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혼자 여행을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여행을 준비하는 건 늘 두근거림의 연속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 몹시 두근거렸다.
문제는... 회사에서 승인이 나느냐 여부였다. 우리 회사는 직원이 외국 나가고자 하면 사전에 승인을 받게끔 되어 있다. 2015년 3월에 한 번, 5월에 한 번, 두 번을 일본 다녀왔는데 10월에 또 다녀오겠다고 하자 승인이 안 나서 못 갔었다. 댓통령이 내수 경기 활성화하라 했다는 이유였는데... 가지가지 한다 싶더라. 뭐... 결국은 30만원 날리고 여행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그런 경험이 있어서 이번에는 비행기 표도 예약 안 하고 숙소도 알아보지 않은 채 덜컥 서류부터 냈다. 한 번 당하고 나니 몹시 불안하더라.
다행스럽게도 여행 승인이 떨어졌고... 그 소식 듣자마자 숙소와 비행기 표 예약에 들어갔다. 하루만 일정을 당겼으면 좋았을텐데, 내가 멍청했다. 돌아오는 날이 골든 위크의 시작임을 간과한 것이다. 많이 줄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한국으로 오는 일본인 관광객이 많은 상황. 절정의 피크에 귀국 일정을 넣은 탓에 표 값이 훅~ 뛰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는 왕복 40만원 밑으로는 없어서 포기. 저가 항공 위주로 알아보는데 특가는 남아 있는 게 없다. 항공사 별로 비교해보니 피치가 제일 싼데... 피치는 수하물에 제한이 있다. 가장 싼 해피 피치 티켓을 구매하면 비행기에 가지고 타는 10㎏ 이내의 짐 하나만 허용이 된다. 추가하려면 돈 들고. 비행기 짐 칸에 수하물 싣는 게 가능한 해피 피치 플러스로 표를 사면 39만원 가까이 드니 싼 게 아니다. 결국 진에어가 싼 상황이다. 하나투어 통해 검색해보니 1~2만원 정도 싼 게 있는 것 같은데 하나투어에서 사면 나비 포인트 적립이 안 된다고 들은 게 있어서 그냥 진에어에서 사기로 했다. 일단 승인이 나야 하니 가격만 알아보고 말았는데, 비행기 표 값 알아본 다음 날 물어보니 승인이 났단다. 집에 오자마자 다시 알아봤는데 오르면 올랐지 내리지는 않은 상황. 그런데 희한하게도 진에어는 아주 2만원 가량 떨어졌다. ㅋㅋㅋ 냉큼 질렀다. 결제 화면에서 액티브 엑스 깔라면서 화면이 리프레시 되는 바람에 다시 예약 진행하니까 좀 전에 내가 했던 예약 때문에 잔여 좌석이 줄어들어 표시되는 바람에 심장 쫄깃했다. 염병할 액티브 엑스... -ㅅ-
운이 좋아서 특가로 표를 구한 덕분에 늘 왕복 20만원 안 쪽으로 비행기 표를 샀었는데, 이번에는 26만원 가까이 들었다. 그 뿐이 아니다. 보통 내 여행 스타일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자면서 친구 만들고, 다음 날은 편하게 비즈니스 호텔에서 자고... 이런 식인데 일정 짜다보니 맘에 드는 게스트하우스가 없어 죄다 호텔 예약을 하게 됐다. 지난 해 5월에 어머니와 삼촌 내외 모시고 여행 갔을 때 ANA 크라운 플라자 호텔을 이용했었는데 그 때문에 눈이 높아진 이유도 있다. 아무튼... 비행기 표와 숙소 예약을 마치니 70만원 돈이 훅~ 나갔다. -ㅁ-
몇 번 다녀왔다고 그래도 좀 익숙해져서... 포켓 와이파이 예약도 끝냈다. 보통 하루에 7,900원 정도? 쿠팡에서는 6,900원에 팔고 있는데 네일동 이벤트 페이지 통해 결제하면 5,900원이다. 부가세 붙으니 4박 5일(이면 5일 사용하는 걸로 예약해야 함) 동안 3만원 조금 넘는다. 통신사 데이터 무제한보다 훨씬 낫기에 망설이지 않고 예약.
