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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4년 11월 24일 일요일 맑음 (진주성/김시민호/철도문화공원/통영 대풍관)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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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통닭은 맛으로만 실망시키지 않았다. 새벽 두 시가 채 안 되어 깼는데, 꾸르륵~ 꾸르륵~ 하더니 폭풍 설사. 젠장. (╯°□°)╯︵ ┻━┻

다시 잠들었다가 다섯 시가 조금 넘어서 깼다. 잠이 아예 달아나버려 태블릿 붙잡고 시간을 보내다가 아홉 시가 거의 다 되어 씻기 시작. 주섬주섬 챙겨 입고 나가서 옥상에 올라가 드론 잠깐 띄웠다 내리고, 진주성으로 출발했다.

 


 

아침 일찍이라 주차장에 빈 자리가 많은데도 버스 주차장으로 안내를 했다. 차가 많이 올 거니까 바짝 붙여서 세우라고 하더라. 문 바로 옆 자리에 차를 세우고, 근처에 있다는 하연옥 촉석루 점을 향해 출발했다.

 

《 전통 차와 다기를 파는 가게였는데 무척 예뻐서 절로 눈이 갔다 》

 

《 이상하다 싶을 정도로 목욕탕 굴뚝이 많았다 》

예전에 동네 유지는 다 목욕탕 사장이었다는 얘기를 어디선가 주워 들은 적이 있는데, 진주에 부자들이 많았던 걸까? 대충 봐도 목욕탕 굴뚝이 열 개 가까이 되는 것 같았다. 지금은 철거하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 방치하고 있는 곳이 많다고 듣긴 했는데.

 

 

 

열 시부터 영업이라고 안내되어 있었는데 도착하니 열 시 하고도 2분. 식사 되냐고 물어본 뒤 자리에 앉아 태블릿으로 주문을 했다. 물냉면이 11,000원이나 한다. 먹튀가 많아서인지, 바쁘기 때문인지, 주문하자마자 계산하는 시스템이더라.

 


 

냉면은 그저 그랬다. 역시, 나는 맛집이네 어쩌네 찾아다닐 필요가 없는 입인 모양이다. 해물로 만든 육수라는데 숟가락으로 떠 먹어봐도 별 맛이 안 느껴진다. 평양식 냉면인가 싶었다. 면은 질긴 편이었는데 냉면이라면 이 정도는 질겨야지~ 라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나쁘지 않았다.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육전은 맛있었고 계란이나 오이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특별한 맛이라는 생각은 안 들더라. 서울에도 체인점이 몇 개나 되던데 그 정도인가 싶었다.

 

 

원래의 맛을 느껴보네 어쩌네 꼴값 떨면서 몇 젓가락 먹다가, 결국은 겨자를 잔뜩 뿌려서 먹었다. 나는 물냉면의 국물이 노~ 랗게 될 때까지 겨자를 때려 넣고 먹는 스타일인지라.

 

다 먹기까지 10분이나 걸렸나? 손님은 나 밖에 없었는데 일하는 분도 안 보이기에 그냥 나왔다. 계산은 진작에 했으니까.

 


 

 

 

 

 

 

 

 

 

다시 진주성으로 돌아가 유공자 유족증을 보여주고 무료로 입장했다. 딱히 친절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게 경상도 특유의 무뚝뚝함으로 느껴지지 않고 불친절함으로 느껴지니 참...

