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맥주 다 마시고 나니 23시. 방으로 가니 내 침대 아래 층에 아저씨 한 분이 코 골며 자고 있다. 불 끄려고 했는데 스위치를 못 찾아서 그냥 올라갔다. 침대에 누워 손전화로 인터넷 하면서 시간 보내다가... 다른 사람이 들어와 불 꺼도 되겠냐고 하기에 자정 넘어 잠들었다.
아, 잠들기 전에... 너무 더워서 에어컨을 켜고 싶었는데... 리모컨이 아래 쪽에 있다. 손이 안 닿는다. 내려가기는 귀찮고, 덥기는 오질라게 덥고. 그래서 누운 채로 무릎으로 창문을 삐질삐질 밀어 열었더니 찬 바람이 슝슝 들어온다. 문제는... 창문이 열리면 1층에서 자는 아저씨가 추울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구글 플레이 검색하니까 에어컨 리모트 어플이 있네. ㅋㅋㅋ 세상 진짜 좋아졌다. LG 선택하고 전원 버튼 누르니 한 방에 전원이 켜진다. 에어컨 바로 아래 자리였기 때문에 에어컨 바람이 직빵! 시원한 바람 맞으며 잤다.
나는 새벽에도 괜찮았는데... 다른 침대 1층에서 자던 사람이 추웠는지 네 시 무렵에 에어컨 끄더라. 네 시에 화장실 다녀왔는데... 다녀와서 침대 올라간 지 30분도 지나지 않아 다른 동네에서 시그널이 와서... 다시 화장실 행. 그리고 올라와서 또 손전화 만지작거리다가 잠들고... 자다 깨다 반복했다.
일어나보니 1층 있던 아저씨는 사라졌고 에어컨 끈 사람만 침대에 엎드려 있었다. 짐 싸고 정리해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나왔다.
첫 날이 딱새우 사시미, 둘째 날이 랍스터 피자였다면 마지막 날은 바다 목장의 고등어 구이다.
예전에 우연히 들러 먹었다가... 훅~ 갔다. 난 생선을 먹지 않는다. 오징어나 조개, 새우, 게 같은 건 없어서 못 먹는데 생선은 안 먹는다. 비늘 있는 녀석은 안 먹는다고 보면 될 듯. 그래서 주위 사람들한테 잔소리도 엄청 들었다. 생선 먹냐? 아니요. 게는? 먹어요. 오징어는? 먹어요. 멍게는? 안 먹어요. 전복은? 먹어요. 해삼은? 안 먹어요. 아, ㅆㅂ 너 뭐냐!!! 뭐, 이런 식... -ㅅ-
그나마 회는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으니까... 나 때문에 회 대신 삼겹살 구워 먹어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건 나도 불편하니까... 마지 못해 횟집 가기도 한다. 가서도 밑반찬 집어먹고 계란 프라이 해달라고 해서 그거 먹고 그러지 회는 거의 안 먹는다. 먹는다 해도 초장에 담궜다가 입에 넣고 초장 맛 사라지기 전에 삼키는 수준. 그 정도로 생선 별로다. 회만 안 먹는 거 아냐? 라고 한다면... 조림은 더 싫다. 돈이 없어서 4일인가 굶다가 갈치 조림 주력으로 하는 식당에서 밥 얻어먹은 적이 있는데 맨 밥에 물 말아서 김치만 가지고 먹었다. 생선 구이는 그나마 낫지만 구이도 어~ 쩌다 한 번 먹을 정도로 드물게 먹을 뿐이다. 그런데... 바다 목장에서 먹은 고등어 구이는 인생 최고의 맛이었다. 잊혀지지 않아 다시 찾았다.
전복 뚝배기와 고등어 구이를 주문했다. 밑반찬이 먼저 나왔다. 깔끔하고 맛있다.
전복 뚝배기. 전복 세 마리, 게도 한 마리 들었고 조개랑 홍합도 많다. 얼큰하고 맛있다.
하이라이트 고등어 구이. ㄷㄷㄷ
고등어는 노르웨이 산이다. 15,000원. 다른 집에서라면 비늘은 어떻게든 입에 안 닿게 하고 속살만 먹을텐데... 여긴 비늘도 비리지 않고 고소하다. 뭔가 찍어먹지 않아도 짭조름하게 간이 잘 되어 있다. 딱 반으로 쪼개어 구웠는데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다. 비린내 전혀 안 나고 맛도 마찬가지다. 생선 구이를 안 먹는 내가 환장하고 먹을 정도니까 맛은 더 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지 않을까 싶다.
대체 뭘로 어떻게 조리했기에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지. 진짜 맛있었다.
한 40분 식사한 것 같다. 비행기 시간이 급해 서둘러 먹고 나왔다.
함덕 서우봉 해수욕장은 포카리 스웨트 바다인데... 날씨가 날씨인지라 그 푸른 바다 색깔을 보지 못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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