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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  미 』/『 영  화 』

특종 : 량첸 살인기 (The Exclusive : Beat the Devil's Tattoo , 2015)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5. 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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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GV는 회원 등급과 관계없이 생일 전 일주일 ~ 생일 후 일주일 중 한 번, 콤보 세트(팝콘, 음료 두 개)를 공짜로 준다. 제작년엔가 그런 혜택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아서 생일 언저리에 팝콘 먹으며 영화 보곤 한다. 평소에는 거의 안 사먹으니까. 딱히 보고 싶은 영화는 없었지만 팝콘 공짜로 먹으려고 '조만간 극장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오늘 갔다. 지금 상영 중인 영화 중 가장 보고 싶었던 건 『 마션 』이었는데 이미 봤으니까... 다른 거 볼만한 게 뭐 있나? 하고 잠깐 고민하다가 『 더 폰 』 포기하고 『 특종 : 량첸 살인기 』를 선택.






스포일러 있습니다.




케이블 방송사 기자 허무혁은 미술관 큐레이터로 일하는 아내와 이혼을 하네 마네 하며 피곤에 찌든 생활을 하던 중, 광고주 까는 기사를 냈다는 이유로 방송사에서 짤리고 만다. 새 직장을 구하던 중 짤리기 직전 받은 연쇄 살인마 제보 전화를 떠올려 제보자가 알려준 주소로 찾아가고... 그 곳에서 살인범 거주지임을 확실할만한 증거들을 발견하고 부리나케 기사를 써서 직장으로 향한다.


다른 언론사에서는 냄새도 못 맡은 사건을 단독으로 특종 보도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직이 되고 직장에서의 대우도 확 달라진다. 그러나... 허 기자가 살인범이라 생각했던 사람은 반지하 소극장에서 살인범 역을 맡은 연기자였고 제보 받아 몰래 숨어들었었던 집에서 발견한 피도 토마토 캐첩을 주 원료로 한 가짜였다. 하지만 이미 단독 특종으로 방송이 나가버린 상황. 차마 사실대로 말할 자신이 없었던 허 기자는 살인범의 편지를 위조해 방송사로 가지고 가 일을 키운다.


특종에 신난 국장과 이사가 앞장 서 일을 키우고 허 기자는 거짓말이 들통날까 조마조마. 그 와중에 제보자는 입 다물테니 돈 달라 하고... 경찰은 허 기자가 뭔가 감추고 있다 생각하고 압박을 가해온다. 그러던 중 허 기자가 허구로 꾸며낸 제보자와 일치하는 피해자가 발견되어 사건은 급진전. 허 기자는 피해자 이름으로 달린 댓글을 떠올려 회원 정보를 알아낸 뒤 주소지로 향해 진범을 만난다.




뭐... 대충 이런 스토리. 나름 잘 요약해서 쓸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막상 써보니 어렵고만. -ㅅ-


주인공 허무혁 기자 역을 맡은 배우는 조정석. 『 건축학개론 』의 납득이로 유명하다는데 영화를 안 봐서 모르겠다. 박보영과 같이 나온 『 오 나의 귀신님 』인가에서도 주인공이었다는데 『 AH! MY GODDESS(오! 나의 여신님) 』 베낀 티 나는 드라마 제목 때문에 안 봤다. -ㅅ-   뭐, 원래 드라마 안 보긴 하지만.

아무튼... 기자 이름 듣는 순간 한겨레 하어영 기자 패러디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에서 자신의 단독 특종을 보도한 신문도 한겨레였고... 회의실에 비치된 잡지 중 유난히 눈에 띄던 게 시사iN이기도 했고... 뭐, 아무튼. 나는 『 관상 』에서 철없이 사고치던 송강호 처남 정도로만 기억. -_ㅡ;;;


이미숙이나 이하나, 김의성은 나오는 신이 많긴 했지만 크게 존재감 있지는 않았고... 배성우가 진지해서 좀 그랬다는 사람도 있던데 나는 악 바락바락 쓰는 형사 역도 제법 잘 어울린다 싶더라. 각종 영화에서 조연으로 나오다 시나브로 주연된 다른 배우들처럼 배성우도 조만간 그리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범인 역으로 나온 김대명은... 똑같은 얼굴을 똑같이 어리버리한 캐릭터로 분명 봤는데... 싶더라니.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 더 테러 라이브 』에서와 거의 같은 모습이다. 허 기자 아내와 불륜 저지르고 사기 친 김 작가 역의 백현진 역시 어디서 봤는데 싶더라니... 『 경주 』에서 비슷한 이미지로 출연한 적이 있네.



큰 기대 안 해서 그런가 나름 재미있게 봤다. 언론의 현실을 비꼬는 영화라는 평가도 있던데 그렇게 거창하기까지 한 건가? 싶긴 하더라. 아무튼... 요즘처럼 직접 취재해서 기사 쓰는 게 아니라 다른 기사 베껴서 기사랍시고 올리는, 소위 기레기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보니... 실제로 저런 일이 비일비재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언론이 오보를 낸 후 정정 보도를 내더라도 사람들 머리 속에는 이미 맨 처음의 잘못된 내용이 들어있을 뿐이니까.


내게는 언론의 현실을 비꼰다기 보다는... 거짓말 뽀록나면 일찌감치 사과하고 용서를 구해야지, 막으려고 하다 보면 무조건 더 큰 거짓말로 일이 커진다라는 교훈(?)이 더 와닿았다. -ㅅ-


아무튼... 간만에 재미있는 한국 영화 봤다. 꼭 극장 가서 봐라! 라고 추천할 정도는 아니지만 IPTV로라도 보면 좋겠다 정도는 될 듯. 시작하자마자 혀가 왔다 갔다 하는 장면 정도 빼면 딱히 TV에서 곤란할 장면이 없기도 하고.




PS. 작품에 등장하는 량첸 살인기는 실제 소설이라고 한다. 다만 모방 범죄가 잇따르고 살인범들이 이 책을 추종하는 등의 문제가 생기자 중국에서 일찌감치 제재를 가해서 지금은 구할 수가 없다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뭐, 딱히 읽어봐야겠다 싶은 책은 아닌 것 같은데 작품에서 워낙 비중 있게 나오는 책이다 보니 사람들이 관심을 좀 갖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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