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처음에 예약한 숙소는 '오카야마 그랑비아 호텔'. 원래 'ANA 크라운 플라자'로 가려고 했는데 너무 비싼 거라. 그래서 조금 싼 곳을 알아보다가 예약했다. 그랑비아 호텔도 오카야마 서쪽 출구 바로 코 앞이라 위치도 좋고 시설도 나쁘지 않은 편인데다 조식이 훌륭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루에 10만원 조금 넘는 수준인데... 마사미 님에게 얘기했더니 너무 비싼 호텔이라는 거다. 마사미 님과 친구들에게 ANA 크라운 플라자나 그랑비아는 꽤나 비싼 호텔로 인식되고 있었다. 그 얘기 듣고 나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국내 여행도 그렇고, 일본 갈 때도 그렇고, 하루에 ₩35,000 정도의 숙소를 잡으려고 아둥바둥했던 게 불과 얼마 전인데... 로또 맞은 것도 아니면서 뭔 깡다구로 갑자기 세 배 가까운 돈을 주고 자는 거냐?' 싶은 거다.
그리하여... 검색에 검색를 거듭한 끝에 '캄프 후칸초'인가 하는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오카야마 게스트하우스를 검색하면 구라시키 미관 지구의 유린안 밖에 안 나왔는데... 몇 군데 생긴 모양이더라. 무료 취소 된다고 하니 일단 예약을 잡았는데... 한국인 이용자 후기를 읽어보니 평가가 별로다. 거기에다 외부에서 사 온 음식은 1층의 리셉션에서 먹지 못한다고 한다. 1층이 까페 겸 바로 운영되는 곳이었는데 외부 음식 안 된단다. 하루의 일과를 편의점에서 사들고 온 맥주로 마무리하는 내게 있어 치명적인 단점. 그래서 다른 곳을 검색한 끝에 알아낸 것이 히바리 하우스다. (오카야마 숙소 관련해서는 http://pohangsteelers.tistory.com/1600 ← 여기)
구글 지도 이용해서 약간 헤매다가 찾아갔는데... 가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일단 겐초도리에서 내린다. 나를 내려놓고 떠나는 오카덴 뒤통수를 바라보다가 오른쪽 횡단 보도를 건넌다. 그리고 앞에 보이는 횡단 보도를 또 건넌다. 조금만 걸어가면 또다른 겐초도리 정류장이 보일 거다. 그건 오카야마 역 쪽으로 가는 오카덴이 서는 정류장이다. 아무튼 계속 직진한다. 쭈~ 욱 가다가 큰 사거리 나오면 거기에서 우회전. 그리고 계속 걸어간다. 얼마 걷지 않아 천장이 있는 아케이드 시장이 나오는데, 거기서 횡단 보도 건너면 바로 앞에 히바리 테라스라고 하얀 간판 보인다. 시장 안에 있다.
이렇게 천장이 막혀있는 아케이드 시장 안에 위치하고 있다. 겐초도리에서 빠른 걸음으로 5분 정도? 조금 더 걸리려나?
알록달록한 우산으로 장식해놨다. 3층은 히바리 스페이스라는데... 그러고보니 3층 한 번도 안 올라가봤다. -_ㅡ;;;
체크 인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일단 짐을 맡겨두기로 했다. 1층에 있는 까페에 가서 얘기하면 직원이 안내해준다. 2층이 숙소인데 2층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번호 위치가 무작위로 바뀌는 도어 락이 달려 있다. 비밀 번호를 누르고 들어가면 공용 거실이 나오는데 부피가 큰 짐은 거기에 두라고 한다. 왜 그런가 싶었는데 나중에 보니 잠 자는 방에는 큰 짐을 둘 공간이 없다.
출입문 바로 왼쪽에 공용 도미토리 룸으로 들어가는 통로가 있고, 식탁 옆으로는 여성 전용 도미토리 룸이 있다. 나는 당연히 공용 도미토리를 썼는데 2층 침대 다섯 개가 놓여져 있다. 즉, 한 방에 열 명이 잘 수 있는 것. 안 좋은 점으로는 창문이 전혀 없는 방이었다는 것 정도인데 크게 불편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침대는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데 움직여도 삐걱 삐걱 소리나지 않았고 매트리스 쿠션은 적당했다. 침대 입구에 암막 블라인드가 있어서 어느 정도 개인 공간을 보장해줬다. 블라인드는 당겼다 놓으면 도로로록~ 말려 올라가고 다시 잡아당겨 적당히 놓으면 그 위치에 고정되는 형식이다. 방 조명을 켜도 빛을 거의 차단해줘서 좋았다.
공용으로 쓰는 거실에는 큰 소파가 있고... 그 앞 쪽에 주방이 있다.
밥통, 전기 주전자, 전자레인지, 냉장고, 각종 양념류, 쓰레기통 등이 있다.
반대 쪽에는 싱크대와 식기류가 있고.
맨 끝의 세면대 옆에는 세탁기가 있다. ¥300인가 내고 써야 하는 유료 시설이다.
돈 안내면 세탁기를 이용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것이 아니라... 스태프에게 세탁기 쓰겠다 하고 ¥300인가 내면 세제를 준다. 세탁기 전원 켜고 세제 넣으면 땡. 참고로 뚜껑 열고 있으면 작동 안 하니까 빨랫감 넣고 나서 뚜껑 잘 닫으시고... 세탁기 전원도 들어왔고 기계음도 돌리는데 물 쏟아지는 소리가 안 난다 싶으면 뒤 쪽 레버 돌려서 물 잠궈놓은 거 열어야 한다. 세탁기 위쪽에는 건조기가 있는데... 한 시간 돌렸는데 1도 안 마르더라. -_ㅡ;;;
거실에 있는 안내 책자에는 지역 여행 안내 책자와 함께 주변 안내도가 놓여져 있다.
