스무 대 가까이 서 있더라.
입구 가까운 쪽에 빈자리가 있기에 차를 세우고 안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바글바글. 예약 안 해도 된다기에 그런 줄 알았는데 아닌 모양이다. 현장 접수를 하고, 태블릿으로 문진표를 작성한 뒤 의자에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예약한 사람들을 우선으로 처리한다기에 한~ 참 기다려야 하는 줄 알았는데 금방 내 번호를 불렀고, 접수하자마자 검진이 시작되어 순식간에 끝났다. 20분이나 걸렸으려나?
검진을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여덟 시도 안 됐다. 숙소까지 가는 길이 꽤 막힐 게 분명하니 살짝 짜증이 났는데 산을 넘어가는 길로 갔더니 거의 안 막혔다. 금방 도착했다.
집에 들어와서 옷을 벗어던지자마자 만두 굽고 고추장에 밥 비벼서 배를 채웠다. 세끼 챙겨 먹는 사람이 아니라서 밥 먹는 게 들쭉날쭉인데 금식한답시고 저녁을 안 먹어서 얼추 40시간 가까이 굶은 것 같다. 밥 먹고 나서 커피 한 잔 마셨더니 좀 살 것 같다.
좀처럼 물건을 버리지 못하는 사람인지라 오래된 기기도 제법 가지고 있는 편이다. 3G 손전화도 두 대나 있는데 알뜰폰 가입해서 그냥저냥 들고 다닐까 싶기도 하고. 아무튼.
소니의 MP3 플레이어 한 대를 가지고 있다. NWZ-E454라는 모델이다. 검색해 봤더니 2010년에 나온 녀석인 것 같다. 14년이나 됐네.
https://www.sony.com/electronics/support/res/manuals/4192/41921149M.pdf
750㎃h 배터리가 장착되어 있는데 수명을 다 해서 한 시간도 안 간다. 검색해 보니 배터리만 살 수 있는 모양이다. 배터리 모델명은 LIS1374HNPA. 알리에서는 10,000원도 안 하는데 국내 판매자들은 30,000원에 가까운 가격으로 팔고 있다. 분해가 어려운 것 같지는 않으니 뜯어서 배터리만 교체할까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납땜을 해야 하네? 음... 인두를 사야 하니 번거로운데... 게다가 알리니까 배송도 엄청 오래 걸릴 거고...
https://www.youtube.com/watch?v=h724RI8i4ag
땜질하기는 귀찮으니까 그냥 이대로 쓰다가 말아야겠다 하면서도 인두를 검색했다. USB로 충전해서 쓰는 무선 타입의 인두가 10,000원도 안 한다. 배송비 포함해도 7,500원이라는데 사야 하나? 음... 언제 쓰게 될지 모르니까 질러야겠다. 그럼... 지르는 김에 배터리도 같이... ㅋㅋㅋ 이렇게 또 일을 벌이게 되는고나.
엠피삼 플레이어까지는 그런가 보다 하겠지만 이게 카세트테이프를 재생하는 워크맨까지 간다면? ㅋㅋㅋ 엄청 비싸게 주고 고친 워크맨이 아직 현역이다. 더더 2집, 오태호 2집, 전일식 1집 등을 가지고 있어서 가끔 듣는다. 제대로 써먹으려고 껌전지도 여러 개 샀는데 맛이 간 건지 완충된 상태에서 사용해도 금방 꺼진다. 결국 보조 밥통에 AA 건전지 넣어서 쓰는 중이다. 이렇게 하면 상당히 오래 쓸 수 있다.
《 리모컨이 가장 먼저 고장 나는 모델인데 다행히도 내 리모컨은 아직 멀쩡하다 》
《 650㎃h라는데, 65㎃h를 잘못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
《 무선 이어폰 때문에 안 쓰고 방치해 뒀던 B&O의 A8도 오랜만에 다시 쓰는 중 》
아직 팔고 있는 곳도 있던데, 지금 사도 14만 원 넘게 줘야 하는, 엄청난 이어폰이다. 내구성이 약하다는데 언제 샀나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오래된 녀석이니 조금 쓰다가 맛이 가도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있다.
검색해 보니 MP3 파일을 카세트테이프로 옮길 수 있는 기기도 있던데, 그런 거 사서 옛날처럼 나만의 베스트 어쩌고를 만들어 볼까 싶기도 하고. 그렇잖아도 짐이 많아서 써서 없어지는 게 아니라면 더 이상 사지 말자고 마음먹어놓고 또 질러대면 어쩌자는 거냐 싶기도 하고.
오늘은 회사에서 숙소 검사를 온단다. 숙소를 엄청 더럽게 쓰는 것들이 많아서이다. 내가 발단이 됐다. 지금 쓰고 있는 숙소의 전 거주자들이 방을 어찌나 더럽게 썼는지, 청소하는 데 한 달 넘게 걸렸으니까.
딱히 할 일도 없고, 날씨가 구려서 어디 가고 싶지도 않고, 그냥 방에서 게임이나 하면서 시간을 보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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