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월 26일. 그것도 다 지나간.
'올 해에는 한국으로 돌아가는고나.' 라는 생각에 뭔가 먹먹했던 2020년 1월인데, 벌써 전반기 대부분이 지나가버렸다니, 시간이 정말 빠르다. 40㎞/H 로 간다는 40대의 시간, 80㎞/H는 되는 것 같다.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시간이 좀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부쩍 늘어나는 요즘이다.
예전에는 실시간으로 처리하는 업무를 하다보니 항상 뭔가에 쫓기는 기분이었다. 잠깐 자리를 비워도 나무라는 사람이 많아 나도 모르게 5분 이상은 자리를 비우지 않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여유가 있는 지금도 업무 중에는 거의 쉬지 않는다. 뭐, 아직은 제대로 한 사람 몫을 못하고 있으니 그게 당연하겠지만서도.
나는 다독을 권장하는 사람이다. 3류 성인 소설일지라도 무조건 읽으면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한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귀여니 소설 따위는 분서갱유해야 한다 생각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글도 많이 써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는다. 그런 측면에서, 일기를 꾸역꾸역 쓰고 있다. 일본에서의 생활을 기록하면서 버릇이 된 게 아닌가 싶다. 일본에 가기 전에도 블로그에 일기를 쓰긴 했지만 대부분 궁시렁거리고 징징대는 내용이었다. 지금은, 그냥 이런저런 얘기를 글로 남기고 있다. 아직은 글 쓰는 실력이 는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지만, 차츰 나아지겠지.
하루에 150명이라는 제한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도서관이 문을 열어서 다행이다 싶었는데, 중앙 도서관이 석면 제거한다고 6월 한 달을 통으로 쉰단다. 흐음... 일단 이번 주 일요일에 책 반납하면서 일곱 권 빌려 오던가, 반납만 하고 ○○면 작은 도서관에서 빌려 와야겠다. 나는 집에서는 전혀 공부하지 않는 사람이니까, 공부하기 위해서라도 도서관에 갈 필요가 있는데 사무실 분위기가 제법 괜찮아서 굳이 도서관에 가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사무실에 남아서 공부하기에 충분하니까. 앞으로 또 생각이 바뀌는 게 당연하겠지만, 지금 마음 같아서는 퇴직할 때까지 여기에서 일했으면 좋겠다.
도서관에 갈 생각을 하다가 일본에서 교류 센터에 다니던 게 떠올랐다. 3㎞ 가까이 되는 길을 참 잘도 걸어다녔네. 아무렇지 않게 걷던 그 길이 너무나도 그립다.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더욱 그런 것 같다. 뭔가 아쉬운 마음 때문에 구글 지도에서 집 주소를 한국으로 바꾸지 못하고 있다. 아직도 일본의 오사카, 텐노지에 살고 있는 걸로 되어 있다. 야후! 재팬에 날마다 쌓이는 각종 찌라시 메일조차도 그리워하며 지우고 있다. 일본에서 돌아온 지 고작 2개월인데 이렇다.
길게 쭈~ 욱 못 자는 몸뚱이인지라 23시 쯤에 자면 항상 세 시에 깨곤 했다. 그런데 그제, 어제, 이틀 모두 한 번도 안 깨고 푹 잤다. 물론 자정 전후로 잤으니 여섯 시간 정도 잔 셈이지만 내게는 제법 놀라운 일이다. 하루에 여덟 시간을 자야 한다는 강박을 버리니 오히려 맘이 편하다. 문제는... 새벽에 한 번도 안 깨고 푹 자긴 하는데, 수면 상태를 보면 그닥 잘 잔 걸로 나오지 않는다. 어지간히 뒤척이는 모양이다. 게다가, 점심 시간에 미칠 듯 졸리다.
점심 밥을 먹지 않고 있어서 한 시간 하고도 10분이 오롯이 쉬는 시간인데, 15~20분 정도 책을 읽다 보면 잠이 마구 쏟아진다. 도저히 이겨낼 수 없을 정도라서 결국 그냥 자버린다. 그렇게 자고 일어나면 그나마 개운하다. 짧은 낮잠이 몸에 좋다고 하니, 앞으로는 이기려들지 말고 그냥 자야겠다.
코로나가 좀 가라앉으면 지역의 배드민턴 클럽도 좀 알아보고 해서 뽈뽈거리고 싸돌아다닐 생각이었는데, 당최 잠잠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결국 백신이나 치료 약이 나오지 않는 이상은 예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을 것 같다. 약이 만들어진다고 해도 서양 것들이 동양 사람에 대해 차별하는 문제는 더 심해질테니 해외 여행도 자유롭게 다닐 수 없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중국에서 또 뭔 정체 불명의 바이러스가 튀어나올지 모를 일이다. 안 된다, 안 된다 하면서도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오늘은 아침에 일찍 갔고, 조금 늦게 퇴근했다. 여섯 시 반이 조금 넘어 숙소에서 나갔는데 일곱 시에 알람이 설정되어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내가 맞춰놓은 알람 때문에 시끄러웠을 동거인과 이웃들에게 몹시 미안하다.
내일은 체육 대회가 예정되어 있다. 오늘 저녁에 비가 엄청 온다더니 몇 방울 부슬부슬 내리다 말았다. 다행이라면 다행. 내일은 일찍 퇴근할 생각이다. 내일이 지나면 또 일주일의 반이 가는 셈. 이렇게 5월도 지나갈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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