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라요시에서 돗토리로 가는 열차를 탔다. 고만고만한 규모의 역만 본 탓인지 돗토리 역이 꽤 커보인다. 분위기는 예전에 갔었던 고지마 역? 거기랑 좀 비슷한 듯 하기도 하고. 역 밖으로 나가는 문 쪽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서 1,000엔 택시 어디서 타느냐고 물어보니 나가서 오른쪽이라고 한다. 안내대로 밖으로 나가 오른쪽으로 가니 국제 관광 서포트 센터가 바로 보인다.
하얀 옷 입은 처자를 비롯해 관광지에서 스치며 짧게나마 본 사람들이 몇 명 있었는데 1,000엔 택시 타러는 안 오는 모양이다. 서포트 센터에 나 밖에 없다.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데... 한국어를 굉장히 잘 하신다. 1,000엔 택시 이용하고 싶다 하니까 이것저것 한국어로 친절히 안내해주신다.
요나고도 그렇고, 돗토리도 마찬가지인데... 관광 명소로 알려진 곳이 꽤 있지만 대중 교통으로 다니는 게 쉽지 않다. 열차는 자주 있는 게 아니라서 시간 맞추는 게 어렵고, 버스는 현지인이 아니면 이용하기 조금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택시는 가장 편하긴 하지만 그 엄청난 가격이 문제.
일본의 대중 교통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오카야마에서 신 오사카까지 가는 신칸센이 ¥6,000 이상이다. 신 오사카에서 교토까지는 또 따로 돈을 내고 열차를 타야 한다. 교토에 숙소를 두고 오카야마에 다녀오든, 오카야마에 숙소를 두고 교토에 다녀오든, 열차로 다니면 왕복 10만원을 훌~ 쩍 넘어가고 만다. 택시도 마찬가지다. 일본 택시는 친절하고 가고자하는 곳까지 확실히 데려다주지만 가격이 어마무시하다. ㄷㄷㄷ
돗토리 현은 관광객을 위해 달랑 ¥1,000으로 세 시간이나 택시를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1,000이면 우리 돈으로 ₩11,000 정도. 바로 코 앞의 가까운 거리를 가도 ¥1,000은 우습게 넘어가는 게 일본의 택시 요금인데... 겨우 그 금액으로 무려 세 시간이나 가고자 하는 곳으로 택시를 타고 이동할 수 있다. 이는 돗토리 현에서 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관광지를 다니기 때문에 운행 거리가 많지는 않겠지만 어찌 되었든 기사 님은 세 시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승객에서 고작 ¥1,000을 받는 거다. 제 정신이면 할 리가 없다.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지만 시에서 섭섭하지 않게(?) 보조금을 지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서비스다.
아무튼... 여행 전에 미리 검색을 통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로 1,000엔 택시를 이용하러 갔다. 신청서를 작성하고 있으니까 이것저것 물어보신다. 주로 돗토리 관광과 관련된 것이었다. 돗토리는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며칠 머물 것이냐, 숙소는 어디에 잡았냐, 뭐 이런 질문들. 관광객 유치에 굉장히 힘쓰고 있구나 하는 인상이었다. 돗토리에서 얼마 정도 쓸 거냐는 질문도 있었는데 아무래도 좀 민망한 질문이었는지 정확히 쓰지 않아도 된다며, 대충 써도 된다며 웃으셨다. 여기 계신 아주머니는 엄청난 한국어 실력으로 민망해할만한 질문을 수시로 던지고는 살짝 어색한 웃음으로 민망함을 덮었는데, 관광객을 많이 상대해보신 내력이 느껴졌다. ㅋㅋㅋ
전화로 기사 님을 요청했는데 1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한 쪽 벽에는 각종 브로슈어가 잔뜩
기사 님을 기다리는 동안 이렇게 사진도 찍어주셨다
혼자 여행 다니니까 내 사진을 찍을 일이 거의 없다. 그래서 누가 사진 찍어주겠다고 하면 냅다 카메라를 맡기는데... 왼쪽 구석의 큰 우산? 양산? 저걸 주면서 들고 찍으라고 하기에 괜찮다고, 웃으면서 거절했더니... 기어코 'I ♥ 鳥取' 판때기를 안긴다. 사실은 저 판때기 먼저 권해서 거절했더니 우산? 양산? 그걸 권한 거였는데... 거절하니까 민망하게 웃으면서 판때기를 또 권했다. 스킬이 보통이 아니다. -_ㅡ;;;
유라 역에서 그닥 멀지 않은 곳이라 그런지 여기도 코난 밭이다
잠시 후 인상 좋은 기사 님이 오셨다. 일본어 할 줄 아냐고 묻는데 아주머니가 대답하기 전에 일본어 못한다고 일본어로 말했더니 사람 좋게 웃으신다. 그러면서 우리에게는 Body Language가 있으니 괜찮다고 하신다. 나도 다이죠부~ 다이죠부~ 되도 않는 일본어로 맞장구 치며 기분 좋게 기사 님을 따라 나섰다.
까만 색의 중형 택시. 기사 님이 운전석으로 뛰어가 뒷 좌석 문을 열더니 그 문을 잡고 기다리신다. 택시에 올라타니 문을 닫아주시고 운전석으로 복귀. 헐... 이런 건 드라마에 나오는 여자 주인공이나 겪는 일인줄 알았는데. -_ㅡ;;;
일본 택시는 기사 님이 문을 열어주고 닫기 때문에 직접 열고 닫지 않아도 된다 - 문 여는 손잡이를 플라스틱으로 막아놓았다
요 밑↓에 하♥트 클릭, 콜? ㅋㅋㅋ
'『 여 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6 요나고 - 돗토리 사구 (0) | 2016.11.22 |
---|---|
2016 요나고 - 우라도메 해안 (0) | 2016.11.22 |
2016 요나고 - 구라요시 시라카베도조군 (0) | 2016.11.20 |
2016 요나고 - 후루사토관 (세번째) (0) | 2016.11.17 |
2016 요나고 - 후루사토관 (두번째) (0) | 2016.11.1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