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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17 히로시마 - 첫 날: 에반게리온은 일본인만 조종할 수 있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7. 6.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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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관광지가 히로시마인데 간사이 공항으로 간 이유는 딱 하나다. 가장 싸기 때문이다. -_ㅡ;;;   진마켓 때 간사이 왕복 표가 12만원 대에 나온 걸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그동안 인천 공항 ↔ 간사이 공항 표를 늘 15만원 안 쪽에 구입했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평균 내어보니 ₩194,540 정도 된다. 아무튼... 간사이 공항에서 히로시마까지 가는 시간이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일본에서 기차 타는 것도 나름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면 그리 나쁜 일도 아니다.


일정 짜면서 에반게리온 신칸센에 대해 알게 됐다. 신칸센(新幹線)은 여러 종류가 있는데 모든 역마다 다 정차하는 고다마(こだま: 메아리)라는 녀석 중 하나에 에반게리온 래핑한 녀석이다. 어지간한 역은 건너뛰는 노조미(のぞみ)에 비하면 당연히 느리지만 첫 날 히로시마에 도착하는 거 말고는 아무 일정도 없었기에 서두를 필요가 없던 나는 이 녀석 타보는 걸 첫 날 가장 중요한 임무로 선택했다.


나는 고다마 751로 알고 갔는데 신 오사카의 전광판에 고다마 741로 떠서 다시 확인을 했다. 여행 다녀와서 홈페이지 보니 고다마 741이 맞네. 왜 난 751로 알고 있었을까?



운행 개시한 지 1년이나 지났으니 거의 다 타봤을 법도 한데, 일본 사람들도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다.





다른 신칸센과 달리 2호차부터 자유석이다.



1호차는 별도의 전시실과 체험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날씬하게 잘 빠진 기관차. 저기 앉아서 시속 300㎞/H로 달리는 기분은 어떤 기분일까?



여자 승무원이 문 앞에 서 있었는데 같이 사진 찍자는 말에 웃으며 찍어주더라. 슬쩍 들이대볼까 하다가 어쩐지 쪽 팔려서... -_ㅡ;;;




열차 문에도 NERV 로고가 붙어 있다. 디테일하다. PC用 에반게리온 게임 사면서 받은 NERV 스티커 아끼고 아끼다 잊어버린 기억이...





실내에도 여기저기 스티커로 꾸며져 있다. 저 스티커 세트도 판매했으면 좋겠다. 냉큼 질러서 차에 붙여버렸을텐데.



햇볕 가리개를 내리면 NERV 로고나 AT 필드가 펼쳐진다.



바닥과 시트 팔걸이 부분 등 세심하게 신경 써서 꾸며놨다.



3열 - 통로 - 2열 구성이다. 대략 이런 분위기. 보라색과 형광색이 은근히 잘 어울린다.



문도 일반 열차와는 조금 다르다. 일본 사람들도 올라타서 사진 찍기 바쁘더라.



1호차는 전시실이다. 아무나 들어갈 수 있고 아무 때나 들어갈 수 있다. 승무원이 아기와 놀아주고 있었다.



1호차는 디오라마와 포스터로 꾸며져 있고 기념 촬영을 할 수 있는 곳이 따로 있었다.


승무원들이 문 앞에 서 있다가 들어오는 사람에게 팜플렛을 나눠준다. 구경은 자유롭게 할 수 있는데 그다지 넓지도 않고 많은 내용이 있는 게 아니라서 일본어를 몰라 그냥 스윽~ 보기만 할 경우 1~2분 만에 다 볼 수 있는, 단촐한 공간이다. 실제 에반게리온 조종석처럼 꾸며놓고 탑승해서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곳이 있는데 거긴 예약이 필수다. 노란 색 천으로 가려놨더라.   뭔 소리인지 모르더라도 체험해보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 예약하려 했지만 일본 內 거주자만 예약이 가능하다. 외국인은 불가. ㅠ_ㅠ   하긴... 겐지 사령관이나 미사토가 일본어로 명령할텐데 한국 사람이 나서 응? 네? 저기... 영어로 해주시면... 아, 그러니까... 한국어 하시는 분은 없나요? 그러다 5분 지나면... 사도에 의해 지구 멸망. -_ㅡ;;;   그래도! 그냥 시뮬레이터잖아! 체험하게 좀 해주지!

(예약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닌 것 같으니 일본어가 가능한 분은 호텔이나 친구의 주소 등으로 채워넣고 예약을 시도해보자! ㅋㅋㅋ)



한 사람 간신히 들어갈 수 있는 공간에 손 씻을 수 있는 세면대를 만들어놨다. 지나가다 문 열려 있어서 사진 찍어 보고.



양 쪽의 문도 평범하지 않다. 확실히 이렇게 꼼꼼하고 디테일하게 꾸미는 거 잘한다.



