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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4년 12월 28일 토요일 맑음 (주절주절)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4.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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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 승진 대상자에 이름이 올라갔다. 승진한 지 12년이 되자마자 이름이 올라가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응? 내가 12년째 같은 계급에 머물러 있다고? 2013년에 승진한 게 마지막이니까... 그러네.

2018년에 승진 후보 1번이었는데 과감하게 휴직을 했더랬다. 당시에는 복직하면 자연스럽게 다시 1번을 받을 거라 생각했다. 어림 반푼 어치도 없는 착각이었다. 뒤로 줄줄이 밀렸더라. 동기들은 죄다 승진했고, 심지어 후배들에게 밟히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몸 담았던 그 어떤 곳에서도 일 못한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일 잘 한다고 칭찬을 받으면 받았지. 그런데 승진은 그런 것과 관계가 없었다. 본사에서 나온 지 10년도 더 지나버려서, 그리고 정치를 하지 않으니까, 근무 능력이고 나발이고 그냥 밀리더라.

몇 번 미끄러지고 나서부터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는 것도 아니고, 나름 만족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승진에 큰 욕심을 내지 말자고 마음을 먹었는데... 지금 있는 곳의 중간 관리자가 내 승진에 관심을 많이 가져 주신다. 어떻게든 승진 시키겠다고 이래저래 도와주려 하는데, 정작 본인이 나는 괜찮은데요? 하기도 그래서 리액션하는 게 참 어려웠다.

아무튼, 승진 후보자는 두 명이고 빈 자리는 하나다. 두 명 중 한 명은 승진을 한다는 거다. 보통은 네 명, 다섯 명을 밀어내야 승진하게 되는 거니까 굉장히 유리한 확률이라고 한다. 그런데, 경쟁해야 하는 사람이 나름의 친분이 있는 분이다. 예전에 여기에서 같이 일하면서 나름 쿵짝이 잘 맞았던, 개인적으로 참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분이다. 그 분과 둘이 경쟁해야 한다. 되도 애매하고, 안 되도 애매하다. 게다가 승진을 하게 되면 지금 자리에서 튕겨나갈 수도 있다. 원치 않게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수도 있게 된다. 그게 영 불만이다. 맘 같아서는 여기에서 오래 버티고 있었음 싶은데 말이지.

 


 

예전에는 책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았더랬다. 한 달에 10만 원 정도는 책 사는 데 썼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책 사는 돈을 아끼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내 집이 없으니까, 이사 때마다 짐이 되는 책을 사는 게 망설여진다.

전자책을 사면 이 문제가 해결되지만, 전자책 업체가 영원 불멸할 거라는 믿음이 없다. 전자책을 구입하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쓴 플랫폼은 리디이고, 그 다음에 예스24인데, 두 회사 모두가 내가 숨질 때까지 버틸 수 있을지, 만약 버티지 못한다면 구입한 책은 어떻게 되는지, 아무래도 미심쩍다.

그래도 사고 싶은 책은 사야겠다 싶어 6만 원 조금 넘는 돈을 책 사는 데 썼다. 다 전자책이다. 하지만 집에 있으면 책을 보지 않으니까, 한적한 카페라도 가서 한 시간 정도는 읽고 와야겠다고 마음 먹었는데, 오늘 사무실에 다녀와서 낮술을 마셔버리는 바람에 카페에 갈 수 없게 되었다. 운전을 하면 안 되니까.

내일도 사무실에 들어갔다 올 생각인데 다녀와서 카페에 갈 수 있을랑가 모르겠다. 전자책으로 태블릿과 손전화 저장 공간만 잡아먹고 방치하는 결말로 이어지면 안 되는데.

 


 

같은 팀에 무척 싫어하는 것들이 세 마리 있다. 하나는 찌질이 of 찌질이라, 하는 짓이 가관이라 싫어하고, 다른 하나는 근무 태도가 형편 없어서 싫어한다. 출근 커트 라인 1~2분 전에 들어와서 담배 피운답시고 사라졌다가 나타나고, 근무 중에 하도 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나머지 하나는 딱 봤을 때 뒤통수 치게 생겼다 싶어 적당히 거리를 유지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러고 있기에 사람 취급을 안 하는 중이다. 필요한 말 아니면 절대 안 섞으려 하고 있다.

세 마리 중 한 마리가 주말에 출근하는 편인데 항상 오후에 나타나기에 아침 일찍 들어갔더니만, 사무실에 들어간 지 30분 정도 지나니 얼굴을 비춘다. 하아... 마주치고 싶지 않은 놈을 보고 말았다. 제기랄.

평소에도 일을 안 하는데 주말에 할 리가 있나. 인터넷 컴퓨터 앞에 자리잡고 앉아 딴 짓 하더니, 당직 근무자 붙잡고 잡담 늘어놓고 있더라. 하는 짓 보면 진짜, 제발 좀 꺼져버렸음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들이 어찌 이리 많아졌는지 모르겠다. 주머니에 손 넣고 인사하는 것들은 하도 봐서 이젠 그러려니 할 정도다. 대체 집구석에서 어떻게 배워 처먹었기에 주머니에 손 넣고 인사를 하는 걸까? 나는 내 나이 반토막도 안 되는 친구들에게 인사를 할 때에도 주머니에 있던 손은 뺀다. 그게 당연한 거 아닌가?

말로만 안냐세요~ 라고 씨부리면서 고개를 뻣뻣한 것들도 부지기수다. 인사를 어떻게 하는 건지 배운 적이 없는 건지. 지금이야 나나 저것들이나, 다 같은 실무자니까 그냥 속으로만 싫다, 싫다 하고 말지만 나중에 언제가 됐든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 자리에 앉게 된다면 저것들에게 가장 낮은 점수를 던져주고 싶다. 기본이 안 된 것들.

 


 

쉽게 타오르고 쉽게 식어버리는 사람인지라, 『 세키로 』에 대한 열정이 거의 다 식었다. 엔딩까지 얼마 안 남았는데 좀처럼 게임을 켜지 않게 된다. 『 블레이드 앤 소울 』도 마찬가지다. 꾸역꾸역 실행해서 낚시만 걸어놓기라도 했었는데, 12월 들어서는 게임 자체를 거의 켜지 않았던 것 같다. 하면서 재미를 느껴야 하는데, 의무감 같은 걸로 게임을 하려드니 이렇게 된다. 내가 즐기는 게임을 가만히 보니 한 판에 10분 안팎으로 끝나는, 캐쥬얼 게임이 대부분이다. 그런 게임만 하면 되는데, 가끔 대작에 눈이 돌아간단 말이지.

 


 

블로그 방문자가 점점 줄어들어 최근에는 300명도 간당간당하다. 당연히 애드센스 수익도 확~ 줄어서 이제는 3개월에 한 번 정산 받는 것도 어렵게 되었다. 1년에 두 번 받을까 말까한 수준이 되어버렸다. 축구 블로그로 시작했는데 졸지에 여행 블로그로 분류되었고 한 때 파워 블로그로 꼽히기도 했는데, 어쩌다 이렇게 되어버렸는지... ㅋ

 


 

된장찌개나 끓여서 밥 먹어야겠다 싶어 재료를 사러 갈까 했는데, 막상 가려니까 살포시 귀찮다. 패스트푸드 가게에 가서 햄버거랑 치킨 사들고 와서 낮술이나 먹을까 하다가, 냉장고에 먹을 게 잔뜩이니 돈 쓰지 말자 싶어 다시 주저 앉고.

만사 귀찮은데, 냉동 식품 해동해서 낮술이나 마셔야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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