다음은 패스인데... 세부 일정은 아직이지만 대충 어디 어디 가야겠다는 계획은 세워놓은 상태였기 때문에 사야할 패스가 분명해졌다. JR 간사이 와이드 에어리어 사면 된다. 문제는, 내가 JR을 이용해본 적이 없다는 거다. 간사이 여행 내내 사철만 타고 다녔다. 그래서 오사카 주유 패스와 간사이 스루 패스만 썼었다. 그 덕분에 JR을 피해(?) 다니게 됐는데... 이번에는 어쩔 수 없이 타야 한다. 내 일정을 패스 없이 소화하려면 교통비가 어마어마하게 깨진다.
첫 날은 공항에서 오카야마까지 이동할 예정이다. 오카야마는 황진성 선수가 교토 상가에서 뛰다가 이적했던 팀의 연고지다. 그 덕분에 알게 됐다. 지난 해 10월에 응원 차 방문하려고 했었는데 회사에서 못 가게 해가지고... -_ㅡ;;; 아무튼... 지난 해 못 갔는데 이래저래 볼 게 많은 곳인 것 같아 이번 여행 일정에 넣었다. 아침 비행기지만 공항에서 신 오사카까지 간 뒤 신칸센으로 오카야마까지 이동하면 오전 다 까먹을 거고... 숙소 체크인 한 뒤 오후에 오카야마 쪽 구경하는 걸로 첫 날 일정을 잡았다.
둘째 날에는 히메지로 갈 예정이다. 히메지도 가야지, 가야지 하면서 못 가봤던 곳인데 이번에 가기로 했다. 천수각 공사도 끝나 관람이 가능한데 관람 인원에 제한이 있어 선착순으로 정리권 준다 하니 아침 일찍 움직여야 한다. 히메지 성 관람 시간이 세 시간 정도로 되어 있던데 나 같은 경우 여유롭게 움직이니 더 걸릴지도 모른다. 아무튼... 이 날은 히메지에서 하루종일 보낼 수도 있고 돌아와서 구라시키 쪽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다녀봐야 안다.
셋째 날 일정. 전 날 히메지 구경하느라 구라시키를 못 봤다면 셋째 날 가야 한다. 호텔 체크 아웃해야 하니 어딘가에 짐을 맡겨야 하겠지. 그렇게 오카야마를 마저 구경하고 교토로 이동한다. 잽싸게 버스 타고 긴카쿠지로 가서... 긴카쿠지는 이미 봤으니 철학의 길 따라 이동해서 에이칸도에 다시 간다. 느긋하게 구경하고... 숙소로 돌아올 예정. 숙소가 교토 역 바로 앞이라 교토 역에서 빈둥거려도 될 것 같다.
넷째 날 일정. 이 날은 아마노하시다테가 유일한 일정이다. 아라시야마 다녀오면서 다른 곳은 없을까? 싶어 알아보다가 아마노하시다테와 고토비키하마를 찾아냈는데 일본 3경이라는 아마노하시다테가 끌려서 거기 다녀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다녀와서 시간 남으면 기온이나 가볼까 싶고.
마지막 날은 오사카 넘어가서 덴덴타운 갈까 싶다. 프라모델이랑 음반 구경 좀 하다가 돌아오면 될 듯.
카메라가 좀 고민이다. DSLR로 100D를 가지고 있긴 한데 작고 귀여운 100D에 걸맞는 팬 케이크 번들 랜즈는 화각이 좁아 풍경 사진 찍기에는 부족하다. 또다른 번들 렌즈는 그나마 낫지만 덩치가 커진다. 스마트 폰으로만 찍기에는 조금 아쉬운 감이 없잖아 있고... 소니 TX20으로 대신할까 싶기도 한데... 아무튼 고민이다. 여행 다녀보니 가방 매고 카메라까지 주렁주렁 들고 다니는 게 은근 부담스럽더라.
그 외에는 뭐... 우리나라보다 더울테니 반 팔 티셔츠만 넉넉하게 챙기면 될 것 같다. 환전은 예전에 넉넉하게 해놓은 게 있으니 따로 안 해도 될 것이고... 맘 같아서는 캐리어 안 끌고 갔음 싶지만 이것저것 사들고 올 거 고려하면 가지고 가는 게 좋겠지.
출발까지 2주 넘게 남았다. 투표하는 날 하루 빼고는 쉬는 날이 없으니 내리 2주를 일해야 한다. 여행 계획 꼼꼼하게 짜면서 시간이 빨리 가기를 바라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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