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곧 인천 공항을 향해 출발해야 하고, 몇 시간 뒤면 비행기를 타야 한다. 하지만 아직도 계획이 없다. 나에게 이런 여행이 가능하다는 게 신기하다. ㅋ
P와 J를 따져볼 때 J의 극에 달할 정도로 계획에 환장한 사람인데, 시간 단위로 계획을 짜서 움직이는 사람인데, 그런 게 전혀 없다. 해야지, 해야지, 하면서 미룬 탓이다.
애초에 여행지를 정하는 것부터가 좀 대책없긴 했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일본에 다녀오고 싶다는 마음 때문에 여행을 계획한 것이었지, 어디를 갈지는 정하지 않았다. 내국인보다 한국인 관광객이 더 많다며, 한국인이 환영받는 동네라고 하도 홍보 영상이 뜨기에 사가 쪽으로 가볼까, 테마 파크를 노리고 나고야로 가볼까, 이래저래 고민했는데 어찌하다 보니 결정하게 된 게 마츠야마. 한국인을 대상으로 주는 무료 쿠폰이 3월 31일까지라고 하기에 벚꽃 때문에 비싸지기 전에 다녀오자 싶어 3월 중순으로 잡은 건데 평소보다 추운데다 회사 사정으로 다른 사람 누구도 휴가를 가지 않는 시기에 미친 놈처럼 혼자 일주일 동안 쉬게 됐다. -ㅅ-
아침 일찍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게다가 요즘은 인천 공항이 북새통이라고 하니까, 일찌감치 출발해서 노숙할 계획이었지만, 출발하는 날부터 그렇게 되면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 될 게 분명해서 돈을 좀 쓰더라도 편하게 가기로 했다. 근처에 숙소 잡느니, 그냥 집에서 자다가 일어나서 가기로 마음을 먹으니 편해졌다. 확실히 돈을 써야 몸이 편하다.
첫 날은 숙소에 짐을 맡기고 근처에 있는 성을 보고 일몰이 유명하다는 시골 역에 갈 생각이다. 시모나다라는 역인데, 인스타그램에 사진이 올라와서 유명해졌다고 한다. 중국인 관광객이 더 많다더만. 운이 좋아서 한국인 관광객을 두 명 정도 만나 택시비 나눠 내고 다녀올 수 있으면 좋겠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으니까 그냥 전철로 가는 걸 염두에 뒀다. 깡 시골이라 전철이 자주 안 다니니까 시간을 잘 잡아야 한다.
검색을 해보니 내가 여행하는 날의 에히메県의 해지는 시각은 18시 12분. 그렇다면 17시 54분 열차는 안 된다. 해가 지고 나서 도착하게 될테니까. 15시 46분 열차는 타야 할텐데, 구글에서는 15시 37분으로 안내를 한다. 플랫폼도 ④로 나오고. 이거야, 뭐~ 도착해서 물어보면 될 일이니까 별 일 아니지만... 시모나다駅 근처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게 문제다. 휑~ 한 시골 역인데 거기에서 세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게 문제다. 가능할까?
여차하면 그냥 17시 54분 열차를 타고 가서 사진만 호다닥~ 찍고, 19시 38분 열차로 돌아와야 할지도 모른다. 그게 더 나은 선택일 수도 있겠다 싶고. 바다로 들어가는 선로 사진도 유명하던데 사유지라 들어가면 할아버지가 뛰쳐나와 화낸다는 글도 있더라고. 폐 끼치며 여행하고 싶지는 않으니까.
여행 이틀째에 대한 계획은 아직이다. 무료 쿠폰을 보고 가는 방법을 연구해서 다녀오면 되지 않을까 싶어 아무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셋째 날은 다카마츠에 가서 우동 투어 택시를 타고 슬렁거리며 돌아다니다 오자 싶은데 이것도 전혀 계획이 없다.
여행 넷째 날도 무계획이고, 다섯째 날은 오카야마에서 파지아노의 홈 경기가 있어 그걸 보러 갈 생각이다. 공식 굿즈 판매점의 안내를 보면 경기가 있는 날은 쉰다고 되어 있더라고. 그래서 전화를 걸어 경기가 있는 날 쉰다고 되어 있던데 그럼 경기장에서 굿즈를 살 수 있냐니까 그렇다고 하더라. 오피셜 샵이 있단다. 하긴, 그러니까 쉬겠지. 장사가 제일 잘 되는 날이 경기가 있는 날일텐데.
