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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절주절 』

동전 빨래방 이용 후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3.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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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에 방 얻자마자 중고로 산 세탁기가 고장 났다. 문제는 빨래하던 도중 고장이 나서 올 시즌 포항 저지를 비롯한 옷 몇 벌이 물에 젖은 상태로 썩어가고 있다는 것. 이대로 두면 안 된다 싶어 집 근처에서 본 동전 빨래방을 떠올렸다.

동전 빨래방은 몇 년 전 대학로에서 처음 봤다. 성균관대 정문을 지나 있던 뭔 고시원 맞은 편에 있는 거. 보기만 했지 이용해볼 일은 없었다.

 

이번 기회에 한 번 이용해보자 싶어 가방에 빨래감을 주섬주섬 담아 집을 나섰다. 내가 간 곳은 더런드리라는 곳. 홈페이지 들어가보니 체인점인 모양이다. 고객이 쓴 글보다는 창업 문자가 더 많더라. 공식 홈페이지는 여기(http://thelaundry.kr/), 블로그(http://blog.naver.com/thelaundry?Redirect=Log&logNo=150170001358)도 있다.

 

 

 

상주 직원이 있는 줄 알았는데 없다. 아무도 없다. 나 뿐이다. 멘붕~ -ㅁ-

일단 벽에 붙은 설명을 봤다. 음... 지폐를 500원 짜리 동전으로 바꿔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각각 세 대 씩 있다.
동전 교환기 / 세탁기 A / 건조기 A / 세탁기 B / 건조기 B / 세탁기 C / 건조기 C 이런 순으로 배치되어 있었다.

 

세탁기 이용 방법은 다음과 같다. 문을 열고 빨래감을 넣는다. → 문을 닫고 손잡이를 왼 쪽으로 강하게 돌린다. → 철컥! 소리가 나면 제대로 닫은 거. → 선택 단추를 눌러 빨래 모드를 결정한 뒤 → 동전을 넣고 시작 단추를 누른다. 끝.

생각보다 간단한다. 그런데... 설명대로 했는데도 안 된다. 뭔가 잘못했나 싶어 동전을 미리 넣었는데 반환도 안 되고 진행도 안 되고... 또 멘붕~ ㅠ_ㅠ

속는 기분으로 옆 세탁기에서 다시 시도해보니 이번에는 된다. 빨래 양이 워낙 적어서 소량 코스로 돌리니까 30분이 채 안 걸린다. 세제와 섬유 유연제는 알아서 나오더라.

 

세탁기 돌리는 동안 멍 때리고 있기가 좀 그랬는데 세탁기 위에 TV가 붙어 있다. 리모컨으로 틀긴 했는데 소리가 안 나기에 벽 쪽을 보니 헤드폰이 있다. 거기서 소리가 난다. 오호~ 스마트 폰 충전기도 있어서 이래저래 놀기 좋다. 홈페이지에서 워싱 카페라고 소개해놨던데 빨래하는 동안 혼자 책 보거나 스마트 폰으로 게임하면 되겠다 싶더라. 커피 자판기도 있다. 카트리지 형태로 된 원액 사서 기계에 넣어 어찌 먹는 건데 할 줄 몰라서 그냥 보기만 하고 말았다.

TV 보는 사이 빨래가 끝났다. 이번에는 건조기를 이용할 차례. 동전을 넣으니 500원마다 3분씩 착착 올라간다. 3분만 건조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500원만 넣고 시작 단추 눌렀더니 동작하지 않는다. T^T
결국 4,000원 채우니까 그제서야 시작 단추에 불이 깜빡깜빡 한다. 누르니까 바로 건조 시작! 빨래와 건조에 각각 30여 분씩 소모되어 한 시간 지나갔다.

 

들어가서 헤매고 있을 때 할줌마 한 분이 오셔서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친절히 답변해드렸어야 했는데 세탁기 A가 4,000원 먹어서 언짢은 터였기에 틱틱거리며 대답했다. 죄송~   자꾸 질문하셔서 일하는 사람 아니라고 했다. -_ㅡ;;;
건조기 돌리고 있는데 할머니 한 분, 아줌마 한 분 오시기에 지나다 신기해서 들리신 분들인가 했는데 알고 보니 빨래방 사장님인 모양. -ㅅ-   TV 본다고 헤드폰 끼고 있어서 그 분들 하는 얘기 못 듣고 있다가 TV 소리 안 날 때 뭐라 뭐라 대화가 되어 세탁기 A가 돈 먹었다 했더니 죄송하다며 바로 주신다. 커피도 주신다는 거 괜찮다고 했더니 어찌 알고 오셨냐며 2,000원 짜리 빨래 가방을 주신다. 아이고, 이런 감사할 데가.

 

처음 이용하는 거라 좀 헤매긴 했는데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 세탁기와 건조기가 워낙 커서 집에서 하기 곤란한 이불이나 쿠션 같은 거 가지고 와서 빨면 좋겠다 싶더라. 나처럼 혼자 사는 사람이 일주일 치 빨래 모아서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긴 한데... 글쎄, 빨래와 건조 합치면 한 번에 10,000원 꼴인데 한 달에 빨래 비용만 40,000원 이상. 좀 부담스럽지 않을까 싶다.

어찌 됐든 잘 이용했다. 우연히 사장님 만나서 포기했던 4,000원 다시 받을 수 있었고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감사, 또 감사. 더런드리 야탑점, 대박 나세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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