 


 

 

 

《 임진왜란 때의 시설물인가 했는데, 80년대 연탄 창고였단다. ㅋㅋㅋ 》

 

 

《 대부분의 전설이 비슷비슷한데, 여기 전설은 처음 듣는, 신박한 내용이었다 》

 

 

《 여기 경고문은 진짜 죽을 각오하고 무시해야겠다 싶더라 》

 

 

 

 

 

《 임금이 사는 건물이 아니면 단청을 칠할 수 없다고 들은 것 같은데... 아닌가? 》

 

 

 

 

 

《 저 멀리 주차장에는 어른들 차와 아이들 차가 사이좋게 주차되어 있었다. ㅋ 》

 

 

《 여긴 왜 칠하다 말았을꼬? 》

 

 

 

 

《 남쪽이라 그런가 확실히 단풍이 늦긴 늦다 》

 

 

《 동전 던지지 말라는데 꾸역꾸역 던지는 것들은 대체... 》

 

 

 

 

 

 

 

 

 

 

성벽을 따라 크게 돌면서 한 번 보고, 공사 중이라 빙~ 돌아서 촉석루에 가 드론 띄우고. 박물관까지 가서 다 보고 나왔다. 박물관은 쓸데없이 선사시대 어쩌고 하는 걸로 구색 맞추려 들지 않아 좋았다. 동선도 관람하기 좋게 잘 짜놨다 싶은데, 이전한단다. 지금도 나쁘지 않은데?

대부분의 옛 성은 성벽만 일부 남아있거나 터만 있는 경우가 많은데 진주성은 뭔가 가득 차 있는 느낌이었다. 두 시간 정도 본 것 같다.

 


 

 

 

 

유등 전시관 주차장에 차를 세워두고 김시민호를 타러 갔다. 유공자 유족도 무료라고 안내되어 있는데 돈을 받더라. 50% 할인된 4,000원. 안내가 잘못된 건가?

돌아다니다 보면 유공자 유족에게 혜택을 제한하는 곳이 꽤 있는데, 따져봐야 할 것 같다. 분명히 안내에는 무료라고 되어 있었는데. 아무튼.

 

 

 

김시민호는 1호와 2호가 있는데 2호는 올해 취항(?)한 새 배라고 한다. 엔진을 쓰지 않고 전기 모터를 써서 소음도 없고 진동도 없는 편이라고. 내부도 깔~ 끔하고, 새 배 느낌이 확~ 났다. 천장에 에어컨도 있어서 여름에도 쾌적할 것 같았고.

 

 

 

 

《 논개의 반지를 형상화한 것이라고 들었던 기억이 난다 》

 

 

 



배는 가는 데 15분, 오는 데 15분. 가는 동안은 안에 같이 타신 해설자 님이 이것저것 설명해주신다. 원래는 다리 밑에서 돌아가는데 수량이 많은 날에는 좀 더 멀리까지 간다고 하더라. 드론을 띄워서 추적 모드로 영상을 찍어보고 싶었지만 망설이다가 포기했다. 대신 내려서 드론으로 근처를 잠깐 찍고 나서 차로 돌아갔다.

 

 

 

 

 


 

 

 

 

 

 



철도 문화공원이라고 있어서 가봤더니 사람이 꽤 많다. 외부인보다 동네 사람들이 소풍 오는 분위기. 역시나 드론을 띄워서 잠깐 구경을 했다. 딱히 볼 게 없어서 시간을 보낼 거리가 없다.

화장실에 다녀오는데 군복을 입고 짧은 챙의 모자를 쓴 영감이 크아아아악~ 퉤!!! 아오, 진짜... 나는 나이 먹어도 저러지 말아야지.

 



통영까지는 국도를 이용했다. 한 시간이 안 걸린다고 나와 최대한 천천히 갔는데도 16시 전에 도착. 10분 정도 일찍 체크인하러 갔더니 별 말 없이 카드 키를 넘겨줬다.

 

 

 

방에 짐만 던져놓고 바로 나왔다. 1년에 한 번은 대풍관에 가서 굴을 먹는데, 테이블링이라는 앱을 써서 예약을 하는 게 좋다는 후기가 많더라. 지난 해까지는 그런 게 없었으니 올해 생긴 게 아닐까 싶다.

