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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06 면세점 쇼핑 & 유심 카드 구입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19. 12.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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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와는 달리 아이슬란드에서는 한글 안내를 찾아볼 수가 없었다. 하지만 길이 하나 뿐인지라 그저 남들 가는대로 따라가다보니 마트 비슷하게 생긴 면세점이 등장. 대부분이 술과 먹거리들이고 안 쪽으로 들어가니 가전 제품도 팔고 있더라.


면세점에서 반드시 사야 하는 건 술 되시겠다. 일단 아이슬란드는 안 비싼 게 없다. 죄다 비싸! 하지만 그 중에서도 술은 심각할 정도다. 오질라게 비싸다.


아이슬란드는 1989년까지 맥주가 불법이었단다. -_ㅡ;;;   지금은 여러 종류의 맥주를 팔고 있었는데 문제는 역시나 가격. 우리가 흔히 먹는 작은 사이즈의 캔 맥주를 유리 잔에 따라주고 10,000원 가까이 받는다. 가게에 따라 다르지만 한 잔에 10,000원으로 보면 될 거다. 500㎖도 그렇게 받으면 비싸다고 궁시렁거릴텐데, 350㎖를... 나는 아이슬란드에서 태어났다면 이민 갔어야 할 사람이다.




고로, 술 좋아하는 사람들은 여행 중에 마실 술을 면세점에서 반드시 사야 한다. 뭐, 자기 소유의 금광이 있거나 사우디에 유전 하나 정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굳이 그러실 필요 없고.


캐리어가 나오면 가지고 들어가서 술 사들고 나오려고 했는데 마트 위 쪽을 보니 캐리어 가지고 들어오지 말라고 쓰여 있는 것 같더라. 영어가 짧아서 맞는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봤더니 대부분 카트 아래 쪽에 캐리어를 넣고 안으로 들어가더라고. 뭔가 번거롭게 여겨져서 그냥 장 보고 캐리어는 나중에 찾자고 생각했다. 자기 것도 아닌데 누가 집어가고 그러지는 않겠지.



따, 따, 딸기 맛! 이거 상당히 맛있음!





안 쪽으로 들어가다가 껌을 30개인가 묶음으로 팔고 있기에 질렀다. 양치 대신 씹어도 된다고 해서. 뒤 쪽에 스키틀즈 있기에 냉큼 집어들었다. 한 때 꿈이 스키틀즈로 가득 채운 방에서 헤엄치다가 입 벌려서 마음껏 먹는 거였다. 지금은 뭐... 그렇게 했다가는 당뇨로 가는 급행 열차를 타는 꼴이 되니까 어림 없지만서도.




그리고 나서 맥주를 사러 갔다. 하이네켄은 확실히 봤고 버드와이저도 있었던 것 같은데 긴가민가 싶네. 먹어본 녀석들을 사는 쪽이 실패할 가능성을 줄이는 방법이 되겠지만 아이슬란드에 왔으니까 아이슬란드의 맥주를 마시자고 생각했다. 여러 종류가 있는데 내가 선택한 건 굴 맥주. Gull로 표기하는데 Gold라는 뜻이란다. 하이트나 카스 같은 라거 계열의 맥주 되시겠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에일 맥주를 거의 먹지 않으니까, 평소 마시던 것과 비슷한 걸로 마시고 싶다면 저걸 선택하면 된다. 탄산은 약한 편이었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게, 순한 맛의 맥주였다. 이 녀석 말고는 칼디 맥주도 나쁘지 않았다.




무한정으로 살 수 있는 건 아니고 여섯 개 한 팩 기준으로 여섯 개까지 살 수 있다. 즉 서른여섯 캔까지 구입이 가능하다는 얘기. 이게 500㎖ 캔이니까 결코 적은 양이 아니다. 서른여섯 개를 산다면 열흘 여행하는 동안 하루에 세 개 반을 마셔야 한다는 얘기가 된다. 해가 짧아서 숙소에 머무르는 시간이 많긴 하지만 술 마시러 아이슬란드에 온 건 아니니 무리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네 팩만 구입했다.