숙소 근처 가게에서 무엇을 파는지, 가격대는 어떤지, 몇 시부터 몇 시까지인지 친절하게 안내해놨다. 얼마나 걸리는지까지도.
센토는 목욕탕을 말한다. 근처에 목욕탕도 있는 모양이더라. 여유가 있더라면 가보고 싶었는데...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게스트하우스에 선물하려고 박물관 갈 때 한국 전통 디자인의 노트를 샀었는데 두고 가는 바람에... -_ㅡ;;; 아무튼 방명록 썼다.
벽에는 간략하게 그린 세계 지도와 여러 나라에서 온 게스트의 사진이 붙어 있었다.
한국의 처자도! ㅋ
걸어서 1~2분 거리에 편의점이 있다. 일본 한정 판매 제품이라는 투명 콜라 사서 먹어 봤는데... 복숭아 콜라보다 맛 없더라.
1층은 리셉션 겸 까페로 운영되고 있었다. 깔끔하고 산뜻한 분위기.
실내에도 우산으로 장식을 해놨는데 담쟁이 덩쿨이 우산 손잡이를 타고 있었다.
저렴하게 조식을 이용할 수 있었는데 빵과 커피로 아침 때우는 거 좋아하지 않는 나지만 무척 마음에 들 정도로 맛이 있었다.
투숙객에게 자전거도 빌려주는 모양이다. 나는 마사미 님 덕분에 편하게 다녀서 자전거는 이용하지 않았다.
별도의 홈페이지나 페이스 북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부킹닷컴에서 예약했다. 예약만 하고 숙박비는 현장에서 지불했다.
숙박객은 1층에서 커피나 맥주 등을 사먹을 때 할인이 된다. 따로 쿠폰 같은 걸 내지는 않고 스태프가 얼굴 기억하고 있다가 알아서 할인해주는 것 같다.
와이파이는 비밀 번호를 입력해야 한다. 체크 인 할 때 주는 안내 종이에 비밀 번호가 적혀 있다. 나는 숙소 와이파이 안 쓰고 그냥 포켓 와이파이 연결 유지한 상태로 써서 와이파이 상태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 숙소 와이파이 쪽이 속도나 안정성 면에서 훨씬 나을텐데 비밀번호 적혀 있는 종이를 캐리어 어딘가에 던져 넣고는 깜빡하는 바람에... -ㅅ-
공용 도미토리 룸에는 창문이 없다. 빗소리 들으며 침대에서 빈둥거리는 것이 불가능하다. 참고로... 지붕 있는 시장 내에 있어서 빗소리 자체를 못 듣는 구조다. -_ㅡ;;;
1층에 가면 지역 한정의 에일 맥주 두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맛있으니까 먹어 보시길.
2층 거실과 주방 외에도 들어가는 입구 앞에 자그마한 공간이 있다. 넓은 평상 같은 곳에 방석이 여러 개 놓여 있고 그 앞에 작은 책상이 있다. 벽 쪽에도 작은 책상과 의자가 있고. 간단히 일 잔 하기 딱 좋다.
화장실은 세 칸인데 한 칸은 여성 전용이다. 파나소닉 변기가 설치되어 있는데 가까이 가면 자동으로 뚜껑이 열리는 똑똑한 녀석이다. 비데 일체형. 화장실 바로 앞이 공용 식탁인지라... 새 날리는 소리(푸드득~ 파다닥~)가 요란하게 볼 일 보는 스타일이라면 누군가 식탁에 있을 때 화장실 이용하는 게 민망할 수 있다. -_ㅡ;;;
샤워실은 두 칸인데... 가장 점수를 짜게 줄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다. 문 열고 들어가면 옷 갈아입을 수 있는 공간이 한 평 정도 있고 거기서 접이식 문 열고 샤워실로 들어가게 된다. 샴푸와 린스, 바디 클렌저가 놓여져 있다. 다 괜찮은데... 배수가 안 된다. 1, 2분만에 물이 차오르기 시작하니 느긋하게 샤워를 할 수가 없다. 처음 이용한 안 쪽 샤워실은 안 그랬는데 저녁에 다른 칸 이용하니 물이 거의 안 빠지더라. 그래서 다음에는 일부러 안 쪽 샤워실로 갔는데... 거기도 물 차오르더라. 처자들 머리카락 때문에 막혀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배수가 엉망이었다.
샤워실 말고 간단히 세수하고 머리 말리고 할 수 있는 세면대가 세 개. 온수 잘 나온다.
냉방은... 내 기준에는 약했다. 내가 더위를 워낙 많이 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 기준에 시원하려면 다른 사람은 추울 수밖에 없어서... 가지고 간 휴대용 선풍기로 버텼다. 그나마도 소음으로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줄까봐 가장 약하게 켜고 썼다.
공용 도미토리는 말 그대로 남자와 여자가 같이 쓴다. 블라인드로 가리면 침대 안에서 옷 갈아입고 하는 게 가능하지만 그런 게 영 불편하다 싶으신 분은 이용하면 안 되겠다. 2인실 같은 건 없는 듯 하다. 히로시마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남자나 여자 모두 속옷만 입고 돌아다니던데... 여기는 그렇게 자유 분방한 사람들 못 봤다. 아! 서양 사람들보다 일본 현지인들이 더 많다는 게 조금 신기했다.
호주에서 왔다는 참한 처자. 내가 영어가 짧아서 오래 못 떠들었네요. 미안해... ㅠ_ㅠ
숙소 평가할 때 다음에 또 이용하겠다! 정도면 믿고 갈 수 있는 수준 아닌가 싶은데... 나라면 다음에 오카야마에 숙소 잡을 때 여기 이용할 거다. 마음에 드는 곳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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