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가 시작인지 확실하지는 않은데, 1년에 한 번 이상은 제주도에 꼬박꼬박 가던 때가 있었더랬다. 2007년부터 포항의 원정 경기를 쫓아다니기 시작했는데 그게 제주 원정까지 이어진 거다. 축구도 보고 여행도 하자는 생각으로 제주에 갔는데 무척 마음에 들었던 거지. 그래서 그 뒤로 매~ 년 제주도에 갔다. 1년에 두 번, 세 번 간 적도 있고.
그렇게 자주 가다 보니 유명한 관광지는 다 봤고, 맛있다고 소문난 음식도 어지간한 건 다 먹어 봤다. 그런 상황에서 또 제주를 가자니 별로 안 내키더라고. 그러던 중 역시나 포항의 ACL 원정 경기를 응원한답시고 생애 첫 해외 여행을 오사카로 가게 됐다. 그 때는 일본어라고는 아예 못할 때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짜 재미있게 잘 놀았다. 그래서 2014년부터 매~ 년 찾는 여행지가 제주도에서 일본으로 바뀌었다.
일본 땅덩어리가 우리보다 한~ 참 크니까, 여기저기 갈 곳이 참 많은데 나는 희한하게도 간사이 쪽만 가게 되더라. 도쿄를 간 건 한 번 뿐이고, 홋카이도도 한 번 다녀온 게 전부다. 그나마도 계획을 제대로 세우지 못해서 삿포로와 왓카나이만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보고 왔고.
그래도 여러 번 다녀오다 보니 예전의 제주도처럼, 일본도 슬슬 질리기 시작했다. 가고 싶은 맘도 있고, 귀찮다는 맘도 있고. 그래서 올해에 일본을 갈까 말까 고민을 했더랬다. 한 번은 다녀와야 할 것 같아서, ZARD의 35주년 기념 앨범이 나온다는 2월 10일에 맞춰 도쿄로 갈까 했는데 여차저차해서 못 가게 됐다. 갔던 곳은 안 가는 게 낫겠다 싶어 안 가본 곳을 가보려고 알아보다 보니 마츠야마가 눈에 들어왔다. 한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이것저것 많이 퍼준다더라고.
일단 휴가를 올리고 나서 급하게 비행기 표를 구입했다. 어제 진마켓이 열렸지만 진에어는 마츠야마에 취항하지 않는지라, 제주 항공 말고는 방법이 없다. 김해에서 탄다면 에어 부산이나 아시아나를 이용할 수 있겠지만 여기서 김해까지 가는 비용이 더 들어간다. 무안 공항에서의 대형 참사 때문에 제주 항공을 타는 게 좀 떨떠름한 게 사실이지만, 나는 LCC 중에 가장 믿을만 한 항공사가 제주 항공이라 생각하던 사람인지라, 인명은 재천이라 생각하고 그냥 이용하기로 했다.
가장 저렴한 FLY 등급은 매진이다. 하지만 표가 있다 해도 무료 수하물을 포함하고 있지 않아서 이용하지 않았을 거다. FLY 등급을 선택하고 수하물을 유료로 사면 결국 FLYBAG과 다를 게 없어진다. 더 비싸지는 경우도 있고.
편도 7.2만 원으로 뜨는데, 저건 딱 항공권 가격일 뿐이고 선택하는 순간 공항 이용료와 유류 할증료가 붙은 가격으로 바뀐다. 10만 원을 넘어간다.
돌아오는 것까지 선택하고 나니 20만 원을 살짝 넘어간다. 진마켓으로 간사이 왕복 티켓을 사면 15만 원 언저리로 구입할 수 있고, 일반 가격으로 사면 30만 원을 넘어가버리던데, 20만 원이면 나쁘지 않다.
비행기 표를 구입했으니 이제는 숙소를 잡아야 하는데, 문제는 아직 일정을 정하지 못해서 숙소 잡기가 애매하다. 일단 돌아오기 전 날에는 짐도 다시 꾸려야 하고 이래저래 혼자 쓸 공간이 필요하니 호텔을 잡는 게 나을 것 같다. 10만 원 안 쪽으로 하나 잡으면 될 것 같고, 그 외의 날짜에는 게스트하우스를 이용할 생각. 작은 동네라서 게스트하우스가 많지 않아 후보가 고만고만하다.
중간에 파지아노 오카야마의 경기가 있다. 지난 해까지 J2에 있었지만 승격에 성공해서 올 시즌부터는 J1에서 경기를 하는데, 첫 경기에서 교토를 상대로 이겨버렸다. 내가 여행하는 기간에는 포항을 0 : 4로 발라버린 가와사키와의 경기가 있다. 올 시즌 유니폼도 살 겸 오카야마에 가서 경기를 보고 싶은데, 경기가 있는 날에는 기념품 가게의 문을 닫는단다. 응? 왜? 경기 있는 날 매출이 더 크지 않나? 경기장에서 굿즈를 파니까 따로 떨어져 있는 기념품 샵은 문을 닫는 걸까? 조금 고민이 되긴 하는데, 전화로 물어보는 게 나을 것 같다. 시뮬레이션을 해서 연습을 해보고, 전화를 해서 경기 당일에 경기장에서 유니폼을 살 수 있나 물어봐서 일정을 정하면 될 것 같다.
경기를 보러 가서 유니폼을 살 수 있다면 오카야마에서 굳이 자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면 오카야마에서 축구를 보고, 경기가 끝나면 미나미 타나베로 넘어가서 인생 술집에 가면 된다. 간단히 한 잔 하고, 텐노지에 숙소를 잡아 거기서 자면 된다. 마츠야마의 게스트하우스가 저렴하니까 굳이 빼고 자시고 하지 않고 그대로 예약 유지하면서 오사카에서 하루 자고 오는 걸로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에히메 현에서 홈페이지를 잘 만들어놨으니 그걸 보고 여행 계획부터 세워야겠다. 숙소는 일정 때문에 아직 잡지 못하지만 패스는 구입할 수 있다. 오사카, 오카야마, 마츠야마를 다 뽈뽈거리고 돌아다녀야 하니 세토우치 패스가 적격이다.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는데 22,000円이니 나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사는 게 훨씬 이득이라 해서 가격을 알아보니 다들 옵션으로 장난질 중이다. 표시되는 가격은 10만 원대인데, 그건 미성년자의 경우다. 옵션에서 성인을 선택하면 20만 원이 넘는다. 몇 천 원 차이인데 그나마 투어비스가 가장 저렴한 것 같아 저기에서 구입했다. 바로 바우처가 온다. 인쇄해서 가지고 있다가 일본에 도착하면 패스로 바꾸면 된다.
주말에 시간이 좀 있으니까, 그 때 천천히 계획을 세워야겠다. 여행 기간이 일주일이니 꽤 긴 편이지만 뽈뽈거리고 돌아다닐 계획이라 빠듯할지도 모르겠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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