참고로 맥주만 산다면 여섯 팩까지 구입할 수 있지만 와인도 한 병 사고 싶다면 맥주는 한 팩을 내려놓아야 한다.


https://www.dutyfree.is/en/allowance-calculator ← 여기에서 구입 가능한 양을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어 500㎖ 여섯 개가 묶인 팩을 다섯 개 사고 1ℓ짜리 와인을 하나 사려 한다고 치자. 빈 칸에 구입하고 싶은 수량을 입력하면 바로 바로 계산이 되어 뜬다. 이 경우 6,3이라고 나오는데 구입 가능한 최대 Units가 6이다. 6,3이 빨간 색으로 뜰 거다. 못 산다는 얘기다. 와인을 반드시 사야 한다면 0.75ℓ짜리로 양을 줄이거나 맥주를 한 팩 덜 사야 한다. 저런 식으로 미리 계산하면 현지에서 편하다.


계산대로 가다 보니 색깔이 예쁜 미니어처 양주도 있기에 선물용으로 써먹을까 싶어 여섯 개를 집어들었다. 다섯 개 사면 한 개는 공짜라기에.



우리나라에서는 카드 자체를 건네주면 점원이 받아서 계산하고 돌려주는데 비해 여기는 본인이 직접 기계에 카드를 넣게 되어 있다. 카드를 넣으면 기계에 가격이 뜨는데 이 때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OK. 만약 화면에 뜨는 가격이 ISK(아이슬란드 크로나)와 USD(미국 달러) 두 가지라면 원하는 결제 수단을 터치하면 된다.

내 앞에 있던 일본인이 유로로 결제하려고 하니까 유로는 안 된다고 하더라. 케플라비크 공항의 면세점에서 현금으로 결제하려면 오로지 ISK만.


보통 여행을 앞두고 그 나라에서 쓸 수 있는 어댑터(돼지 코)도 준비하고 환전도 해야 하는데 아이슬란드는 우리나라와 같은 220V를 쓰는지라 어댑터가 필요하지 않았고, 거의 모든 곳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환전할 필요도 없다 해서 카드만 들고 갔더랬다. 그래서인지 여행 기분이 덜 나기도 했다. 실제로 열흘 동안 여행하면서 아이슬란드 돈은 구경도 못했다.

참고로 아이슬란드 돈은 우리나라에 가지고 들어와도 다시 환전할 수가 없다.



내 차례가 되어 계산하려는데 뭐라고 한다. 못 알아들어서 "왓?" 이라고 해버렸다. "파든?" 은 어디에 팔아 먹고. -ㅅ-   비닐 봉투 필요하냐고 묻는 거였다. 괜찮다 하고 계산 끝.




그리고 나와서 미니어처 양주와 스키틀즈, 껌은 백 팩에 집어넣었다. 컨베이어 벨트에서 캐리어를 내린 뒤 맥주는 그 위에 싣고 다닐 생각(어차피 이 날은 바로 호텔로 갈 예정이었고, 다음 날 렌터 카 받아서 트렁크에 넣으면 땡이었으니까.)이었는데 카트에서 들려고 하니 종이 상자가 힘없이 뜯겨나가버린다. 어라? 이러면 안 되는데... 거기에다 연성 플라스틱으로 된 고리에서 맥주가 숭숭 빠진다. 결국 바닥에 세 캔인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찌그러졌다. 맥주에 이런 몹쓸 짓을 하다니...




급한대로 백 팩에 맥주를 넣어보지만 반은 커녕 여섯 개를 넣으니까 출산 임박 임산부 배처럼 불룩해져버렸다. 캐리어에 빈 공간이 있으니 거기에 넣으면 되겠지만 공항에서 캐리어의 개복 수술을 집도하고 싶지 않다. 결국 비닐 봉투를 받아야겠다 싶어 방금 계산한 쪽을 보니 그 짧은 사이에 남자 직원이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저 멀리 다른 계산원 처자 한 명만 있을 뿐.


