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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19, 아이슬란드

아이슬란드 여행 #29 디르홀레이 (Dyrhólaey) (사진)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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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옷을 챙겨 입고 카메라를 둘러맨 뒤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걸으면 걸을수록 제주도 확장판이고나 싶더라.


그저 감탄, 또 감탄. 내가 외계인이었어도 한국이나 일본의 어디보다는 아이슬란드에 새끼 까겠다(영화 『 프로메테우스 』)는 생각을 했다.



검은 자갈 길을 지나 얼음으로 뒤덮인 주차장에 도착. 바닥에 주차 선이 그어져 있는 건 아니지만 넓어서 버스도 들어오고 그러더라.



외딴 곳의 돈 많은 예술가가 지은 집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은, 심플한 건물. 정체는 화장실. 유료! -ㅅ-



차로 가는 길이 막혀 있었기 때문에 걸어서 가야 했는데 결과적으로는 전화위복이 되었다.



잔뜩 녹이 슨 정체 불명의 구조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너울성 파랑과 낙석 때문에 들어가지 말라고 주의를 주는 듯 했다. 자고로 하지 말라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 맑은 날씨인데 파도에 휩쓸려 인명 사고가 났다는 뉴스를 간혹 볼 수 있다. 바다를우습게 보면 큰 일 난다.

└ 너울성 파랑에 대해서는 여기를 참고 → http://blog.kiost.ac.kr/221206789797
































동양에서는 용을 이와 천둥을 관장하는 상서로운 존재로 표현하지만, 서양에서의 용은 불을 뿜고 사람을 괴롭히는 악한 존재다. 영화나 애니메이션 보면 용이 살고 있는 둥지(?)가 저런 섬에 있던데. 풍기는 분위기를 보면 저런 곳에 착한 용이 산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ㅅ-











거칠고 광대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자그마한 길 안내 표지. ㅋ















작은 바위는 확실히 코를 아래로 내린 코끼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큰 바위를 코끼리라 하는 건 조금 억지 아닐까 싶은데. -_ㅡ;;;




들어가지 못하도록 막아놓긴 했는데, 다리 한 번 높게 들어올리면 넘어갈 수 있는 수준인지라 벼랑 끝까지 가고자 한다면 얼마든지 갈 수 있을 것 같았다. 실제로 검색해보니 저 위에서 사진을 찍은 사람도 많고, 자세히 보면 길도 나 있다.


하지만 가장자리에 아무런 안전 장치가 없으니 바람이 거센 날은 여차하면 사고가 날 수 있겠다 싶더라. 아이슬란드의 유명한 관광지 대부분이 최소한의 장치로 출입을 막고 있었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면 위험하니까 가지 말라는 거지. 굳이 위험을 무릎쓰고 가는 것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겠다라는 분위기였다.



게이시르에서도, 굴포스에서도, 엄청난 바람 때문에 고생했었는데 이 날은 바람이 참 잔잔했다.







나보다 쬐~ 끔 일찍 출발했던 서양 처자들. 등대 쪽을 다 보고 왔던 길을 이용해 내려가고 있었다.



저런 고드름에 맞으면 바로 숨질 게 분명하다.









一자로 쭉! 뻗은 해안. 이런 건 백령도에서 보고 처음 보는 것 같다. 지반만 단단하다면 여기도 활주로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가 쭈~ 욱 늘어서 있어서 줌으로 당겨 봤는데,



전봇대는 아닌 것 같고. 뭔가를 측량하기 위해 설치한 건가?




아! 처음에 차량 진입을 막아놓은 곳은 역시나 자동차를 이용해서 올라올 수 있는 곳이 맞는 모양이다.


아마도 눈 때문에 도로 사정이 좋지 않으니까 못 다니게 막아놓은 모양. 경사가 그리 심하지 않은데다 이리저리 구부러져 있어서 4륜 구동이라면 충분히 다닐만 했던 것 같지만, 뭐. 걸어서 올라간 덕분에 더 잘 구경할 수 있었으니까.




여기가 대박이었다. 바리케이트 같은 게 전혀 없는데 저 앞은 천 길 낭떠러지. 이 쪽에 도착했을 무렵부터 갑자기 바람이 강해졌는데 그동안 부지런히 먹고 마시고 운동 안 해서 뒤룩뒤룩 살 찌워놓은 덕분에 날아가지 않을 수 있었다. 고마워, 지방들아. -_ㅡ;;;







차를 타고 올라온다면 이렇게 구불구불한 길을 거쳐 올라오게 된다.



왔던 길을 그대로 되돌아갈까 하다가 다른 길로 가보자 싶어 차가 다니는 길로 내려갔다. 그런데 내려가다보니 차로는 이리저리 구불구불 휘어놔서 엄청 돌아가야 했다. 그래서...


그냥 가로질러서 내려갔다. 가지 말라고 막아놓은 것도 없고, 길 안내 같은 것도 없으니까. 바야바(를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겠지. 졸지에 아재 인증. -ㅅ-)가 언덕 뛰어내려가듯 우워어억~ 하고 비탈 길을 달려서 내려갔다.



그렇게 다시 주차장에 도착. 다음 목적지로 이동하기 전에 화장실에 갔다와야겠다 싶어 들어갔는데... 예전에 지하철 개찰구에서나 보던 게 설치되어 있었다. 세 개의 봉이 돌아가는 형태의 개찰구가 있고 그 위에 200ISK라고 쓰여 있더라. 화장실 한 번 가는 데 2,000원인 거다. 따뜻하게 덥혀진 변기에 앉아 10분 정도 느긋하게 ×을 싸고 나서 비데로 두 번 이상 씻지 않는 한 본전 생각이 안 날 수 없는, 몹시 사악한 가격이다. 그러고보니 후지산의 화장실도 200円 받았었지. 인륜지대사를 이용해 돈 벌어먹는, 아주 악랄한 곳이다. 당연히 안 갔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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