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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5월 24일 일요일 맑음 (오랜만에 햄버거)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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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 잔 마시고, 22시도 안 되어 드러누웠다. 태블릿 붙잡고 있다가 스르르~ 잠이 들었고, 새벽에 깼다. 출근 안 하니까 여유롭게 비몽사몽 간에 또 태블릿을 붙잡고 시간을 보냈다. 다섯 시가 되어서야 다시 잠이 들었는데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또 깼다.

  • 일기 예보에서는 아홉 시부터 비가 온다고 했는데, 일곱 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부슬부슬 내리는 것도 아니고 쏴아아~ 하고 쏟아진다. 창문을 열어 놓으니 빗소리가 어찌나 거센지.
    내리는 비를 보다가 일기 예보에 대한 생각의 차이가 왜 생기는지 깨달았다. 득도! (;・д・)

  • 일본에 있을 때 마사미 님에게 비 올 확률이 50% 이하라고 나오면 비가 안 온다고 생각해서 우산을 안 챙기게 된다고 했더니 살짝 놀라시더라. 40%로 나온다면 열 번 중 네 번은 비가 온다는 얘기니까 우산을 챙기는 게 당연한 거라고. 그런데 난 비 올 확률이 절반을 넘지 않으니까 안 온다고 생각하는 거지. 생각해보면 마사미 님의 말이 맞는 거다. 게다가, 시간대 별 예보가 아니라 그저 '이 날은 비 올 확률이 40%입니다.' 라고 한다면, 스물네 시간 중 40%니까 최소한 열 시간 정도는 비 올 확률에 들어간다는 얘기가 되고, 그 열 시간은 해 지고 나서일 수도 있지만 당연히 밝을 때일 수도 있는 거다.
    '나는 왜 비가 온다, 안 온다를 이분화해서 생각하게 된 걸까?' 라고 의아해했는데, 이게 다 일기 예보 어플 때문이다. 50%가 넘지 않으면 그저 구름만 표시하고 있는 거다. 흐리다고 나오니까 당연히 비 온다는 생각을 안 하게 되는 거지. (남 탓 최적화!)

  • 아무튼... 그렇게 빗소리를 듣고 있다가 컴퓨터를 켰다. 에픽 게임즈에서 『 GTA Ⅴ 』를 무료로 푼 데 이어 『 문명 6 』 마저도 무료로 풀어버렸다. 『 GTA Ⅴ 』는 내 노트북에서 제대로 안 돌아간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설치를 안 했지만, 『 문명 6 』은 고사양을 필요로 하지 않으니까 바로 설치. 그리고... 문명했습니다. ㅋㅋㅋ

  • 금요일에 퇴근한 후 잠깐 한답시고 실행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월요일 새벽이더라는 전설의 그 게임. 타임 워프가 실존함을 보여주는 그 게임. 정말이지, 시간이 순식간에 가버리더라. 만약 회사 컴퓨터에 설치해도 된다고 하면, 당직 근무도 전혀 힘들 것 같지 않았다.

  • 나는 그나마 일찌감치 정신 차려서 몇 시간만 까먹을 수 있었다. 13시가 넘었기에 한 숨 자야겠다 싶어 드러누웠고, 두 시간 정도를 자고 일어났다. 16시가 넘었는데 하루종일 방구석에만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아서 근처 저수지로 산책 가면서 마사미 님과 통화. 단어고 문법이고 개판이다, 진짜. 정말로, 일본 드라마가 됐든, 영화가 됐든, 하루에 한 편씩은 봐야겠다.

  • 문득 마스크를 사지 않은 것이 떠올라 늘 가던 약국에 전화를 했는데 ARS가 받는다. 일단 가보자 싶어 출발했는데 문을 닫았네. 면내로 나간 김에, 롯데리아에 들렀다. 사람이 들어가도 아는 척을 안 하기에 '뭐 이런...' 하다가 자동 주문 기기를 발견. 일하는 사람이 달랑 두 명인지라 주문은 자동화 기기로만 해야 하는 듯 하다. 주문하고 기다리는데 미리 만들어놓은 햄버거가 없어서인지 오래 걸리더라.