올 시즌 홈 저지가 무척 잘 나왔기에 살 수 있냐고 물어보니 인터넷을 얘기하더라고. 외국인이라 그게 어렵다고 하니까 그러냐고, 예약하는 게 좋을 거라고 하더라. 음... 가서 봐야지, 뭐.
문제는 마츠야마에서 오카야마까지, 꽤 멀다는 거다. 구글 지도는 배 타고 가라 안내를 해주던데, 최대한 세토우치 패스만 써서 추가로 돈 들이지 않고 다녀와야지. 인포메이션 센터에 물어보는 게 가장 빠르다.
오카야마에서 축구를 보고 나면 신칸센을 타고 텐노지로 넘어갈 생각이다. 일본에서 살았던 시절이 살면서 가장 행복했던 시기라서, 그 때 살았던 곳을 종종 찾아간다. 좋아하는 술집도 근처에 있고.
텐노지에 신칸센이 멈출 줄 알았는데 신코베에서 한 번 서고, 그 다음이 신오사카더라고. 신오사카에서 미도스지線을 타고 텐노지로 가라는데, 그럴 거면 니시타나베까지 간 뒤 걸어서 인생 술집에 가는 게 낫지. 하지만 그렇게 되면 체크인이 너무 늦게 되어 숙소에서 걱정하거나 예약을 취소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텐노지에 들러 체크인을 하고 택시로 이동하는 것도 방법이긴 하지만 돈이 드니까. 이건 그 날 가서 고민해봐야지.
텐노지에서 하루 자고 일어나 히로시마까지 갈 생각이다. 간사이 와이드 에어리어 패스는 오카야마까지만 신칸센을 탈 수 있고, 그 다음부터는 재래선으로 옮겨 타야 한다. 세토우치 패스는 계속 타고 있어도 된다고 들었는데 역에 물어봐야겠다. 히로시마는 오래 전에 한 번 다녀온 적이 있긴 한데, 간 김에 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 메이프 루프 버스 타고 적당히 구경하고, 배도 한 번 타줘야지. 미야지마에도 다녀오고.
그러고 나서 마츠야마까지는 배로 갈 생각이다. 역시나 세토우치 패스를 이용하면 추가 비용이 들지 않는다. 게스트하우스에 가서 짐만 빼와 숙소를 옮긴다.
다음 날은 무계획인데 체력이 방전된 상태일테니 그냥 퍼져 있자 싶기도. 돌아갈 준비도 해야 하고.
예전에는 이걸 다 구글에서 검색한 다음 몇 시에 뭐 타고, 어디에 가고, 그 다음은 뭐 타고,... 하는 식으로 자세하게 계획을 세웠는데 지금은 두루뭉술하다. 가서 물어보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드니까 뭘 알아보고 자시고 하는 게 귀찮은 거지. 게다가 어제까지만 해도 캐리어를 가지고 가자는 마음이 컸는데 지금은 그냥 백팩 가지고 갈까 하는 마음이 또 커지고 있다. -ㅅ-
일단 오늘은 돈 벌러 가야 하니 슬슬 출근 준비해야지. 여행 다녀오기 전에 쓰잘데기 없는 글로 시리즈 4탄까지 진행했다. ㅋㅋㅋ
'『 여 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5 일본 여행 Ⅵ - 마쓰야마 다카마쓰 당일치기 (리쓰린 공원) (0) | 2025.03.30 |
---|---|
2025 일본 여행 Ⅴ - 마츠야마 출발! 도착! 여행 첫 날에 방전 (0) | 2025.03.23 |
2025 일본 여행 Ⅲ - 마츠야마 선택의 갈림길 & 지금까지 쓴 돈 (0) | 2025.03.05 |
2025 일본 여행 Ⅰ - 마츠야마 비행기 표 사고, JR 패스 구입 (0) | 2025.02.19 |
단양 그리다 모텔(히노끼 욕조)/고수 대교 야간 조명 (0) | 2024.12.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