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 후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하는 삶을 2년 정도 살았던가? 그 후에는 항상 교대 근무 내지는 날마다 출/퇴근 시간이 바뀌는 삶이었더랬지. 그래서 지금의 패턴이 어색하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 출근, 점심 먹고 쉬다가 오후에 일하고, 운동 하다가 퇴근. 물론 아직은 저 패턴대로 살지 못하고 있지만서도.
오늘은 처음으로 옆 자리의 젊은 직원과 대화를 나눴다. 생긴 것도 참 사람 좋게 생겼는데 대화를 나눠보니 순진하고 착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게 됐다. 근무 환경은 나쁘지 않다. 빨리 OJT가 끝났으면 좋겠는데 일단 3주 예정이란다. 뭔가를 하면서 보내면 좋은데 대부분의 시간을 방치된 채 보내고 있다.
어찌 됐든 주말. 숙소에 와서 옷을 갈아입은 뒤 밥을 먹으러 나갔다. 근처에 한식 뷔페가 있더라고. 그런데 숙소에서 차까지 가는 그 짧은 시간동안 '그냥 포항에 다녀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봄이니까 따뜻할 거라 생각해서 짧은 티셔츠, 바지만 챙겨들고 왔는데 시골이라 그런지 은근히 춥더라고. 마침 졸업장도 도착한 것 같고 그러니까 호다닥 다녀올까 했지.
티맵에 포항 주소를 찍고 나니 충전기도 안 가지고 왔다는 걸 알게 됐다. 보조 배터리라도 있어야겠다 싶어 다시 숙소로 돌아가려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안 가는 게 나을까 싶더라고. 다른 지역도 아니고 포항이니까. 대구 옆이니까. 2~3분 사이에 마음이 휙휙 바뀌어 결국 안 가는 걸로 결정.
목적지를 식당으로 바꾸고 출발했다. 비가 엄청나게 쏟아지다가 해가 나더니 이내 다시 비가 쏟아지고, 말 그대로 미친 날씨였는데 나갈 때에는 비가 그친 상태였다. 와이퍼 사서 바꾸길 잘했다 생각했지.
가다보니 편의점이 있더라고. 들어가서 맥주랑 과자 좀 샀더니 3만원 가까이 나온다. 매 주 편의점에서 3만원씩 술 값으로 까먹는 거면 일본에서 살 때와 별로 다를 게 없는데? 아무튼, 편의점에서 나와 식당에 도착. 8,000원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6,000원이다. 세상에나.
김치나 여러 식재료 대부분이 중국산일 것이고, 고기도 싸구려겠지만 그래도 열 몇 가지 반찬이 나오는데 6,000원이 말이 되나? 그런 걸 따지면 본사 식당은 정말 멍청한 거다. 한적한 국도 변의 뷔페 식당에서 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거다. 그런데 날마다 수 백, 아니 천 명 넘을 거다. 엄청난 사람들이 꼬박꼬박 밥 먹는 식당에서 대체 뭐하고 있는 거냐고. 가스, 전기, 수도 등도 일반 업소보다 싼 가격에 제공 받을 수 있을텐데. 에휴, 진짜...
그러고보면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아침이 2,000원이고 점심이랑 저녁이 2,500원이다. 먹어본 적은 없지만 퀄리티가 상당하다고 한다. 그래. 저 정도 가격은 되어야 한다고.
아무튼. 번갯불에 콩볶아 먹듯 순식간에 한 접시 비우고 나왔다. 더 먹을 수도 있었지만 미련하게 꾸역꾸역 쑤셔넣지 말자고 생각했지.
바로 앞에 오일뱅크 주유소가 있어서 들어갔는데 1,300원 넘게 받는다. 1,299원 하는 곳에서 진작에 넣을 것을. 아무튼 차에서 내려 기름을 넣으려고 보니 뭔가 생소하네? 알고 보니 셀프가 아니었다. 안에서 인상 좋은 사장님이 셀프 아니라며 급히 나와 기름을 넣어 주셨다. 현금으로 결제.
숙소로 돌아와 맥주 마시며 빈둥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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