  • 기다리는 동안 창 밖으로 보니 면에서 운영하는 체육관이 있고, 거기에 배드민턴 클럽 간판이 걸려 있더라고. 네일베에서 검색해봤는데 안 나온다. 혹시나 하고 옆 동네 배드민턴 클럽을 검색해봤지만 역시나 안 나온다. 카페도 없고, 밴드도 없다. 아니, 밴드는 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홈페이지나 밴드는 없는 게 확실하다.
    아직 코로나가 완전히 사라진 게 아니니까 좀 더 몸을 사리다가 실내 운동도 괜찮다고 하면 한 번 알아봐야겠다.

  • 햄버거 받아들고 숙소로 돌아오니 그 잠깐 사이에 내가 가장 선호하는 자리에 누가 차를 세워놨네. 적당히 주차한 뒤 방으로 돌아와 햄버거 순삭.

  • 일본에서 돌아올 때, '일본에 있으면서 익숙해진 버릇 같은 것 때문에 힘들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했더랬다. 말도 안 되는 걱정이었다. 한국에서 40년 가까이 살고, 일본에서 달랑 1년 반 살았는데 일본의 습관이 몸에 깃들리가 있겠냐고.
    대표적인 게 자전거를 조심하는 행동. 일본에서는 아기를 태운 자전거조차 엄청난 속도로 질주하고 그랬으니까, 인도에서 함부로 대각선 보행하다가는 들이 받히기 쉽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옆으로 걸어야 한다 치면 무조건 뒤를 확인했었다. 그런 버릇이 한국에서도 이어질까 걱정이었는데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물론, 한국에서는 거의 걷지 않으니까 저런 일이 생길 리가 없다. 일본에서야 3㎞ 넘는 거리도 걸어다녔지만 여기서는 1㎞도 차 타고 다니니까. 게다가 일본에서 그렇게 바랐던 시골 생활을 하고 있는데, 차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곳이라서 걸어다니는 게 쉽지 않다.

  • 일본에서는 오사카 대도심에서 살고, 한국에 돌아오니 깡 시골에서 살고. 반대가 되었으면 좋았을텐데. 아무튼. 예전에는 로또만 5,000원 어치씩 샀는데 최근에는 3,000원 어치만 사고 나머지 2,000원은 연금 복권을 사는 데 쓰고 있다. 당최 당첨이 안 되긴 하지만, 혹시라도 1등 먹게 되면... 당장 회사 그만두고 3개월 단위로 일본 왔다갔다 하면서 여행이나 하고 살고 싶다. 뭐, 이런 꿈 꾸는 사람이 한, 두 명이 아니니 내 차례가 올까 싶지만서도.

  • 자동차 개별 소비세 인하는 연장 없이 다음 달에 끝난다고 한다. 5월 말이니까, 다음 달에 차가 나온다면 지금 쯤 언제 차 인수할 수 있다고 연락이 왔을텐데, 그런 연락이 전혀 없는 걸 보면 6월도 물 건너 간 게 아닐까 싶다. 2,000만원이 채 안 되는 i30 팔던 현대 자동차 딜러도 꼬박꼬박 연락하고 그랬는데, 볼보 딜러는 더럽게 ××××. 6월 지나서 차 받게 되면 개별 소비세 인하고 나발이고 어림도 없네. 딜러가 이렇게, 저렇게 해달라는 건 하나도 안 하려고 생각 중이다.
    지금 타는 차는 에어컨을 켠 채 달리는 게 미안할 정도니까, 될 수 있으면 더워지기 전에 새 차가 나왔으면 좋겠는데. 에휴...

  • 밖이 아직 환~ 한데 벌써 19시다. 냉장고에 맥주가 몇 캔 남았으니, 두 캔만 마시고 일찍 누워야겠다. 오늘, 아니 내일은 새벽에 깨더라도 태블릿 만지작거리지 말고 다시 자야지. 다음 주는 쉬는 날도 없는데다 맡은 일도 있어서 지금까지 보다는 좀 더 조여지는 한 주가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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