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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4월 04일 토요일 맑음 (딱히 특별한 게 없어서 제목 다는 것도 힘들어)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4.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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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에서 배를 탄 게 지난 주 금요일 오후. 스무 시간 가까이 걸려 부산에 도착한 게 지난 주 토요일. 시나브로 일주일이 지났다. 그 일주일 동안 본사에 전화해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를 묻고, 가야 할 곳에 전화해서 '언제 가야 하는가' 를 묻고. 그게 전부다. 딱히 한 게 없다. 빈둥거리며 일주일을 까먹었다.

  • 고모가 노화로 여기저기 불편해지셨는데 걷는 게 힘들 정도다. 그래서 날마다 마사지를 두 시간 정도 해드리고 있는데 일주일도 안 되어 손가락 관절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그렇지. 나도 결코 젊은 나이가 아닌 걸. -ㅅ-
    아무튼, 병원에서도 권했다 하고, 내가 볼 때에도 집에만 있는 것보다는 운동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근처 초등학교까지 산책 다녀오시라 했는데 3일째인 어제, 탈이 나버렸다. 다녀오시더니 몸살이 난 것 같단다.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 코로나인가? 설마 내가 무증상 감염자인데 나는 그나마 나이를 덜 먹어서 아직 괜찮고 고모는 노령이라 증상이 먼저 나타난 건가? 나 때문에 고모가 잘못되면 어떻게 하지? 아아...

  • 밤새도록 온갖 방정 맞은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했다. 열도 없고, 코로나로 의심할만한 증상이 없긴 하지만 돌아오기 닷새 전 쯤부터 콧물이 찔찔 흐르고 가끔 어지러움도 느껴졌다. 바로 누우면 괜찮지만 옆으로 누우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숨 쉬는 게 불편하다는 느낌도 있었고. 이게 코로나를 의식하고 있어서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마냥 건강하다고만은 할 수 없는 상태. 하지만 코로나의 확실한 지표라 할 수 있는 열이 없으니 검사를 받기도 애매하다. 부산항에서 검사 받고 싶다고 검사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는 말을 들었으니까. 아무튼, 고모 때문에라도 약간의 증상이 있다 싶으면 바로 검사 받으러 가야 한다.

  • 한 달 넘게 퍼질러 놀았더니 공부가 하고 싶긴 한데, 혼자 공부하는 게 너무 어렵다. 무턱대고 N2 단어를 외우는 것도 뭔가 좀 좋지 않을 것 같고.
    중학교 때, 내 수학 실력을 생각해보니 너무 형편이 없더라고. 그래서 기초부터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항상 집합만 깨작거리다 그만두곤 했다. 영어도 마찬가지여서, 기초부터 튼튼히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기초 독해 이런 거 만지작거리다 포기한 게 수도 없다. 지금 일본어도 마찬가지. 1년 반을 공부했으니 거기 맞게 공부해야 하는데 완전 기초 수준의 책을 보고 있다. 이게 도움이 되는 건지 모르겠다.

  • 날씨가 정말 좋다. 일본에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행 다니기 참 좋은 시기인데... 만날 방구석에서 시간만 까먹고 있으니 답답하고만. 오늘도 넷플릭스로 지브리 애니메이션 틀어놓고 일본어 공부를 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공부한다 해놓고 10분 정도 책 보다 딴 짓 하고, 또 10분 보다가 딴 짓 하고를 반복했는데, 오늘은 한자라도 각 잡고 외워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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