테이블링에서 대풍관을 검색해보니 40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고 뜬다. 내 앞에는 두 팀이 있고. 바로 예약을 했다. 내가 두 번째 차례가 되었을 때 식당에 도착해서 가게 입구에 설치된 기기에 뜬 여섯 자리 숫자를 입력하면 된다고 한다. 나는 여전히 세 번째 순서였을 때 그냥 번호를 입력했다.

16시 44분에 입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떴는데 시간이 되어도 순서가 줄어들지 않아 이상하다 싶더라니... 브레이크 타임이 있었다. 테이블링에서는 브레이크 타임이 없다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16시부터 17시까지 쉬는 시간이었다. 어쩐지, 테이블이 비었는데도 손님을 받지 않더라니...

 

《 올해에는 10월 17일부터 굴을 먹을 수 있었다고 한다 》

 

 

17시가 거의 다 되었을 무렵, 남자 분이 대기실 앞으로 와 안내를 했다. 입장을 안내하겠다면서.

테이블이 전부 스물세 개라서 앞에서부터 스물 세 팀이 먼저 들어간다고 한다. 그런데 중간에 스물다섯 명이 예약을 한 팀이 있어서, 그 팀은 한 테이블, 그러니까 최대 네 명 밖에 못 들어간다고 설명을 하더라. 할아버지 한 분이 고개를 갸우뚱~ 하며 듣고 있었다. 그냥 한 팀 예약하면 스물다섯 명이 다 들어갈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다. 스물다섯 명 중 네 명만 들어가고 그 외 사람들은 기다렸다가 순서대로 들어가야 한다고, 만약 스물다섯 명이 다 들어가려면 18시가 넘어야 한다고 안내를 하니, 18시 이후에 같이 들어가겠다고 하더라.

아무튼, 난 앞에서 세 번째였고 번호를 불렀을 때 바로 네~ 하고 들어갔다.

 

《 기본 반찬. 다~ 맛있다. 내 최애는 파래 무침. 진짜 맛있다. 》

 

《 항상 생 굴을 먹었는데, 이번에는 굴찜을 먹기로 했다. 》

세트로 먹으면 골고루 먹을 수 있지만, 세트는 2인 이상이어야 한다. 혼자 2인분을 주문해도 되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 못 먹고 남긴다. 아쉽지만 단품으로 주문할 수밖에.

 

 

《 새콤달콤하면서 시원~ 한 굴무침은 서비스~ 》

 

《 탱글탱글하고 짭조롬한 맛이 일품이다. 술이 쭉쭉 들어간다. 》

 

 

내 오른쪽과 왼쪽에 앉은 분들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지만 우르르~ 입장했던 스물다섯 명의 할아버지, 할머니들도 다 먹고 자리를 정리하더라. 굴전을 포장해달라고 했는데 남은 소주를 다 털어 넣을 때까지 나오지 않아서, 일찌감치 일어나 치우고 다른 손님 받을 수 있게 계산하러 갔다.

계산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다가, 포장된 굴전을 싸들고 숙소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샀고.

굴이라면 질색팔색하던 나였는데, 이제는 매년 굴 먹겠다고 통영을 찾고 있으니, 참...

 

《 싸들고 간 굴전을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면서 욕조에 몸을 담궜다 》

 

 

《 대체 뭘 흘려 놓은 건지... 》

 

《 뜨거운 물에 돼지 고기를 익힐 때에는 녹차를 넣어주면 좋습니다 》

 

《 블라인드에 먼지가 가득하다 》

 

사들고 간 맥주 네 캔에 어제 남은 맥주 한 캔. 다섯 캔이 있었는데 두 캔 마시니 졸음이 쏟아져서, 그냥 잤다. 자다가 더워서 깼는데 에어컨을 켰더니 자동으로 그냥 꺼진다. 몇 번 시도하다가 잠결에 짜증이 나서 그냥 창문을 열어놓고 잤다. 시원하니 딱 좋았는데 모기가 들어오더라. 이 계절에 모기라니. 확실히 남쪽은 남쪽이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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