응? 돌아오니... 이카리 겐지 사령관이 노려보고 있다. ㄷㄷㄷ



자리에 앉아 잠시 멍 때리고 있다가...


언제 다시 이 열차 타보겠냐... 아까 보니까 승무원들이 같이 사진도 찍어주고 그러던데... 사진 찍어달라고 해야겠다... 라고 마음 먹었다. "스미마셍. 와따시와 강코쿠진 칸코캬쿠데스. 잇쇼니 사신 오 돗떼모 이이데스까?(すみません。私は韓国人観光客です。一緒に写真を撮ってもいいです。= 실례합니다. 저는 한국인 관광객입니다. 같이 사진을 찍어도 되겠습니까?)" 이렇게 말하면 되나? 혹시 몰라서 번역기 돌려 맞나 확인해보고. 말하면서 번역기 안 보려고 계속 웅얼웅얼 외워댔다. 그리고 지금? 지금? 하면서 몇 번 궁뎅이를 들썩들썩, 갈까말까, 그러다 갔는데... 손님이 없어서 승무원 두 분이 대화 나누고 있더라. 연습한대로 얘기하니 흔쾌히 사진 찍어주신다.



못생긴 나는 가리자. 살찐 거 보소. T^T



사진 찍고 자리로 돌아가다가 화장실에 들렀다. 아주 작은 퍼세식 변기. 큰 일 보다가 흔들리면... 걸칠 염려가... 위험하다.



이 좁은 공간에 있을 건 다 있다. 진짜 공간 활용하는 거 보면 기똥차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

└ 진짜 1번 그림 속 × 예제처럼 앉는 사람 있다고? 실화냐? 저 자세로 방출이 가능해?



한자 위에 히라가나를 써놔서 읽기가 좋았다. 모든 일본어가 다 저랬다면 좋을텐데... 한자 읽는 걸 1도 모르겠다. ㅠ_ㅠ



간사이 공항에서는 몰랐는데, 신 오사카에서 보니 비가 제법 내리더라. 좀 잠잠해지는가 싶더라니,



창 밖으로 빗방울이 묻어나기 시작했다.



신 오사카에서도 꽤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지만 지붕이 있어서 체감할 수 없었는데 오카야마 도착하니 비가 제법 내리고 있었다.



에반게리온 신칸센은 알림 방송 전 나오는 멜로디가 작품의 메인 테마인 '잔혹한 천사의 태제'다.


미리 인터넷을 통해 봤기 때문에 알고 있었는데 진짜로 들리니까 신기했다. 동영상에 담아보고 싶은데 번번히 늦어서 실패. 그래서 오카야마 도착 전에 아예 동영상 눌러놓고 있었다. ㅋㅋㅋ



열차 내 방송은 나기사 카오루(성우: 이시다 아키라) 목소리로 나온다. 개인적으로는 미사토였음 더 좋았을텐데. ㅋ



왼쪽이 나기사 카오루. 오른쪽이 성우인 이시다 아키라.



  • 에반게리온 신칸센 관련 정보는 여기 → http://www.500type-eva.jp/

  • 한국어 페이지도 있습니다. 여기 → http://www.500type-eva.jp/kr/

  • 단, 운행일이나 공지 사항 등을 누르면 일본어 페이지로 링크될 때가 많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내용만 한글로 제공하고 있으니 구글 크롬을 통해 번역 서비스 이용하는 쪽이 좋을 것 같습니다.

  • 원래는 2017년 3월까지만 운행한다고 했었는데 인기가 있어서인지 기간을 연장했습니다. 홈페이지에도 2017년 봄이라고 되어 있었는데 여행 다녀온 후 확인해보니 2018년 봄이라고 고쳐져 있네요. 홈페이지에는 올 해 9월까지의 운행 일정표만 나와 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날짜에 운행하지만 쉬는 날도 분명 있으니 미리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하카타 → 신 오사카, 신 오카사 → 하카타, 이렇게 하루에 한 번씩 왔다갔다 합니다. 한 번 뿐이니 시간을 잘 맞춰야 합니다. 고다마 열차라서 모든 역에 다 멈춥니다. 시간표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1호차 구경은 별도의 신청이나 예약이 필요 없습니다. 그러나 조종석 시뮬레이터 이용은 내국인만 가능하다고 공지되어 있습니다. 일본 내 주소가 있고 일본어에 능숙하다면 예약한 후 이용하는 데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합니다. 일본어 능숙하다면 호텔 주소 적어놓고 예약하는 거 시도해보심이 어떨까 싶네요. 저는 일본어 못해서... -_ㅡ;;;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477 - 이번 히로시마/오카야마 여행 다녀와서 쓴 글들을 모아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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