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하다보니 삼성의 모바일 기기가 차고 넘친다. 갤럭시 S20+, S8, 탭 S5e, 버즈+,... 일본에 있을 때에는 소니 엑스페리아 XZP와 WF-1000X M3가 주력이었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니까 희한하게 삼성 걸 쓰게 되네.
배터리는 소모품인지라 아무리 관리를 잘 한다한들 점점 사용 시간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삼성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 제조사에서는 대개 80%를 교체 시작점으로 보고 있는 듯. 삼성의 갤럭시 제품들은 구입한 지 1년 이내에 배터리로 인한 문제가 생기면 무상으로 교체해준다. 1년이 지나면? 돈 주고 바꿔야 한다.
갤럭시 S8을 쓸 때, 일본으로 떠나기 전에 구입한 지 1년이 되었다. 교체 받으러 갔는데 나중에 와도 된다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그냥 돌아갔더랬다. 그런데 출국하기 얼마 전에 다시 서비스 센터에 갔더니 돈을 내란다. '아니다, 전에 공짜로 된다고 했다.' 고 해서 결국 예전의 엔지니어를 찾았고 무료로 교체를 받았다. 배터리 수명이 80% 이상이라서 교체 대상이 아니지만 교체를 해준다고 하더라.
배터리 수명에 안 좋은 짓(?)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충전 중에 사용하는 것도 그 중 하나다. 사람으로 따지면 똥 싸면서 밥 먹는 거다. (;・д・)
태블릿을 쓰면서 저런 짓을 자주 했기에 아무래도 배터리 수명이 많이 줄어들지 않았을까 싶더라. 1년이 지나면 돈 내고 교체해야 하니까 그 전에 무료로 했음 하는 마음.
배터리 수명이 80% 이상이면 교체를 해주지 않는다는 얘기를 들었던지라, 미리 확인을 받고 싶었다. 평일은 시간이 안 나니까, 토요일 오전 아홉 시가 되자마자 전화를 했다. 1588-3366.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모양. 기다리라는 멘트만 반복된다. 그렇게 6분 넘게 기다렸는데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린다. 대기가 길어지면 시스템을 위해서 통화를 종료할 수 있다고 안내하더니, 정말 그렇게 한다. 아니, 이게 무슨 경우야? 기다린 사람 바보 만드는 거잖아. 그래도 기다릴 건지, 통화 예약을 할 건지,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할 거 아니냐고.
짜증나서 다시 전화를 걸었더니 화면에 이것저것 뜬다. 그 중 챗봇이라는 자동 응답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있어서 질문을 남겼더니 못 알아듣고 애먼 소리나 하고 있네. 툴툴거리며 숙소로 돌아와 인터넷에 접속했다. 인터넷으로 신청하려고 했지. 그런데... 안 된다. 통화 예약도 오후에나 가능하고, 서비스 센터 방문 예약은 다다음 주에나 가능하다고 나온다. 그렇게나?
결국 다시 전화를 걸었다. 이번에는 좀 기다렸더니 연결이 된다. 남자 상담사 분이었는데 갤럭시 S5e라고 했더니 Se5냐고 물어보시더라. 아니, 모델명 정도는 알고 계셔야 하는 거 아닙니까? 혹시 애플에서 넘어가신 건가? ㅋㅋㅋ
아무튼 전화 상담은 하나마나였다. 배터리 수명을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 서비스 센터에 직접 방문하라는 얘기였으니까.
귀차니즘을 이겨내고 삼성전자 서비스 센터 용인시청점으로 향했다. 대체 왜, 경기도의 삼성전자 & LG전자 서비스 센터는 나란히 붙어있는 건가 궁금해하며 20㎞ 넘게 운전해서 도착을 했는데... 주차장이 쥐알만 하다. 주차장이 혼잡하니 대중 교통을 이용하라는 안내가 있던데, 정말 차 댈 곳이 부족하다. 저기에 비하면 평택은 축구장 수준. 아무튼, 주차 안내하시는 할아버지께서 인도에 세우라기에 그래도 되나 긴가민가 하면서 인도에 주차하는 양아치 짓을 하고 말았다.
3층의 서비스 센터로 올라가니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들어가지 못한다는 안내가 되어 있고 그 앞에서 손소독을 시키고 있더라. 그러면서 손전화 고치러 왔냐고 하기에 그렇다고 하니 한 시간 정도 기다려야 한단다. 에?
안을 봤더니 인기 초절정 트로트 가수가 무료로 공연한다는 마을 회관을 보는 기분이었다. 할아버지, 할머니라 하면 무리인 듯 싶고 아저씨, 아줌마라 하면 뭔가 듣기 좋은 소리하는 듯한, 어중간한 연령대의 남자, 여자들이 가득했다. 바글바글. 그냥 보는 순간 얼어 붙었다. 와~ 씨~ 이건 아니다.
입구에 서 있던 처자에게 물어보니, 바지락 칼국수 먹다가 모래 씹은 표정 + 좋아하는 아이돌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팬의 목소리로 한 시간 이상 걸린단다. 하긴... 나 같아도 토요일에 일하면 저런 표정과 목소리가 나올 게다.
바로 포기하고 내려왔다. 도저히 기다릴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규정대로라면 배터리의 남은 수명이 80% 이상이면 교체 받을 수 없다. 배터리 관리 앱으로 확인해보면 수명이 106%로 나온다. 대체 무슨 기술을 썼기에 사용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배터리의 수명이 역주행을 하는 거지? 아무튼, 원칙으로는 교체 불가지만 우리나라 아저씨와 아줌마들 대부분이 장착하고 있는 떼쓰기 스킬을 사용하면 교체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도 일단 서비스 기사님을 만나야 가능한 거지, 만날 수가 없다. 바글바글해서.
다음 주가 되면 구입한 지 1년이 되는데 그 전에 서비스 센터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던가 해야겠다... 라고 생각하지만 평일에는 쉴 수가 없으니. 에휴...
구입한 지 두 달, 실제 사용은 한 달 된 S20+가 95%인데,
사용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는 S5e는 106%로 나온다.
90,000원에 가까운 요금제를 쓰는데 인터넷 속도 보소. 쯧.
5G는 500Mbps 이상 쭈우우욱~ 나오는데, LTE는 30Mbps가 고작이다. 물론 그 속도로도 유튜브 영상 보고, 게임도 하고, 이것저것 다 되지만... 그래도 뭔가 엄청 손해보는 기분이다. 대한민국 전역에 망 다 깔린 뒤에 서비스를 개시할 수 있도록 하던가, 국토 대비 서비스 가능 지역에 비례해서 돈을 받게 할 것이지. 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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