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돌아온 후 수면의 질이 형편없이 낮아지고 있다. 포항에 있을 때에는 달리 할 것도 없고 얼마든지 빈둥거려도 되는 상황이니까 맘 놓고 대충 잤는데 용인에 오고 나서도 비슷하다. 내일은 아침 일찍 일어나 출근해야 하니 오늘 만큼은 제대로 자야 할텐데.
룸 메이트가 같은 파트에 근무하는 분이라서 아침에 나가는 시간이 엇비슷할 것 같다. 씻는 시간이 문제가 될 듯. 오늘 저녁에 물어봐서 대충 맞춰야겠다. 그래야 아침에 좀 여유롭게 움직이지.
어제까지만 해도 오늘 화장실과 베란다를 청소할 생각이었는데 막상 하려니까 귀찮다. 대걸레가 있으면 물 뿌린 뒤 슥슥 밀고 말겠는데 쪼그려 앉아 닦아야 할 상황인지라. 어제 마트에 갔을 때 싸구려 칫솔 좀 잔뜩 사올 걸 그랬다. 그러고보면 안 쓰는 칫솔도 잔뜩 있었는데 죄다 버리고 왔네. 너무 아깝다.
좁은 방 안에 온갖 것을 다 두다보니 뭔가 필요해서 찾을 때 멘붕이 온다. 여기인가? 저기인가? 엄청 헷갈린다.
20,000원도 안 주고 산 128GB 마이크로 SD 카드. 블랙 박스에 끼웠더니 안 되기에 블랙 박스가 고장이라 생각했다. 그냥 끼워두면 낭비하는 거니까 뽑아들어 주머니에 넣고는 그대로 빨아 버렸다. -ㅅ- 적당히 말리면 다시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으니까 빨래가 끝난 뒤 주머니를 뒤적거렸는데... 없다. 혹시 세탁기 안에 빠졌나 싶어 찾아봤지만 보이지 않는다. 너무 작아서 물 빠지는 구멍으로 휩쓸려 나간 걸까?
쿠팡에서 당장 필요한 것들을 이것저것 질렀는데 그 중 하나가 어제 배송된다고 메시지가 왔다. 엄청 빠르다고 생각했는데 18~20시 사이에 온다는 택배는 오지 않았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보니 배송 완료란다. 문을 열어 봤지만 아무 것도 없고. 이사 와서 처음 시키는 택배라 불안한데 저렇게 되니까 이게 뭔가 싶다. 혹시 관리실에 맡긴 건가 싶어 아파트 입구 쪽의 건물에 가봤지만 함부로 들어가 택배를 둘 분위기가 아니다. 저기도 아닌 것 같은데.
택배 기사님에게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서 문자를 남겨놨다. 어제 23시 46분에 배송 완료했다고 나오던데 대체 뭔 일인지.
쿠팡에서 지른 것들이 오면 벽에 엽서 따위를 붙여 적당히 장식하고, 행거도 붙여서 이것저것 좀 걸고, 선반에 물건 대충 올려 놓으면 지금보다는 깔끔해질 수 있을 것 같다. 나중에 포항에 내려가게 되면 작정하고 싹~ 정리해야지. 언제든 필요한 거 찾아서 가지고 올 수 있게.
사무실에서 신을 슬리퍼와 출퇴근할 때 신을 구두도 아니고 운동화도 아닌 어중간한 녀석이 필요하다. 그 외에도 일하면서 쓸 것들이 필요하겠지. 당분간은 최소한의 짐만으로 살아야겠다 싶긴 한데, 글쎄. 일본에 있을 때 들어왔던 월급의 세 배가 들어오니 뭔가 굉장히 부자가 된 기분이고 그렇다. 아둥바둥 모아서 당장 쓸 수 있는 돈을 1,500만원 정도는 만들어놔야 차 살 때 조금 덜 부담스러울텐데. 차 값으로 1,000만원 내고 세금이랑 이것저것 하면서 500만원 정도 까먹을 거 생각하고 있다. 블랙박스랑 틴팅하고 그러는 데 얼마나 들지 모르겠네. 뭐, 차가 언제 나올지 기약도 없는데 이런 고민하고 있다는 것도 우습긴 하지만서도.
오늘 오후에는 비가 온다더라. 그러고보니 오카야마도, 오사카도, 비가 내리고 있는 것 같다. 아직 지역 설정이 오사카로 되어 있는 사이트가 있어서 접속할 때마다 그 쪽의 날씨를 알려준다. 보고 있자면 기분이 이상하다. 벌써부터 이러니, 1~2년 지나 텐노지 쪽에 가게 되면 기분이 정말 오묘할 것 같다. 하루 빨리 차 나오고 적당히 자리도 잡아서 일본의 선생님과 친구들을 초대할 수 있기를. 일단은 5월에 마사미 님과 나카모토 선생님에게 어머니의 날, 스승의 날 기념으로 꽃바구니 정도만 보내야겠다. 나카모토 선생님께 주소 여쭤보는 건 4월 말쯤으로 해야지. 가능하다면 모토조노 선생님 연락처도 받았음 좋겠는데.
오늘은 딱히 할 일이 없다. 하루종일 집에만 있기는 좀 심심한데. 도서관에라도 가고 싶지만 코로나 때문에 당분간은 몸을 사려야 할 것 같다. 전염되는 것보다 전염 시키는 게 더 걱정이다. 지금도 내가 무증상 감염자가 아닌가 걱정한다. 냄새와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지 계속 셀프 체크하게 되고. 일본어 공부라도 해야 하는데 책상에 모니터가 올려져 있는 이상 무리. 오늘도 저녁에 마사미 님과 한 시간 정도 수다나 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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