다른 사람이 계산 중이었기에 어정쩡하게 서 있다가, 근처에 가서 비닐 봉투를 받을 수 있냐고 물어보니까 사야 한단다. 알겠다 하고 30 ISK를 카드로 결제했다. 우리나라 돈으로 300원. 비닐 봉투도 비싸다. 쉽게 찢어지는 재질이 아닌 게 다행.




맥주를 봉투에 꾸역꾸역 쑤셔 넣은 뒤 주위를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빠져 나갔다. 여전히 캐리어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던데 컨베이어 벨트 위에는 아무 것도 없고, '말로만 듣던, 캐리어 없어진 이들인가?' 라고 생각했다.



밖으로 나가 다른 블로그에서 본대로 편의점을 향해 돌진. 유심 카드를 편의점에서 사야 한다. 면세점에도 유심 카드가 있긴 했는데 NOVA 뿐이었다. 용량도 1GB와 10GB 뿐. 아이슬란드에서는 NOVA보다 SIMINN이 잘 터진다고 들었기에 편의점에서 사려고 한 건데, 편의점 여기저기를 봐도 유심 카드는 안 보인다.




다른 사람들 상대하느라 바빠 보이던 젊은 처자에게 가서 '유심 사려고 한다.' 라고 말하려는데 그제서야 유심에 대해 써놓은 안내가 보인다. 카운터에 필요한 용량을 얘기해서 달라고 해야 한다. 나는 SIMINN의 5GB 유심 카드를 샀다. 통화는 50분인가 된다는데 내가 통화할 일이 있을까 싶더라. 만약 아이슬란드에서 누군가에게 전화를 한다면 그건 112가 될텐데, 제발 그럴 일이 없게 해달라고 짧게나마 기도했다.




공항 밖으로 나와 잠시 헤매다가, 구글 지도에서 호텔 위치를 확인한 뒤 캐리어를 끌고 걷기 시작. 바닥이 온통 얼음이다. 한국 에 있을 때에는 이런 길 걷는 걸 지독하게 싫어했더랬지. 불과 얼음의 땅이라는 아이슬란드에 온 게 실감났다.


인도를 따라 걷다보니 길이 주차장으로 향하는데 주차장에서 바로 앞에 보이는 호텔로 가는 인도가 보이지 않았다. 결국 차도를 걸어 호텔까지 가야 했다.




유심 카드는 이렇게 생겼다. 여러 가지 사이즈를 지원하니까 다양한 기종에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스토어에서 SIMINN을 검색(아이폰을 써본 적이 없어서 안드로이드 기준으로 설명)하면 어플이 하나 나온다. 그걸 설치하고, 유심 카드 껍데기에 있는 번호를 입력해서 인증을 받으면 그 때부터 남은 데이터 잔량 같은 걸 확인할 수가 있다.


아이슬란드의 겨울은 낮이 굉장히 짧습니다. 저는 어두워지면 숙소에 바로 바로 기어들어갔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숙소의 와이파이를 이용하느라 데이터 사용은 거의 안 했습니다. 5GB 짜리 샀는데 3GB 넘게 남았습니다. 대부분 구글 지도 사용하면서 까먹은 겁니다.

혹시라도 아이슬란드에 여행 갈 계획이 있으시다면, 유심 사는 비용도 아껴보고자 하신다면, 제가 쓰던 유심을 드리겠습니다. 2020년 12월 28일까지니까 그 전까지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문제는... 제가 오사카에 살고 있기 때문에, 오사카로 받으러 오셔야 한다는... -_ㅡ;;;   내년 10월부터는 다시 한국에서 살게 될 것 같은데 어느 동네에서 살 지 확실하지 않아서 어디로 받으러 오시라 하기도 애매하네요. -ㅅ-

이 빨간 상자 안의 글이 지워지지 않고 남아 있다면, 유심은 여전히 제 방 어딘가에 굴러다니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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