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지진의 여파로 여행을 취소한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비행기 안은 한적했다. 맨 처음 진에어 타고 일본 갈 때에는 삼각김밥이랑 요거트도 주고 바나나도 주더니만 이제는 달랑 물만 준다. 모든 탑승객들한테 삼각 김밥을 짝으로 준대도 이×희, 조×아, 조×민이 회사에 끼친 손해에 비하면 쥐꼬리만한 돈일 거다. 쯧.
옆 자리에 아무도 없다. 통로 건너 쪽 자리 역시 텅텅 비어 있다. 모처럼 옆 사람 눈치 안 보고 편하게 간다. ㅋ
모바일 체크인 하며 지정한 자리는 엔진 바로 옆. 뭐, 엔진 옆이라고 딱히 시끄러운 것도 아니고 해서 괜찮았다.
쓰는 건 점점 더 심플해지는 것 같다. '귀금속'을 '귀금족'이라고 잘못 써놨네. ㅋㅋㅋ
보통은 비행기 안에서 바깥 사진 찍을 때 옆 사람 눈치를 조금은 보게 된다. 뭔가 촌 티 내고 있다는 생각 때문에 망설여진다랄까? 하지만 옆에 아무도 없으니 마음 놓고 찍었는데... 포커스가 죄다 날아갔다. -_ㅡ;;; RX10 M4는 가방에 넣어 선반에 올려놨기에 엑스페리아 XZP로 찍었는데 포커스 날아가고 난리도 아니네. やっぱり(역시)... 찍는 사람이 문제다.
※ やっぱり가 やはり의 속어, 구어라고 나온다. 응? 진짜? 지금까지 야바리라고 한 적 없는데? 항상 얏빠리~ 얏빠리~ 해왔는데. -ㅅ-
풍경 찍는답시고 들이댈 때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포커스 날려먹더니, 닭 껍데기 같은 피부는 오질라게 잘도 잡아놨네. -ㅅ-
슬슬 도착할 때가 됐다 싶더라니, 고도를 낮추기 시작한다.
드디어 간사이 공항에 도착. 간사이 공항은 잽싸게 줄 서지 않으면 입국 수속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 날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여유를 부렸다. 비행기에서 내려 입국 심사 받는 곳으로 온갖 여유를 부리면서 가는데... 어라? 여기도 나리타처럼 바뀌었다.
뭔 소리인고 하니, 입국 심사를 하면 일단 여권의 사진 있는 면을 스캔하고, 양 손 검지 지문을 스캔한 뒤 여권에 도장을 찍는다. 원래는 이걸 입국 심사 부스에 있는 사람이 다 했는데 일본에 관광객이 워낙 많이 오다보니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는 거다. 그리하야... 여권이랑 지문 스캔하는 기기를 따로 여러 대 설치했다. 사람들은 거기로 가서 여권과 지문을 스캔한 뒤 입국 심사 받는 곳에 가서 여권에 입국 도장만 찍으면 통과하는 거다. 이렇게 해서 입국 심사에 걸리는 시간이 팍! 줄었다. 나리타에서 도쿄 올림픽 대비해 그렇게 하는 것 같더니만 간사이 공항에서도 그런 식으로 진행한다. 덕분에 입국 심사가 금방 끝났다. 2015년에 엄마님과 삼촌 내외 모시고 갔을 때 두 시간 걸렸던 거 생각하면... 아오~
수화물 찾는 곳으로 가니 내 캐리어가 딱 보이는데... 이미 저 멀리 떠나가고 있었다. 한 바퀴 돌아 다시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잽싸게 꺼내들고 밖으로~ 간사이 공항은 여러 번 와서 익숙하다. JR 티켓 오피스 쪽으로 가다가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쭈그려 앉아 캐리어를 펼쳤다. 가방 안에 있는 면세품을 캐리어로 옮겨 담아야 했기 때문이다. 오카야마 도착해서 숙소에 짐 맡긴 뒤 바로 싸돌아다닐 예정인지라 매고 있는 가방의 무게를 최대한 가볍게 해야 했다.
후다닥 짐 정리를 마치고 JR 티켓 오피스로 가서 예약한 간사이 와이드 패스를 결제했다. 신용 카드 긁었는데 ¥9,000이 ₩90,000 채 안 된다. 환율 떨어졌을 때 부지런히 돈 바꿔놔야 하는데. -ㅅ-
어슬렁~ 어슬렁~ 열차 타는 곳으로 가서 3번 플랫폼 옆을 걸었다. 4번 플랫폼에 하루카 열차가 와 있었는데 교토 행이라고 나와 있기에 당연히 내가 탈 열차가 아니라 생각했다. 간사이 공항 → 신 오사카 → 교토 이렇게 가는 건데 잘못 생각한 거다. 마침 역무원이 있기에 신 오사카까지 가는 열차 어디에서 타냐고 물어보니까 4번 플랫폼에 있는 열차를 가리키며 "저거! 저거!" 라고 한다. 응? 교토 가는 건데... 교토 가는... 아!!!
출발 시간 임박했다고 띵동~ 띵동~ 소리내고 있었기에 서둘러 열차 쪽으로 가는데 뒤에서 역무원이 "4호 열차! 4호!" 하고 외친다. 아, 그렇지. 하루카는 4, 5, 6호가 자유석이지. 신칸센 생각해서 자꾸 1, 2, 3호가 자유석이라 생각하게 된다는 말이지. 4호 열차에 올라 캐리어 끌고 빈 자리에 앉았다. 좌석에 여유가 있어서 옆 자리에 캐리어 둬도 괜찮았다.
잠시 후 신 오사카에 도착. 도시락 파는 곳에 가서 ¥1,300 짜리 에키밴 샀다. 예전에는 영어나 손가락으로 도시락 번호를 표시하며 달라고 했지만 이번에는 어떻게든 일본어를 많이 쓰겠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쥬~ 산" 했더니 알아듣는다. 오~ 신기하다. ㅋㅋㅋ
플랫폼에 올라가서 열차 시간을 보니 열두 시 5분에 출발하는 노조미가 있다. 2분에 출발하는 히카리를 탈 수도 있었지만 '어차피 타는 거, 비싼 노조미를 타자!' 라고 생각하고 플랫폼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반대쪽 플랫폼에 도착한 히카리 내부가 휑~ 한 걸 보고 그냥 저거 타도 되겠다 싶어 냅다 올라탔다. 하루에도 수도 없이 뒤집어지는 손바닥 같은 마음. ㅋㅋㅋ
노조미는 300㎞/H 까지 나오는데 히카리는 그 정도는 안 밟는 모양이다. 대략 이 정도 속도.
내부만 놓고 보면 노조미나 히카리나 비슷하다. 우리나라 열차와 다르게 좌석이 3×2 배열이다. 일본만 이렇다고 들었다.
신 오사카를 떠나 한동안은 5층 이상의 건물이 여러 개 보이는 등 그나마(?) 도시 같은 분위기의 게시키(けしき-景色)가 이어진다.
한국에서도 부지런히 사 먹고 있는 UCC 커피 공장을 지나간다.
뭔가 국민 프로듀서가 되어 투표해야 할 것 같은 이름의 역도 지나가고.
시속 200㎞ 넘는 속도로 달리는 열차 안에서도 와이파이는 잘 터진다.
도시락 까먹고... 홀짝 홀짝 맥주 마시고... 바깥 사진도 좀 찍고... 그러다보니 오카야마에 도착했다. 짐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몇 번 왔답시고 오카야마 역도 제법 익숙하다. 역 동쪽 출구로 나가 모모타로 동상 있는 쪽으로 쭈욱~ 걸어나가면 횡단보도가 나온다. 거길 건넌 뒤 도로 중앙 쪽의 오카덴(오카야마 노면 전차) 정류장으로 가면 된다.
겐초도리까지가 ¥100이고 지나서 내리면 ¥140이다.
저 멀리 보이는 JR 오카야마 역. 쭉 뻗은 길을 따라 가면 시로시타 정류장. 거기서 우회전 해서 조금만 더 가면 겐초도리 정류장이다.
오사카 관광을 하려면 간사이 공항에서 난바까지 가야 합니다. 난바까지 가는 방법은 난카이線을 이용하는 방법과 JR을 이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난바까지 가는 요금만 따진다면 JR이 좀 더 비싼 편이니 난카이線을 선택하는 게 나을 겁니다.
오사카 관광을 목표로 한다면 '오사카 주유패스 난카이 확장판'이나 '간사이 스루패스'를 이용해서 난카이線을 타는 게 낫고... 오카야마나 히로시마 등 멀리까지 가는 계획이라면 JR Pass를 구입하는 것이 이득입니다.
저처럼 간사이 공항에서 오카야마까지 가실 분들은, 간사이 공항에서 미리 예약한 JR Pass를 구입하시고... 교토 행 하루카를 타시면 됩니다. 하루카 자유석은 4, 5, 6호 열차 전부에 해당하니 해당 칸의 빈 자리에 앉으면 됩니다. 가다가 신 오사카에서 내리셔야 하고요. 개찰구 밖으로 나가다 보면 신칸센 타는 곳이 보입니다. 그 쪽으로 갑니다. 천장에 붙은 전광판을 보면 오카야마 방면으로 가는 열차가 있습니다. 종점이 오카야마가 아니더라도 하카타나 가고시마추오 가는 열차를 타면 오카야마에 내릴 수 있습니다. 사쿠라, 히카리는 물론이고 노조미도 탈 수 있는데다 편성된 열차가 많으니 열차 선택의 폭이 아주 넓습니다.
오카야마 역에 내리면 동쪽 출구로 나갑니다. 모모타로 동상과 분수가 보일 겁니다. 분수 쪽으로 걸어가면 횡단보도가 나오고요. 길 건너면 도로 중간에 있는 오카덴(노면 전차) 정류장까지 횡단보도가 있습니다. 오카덴은 두 개의 노선으로 운행하는데요. 오카야마 성이나 고라쿠엔에 가려면 시로시타에서 내리면 됩니다. 오카야마 역에서 시로시타까지는 ¥100입니다. 요금은 내릴 때 내면 됩니다. 거스름 돈을 주지 않으니 동전을 미리 준비하시고... 스이카 등의 IC 카드가 있다면 탈 때 찍고 내릴 때 찍는 식으로 요금을 낼 수 있습니다.
'『 여 행 』'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8 오카야마 - 하야시바라 미술관 (문 닫아서 못 봄. T^T) (0) | 2018.07.02 |
---|---|
2018 오카야마 - 히바리 하우스 (0) | 2018.06.28 |
2018 오카야마 - 드디어 출발!!! (0) | 2018.06.27 |
2018년 6월 18일, 오사카 지진 (0) | 2018.06.19 |
2018 오카야마 - 일정 (0) | 2018.06.1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