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에 스물네 시간 근무를 마친 후 시간이 엄청나게 빨리 간다. 인터넷으로 검색을 한 뒤 이천에 있는 마트에 갔는데 열한 시부터라네? 응? 왜? 인터넷에서 본 건 아홉 시부터였는데. 결국 차에서 꾸겨져 잤다. 시끄럽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해서 30분도 못 자고 빈둥거리다가 마사미 님께 전화 걸어서 궁시렁거리고. 그러다가 시간이 되어 쇼핑을 한 뒤 우체국으로 이동.
미리 알아본 바로는 배로 보내는 방법 뿐이라고 했는데, EMS 프리미엄도 가능하단다. 그런데 EMS 프리미엄은 내가 직접 전화를 해서 가능한지 물어봐야 한단다. 무슨 말도 안 되는. 그럼 내가 바로 UPS에 전화로 접수하고 말지, 뭐가 아쉬워서 우체국에 가냐고. 아무튼, 상하는 물건이 있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배로 보냈다. 대만까지 25,000원 조금 넘게 나왔네.
숙소로 돌아와서 바로 퍼질러 잔답시고 드러누웠더니 세 시간이 순삭. 슬슬 회식하러 가야 할 시각이 되어 씻고 대충 주워 입은 뒤 밖으로 나갔다.
회식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무척이나 즐거웠고, 신나게 퍼마신 뒤 필름이 끊어져버렸다. 완전히 날아간 건 아니고, 군데군데 날아갔다. 룸 메이트와 일 잔 더 하기로 했지만 당최 오지를 않아서 결국 혼자 캔 맥주 하나 마시고 잤다.
금요일은 하루종일 시체 모드였고, 그렇게 어영부영 하루를 보내버렸다. 그리고 오늘. 빈둥거리다가 사무실에 가서 잠시 앉아 있다가 왔다. 두 시간만 있으려고 했는데 뭔가가 있어서 조금 더 있었네.
사람이 빠져 나가면 그만큼 채워줘야 하는데, 죄다 공석으로 비워놨다. 게다가 베테랑들이 빠져나가는 바람에 이래저래 빵꾸 날까 걱정이 되는 상황. 뭐, 없는 자리는 어떻게든 채워진다는데... 문제는 채우는 게 죄다 나라는 거. 프로그램 관련된 것도 나, ○○○ 관련된 것도 나, 죄다 나한테 시킨단다. 하아... 내가 내 입으로 일 잘한다 떠들고 다닌 적도 없고, 누가 나를 인정해서 초고속 승진한 적도 없는데, 왜 죄다 나한테 떨어지는 거냐고. 제기랄. 금요일에도 날 찾았다고 한다. 하아... 다음 주부터 고열이 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무실에서 나와 재활용 쓰레기를 정리해서 버리고, 용담 저수지에 가서 산책하면서 마사미 님과 통화를 했다. 한 시간 넘게 떠들다가 전화를 끊고 편의점에서 맥주를 산 뒤 숙소로 돌아가다가, 밥 먹고 가야겠다 싶어 고삼 저수지 쪽으로 가다가 나온 설렁탕 집에 들어갔다. 연예인들 싸인이 즐비하던데, 맛은 그냥저냥.
숙소로 돌아와 샤워를 마치고 옷 갈아입은 뒤 세탁기를 돌렸다. 그리고 일기 쓰는 중.
위에서도 끄적거렸지만, 여기저기에서 빈 자리가 생겼는데 그걸 죄다 내가 채우게 생겼다. 인정해주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자기들 마음대로 기대하고 실망하고. 실컷 부려진 후에 욕이나 먹고. 익히 알고 있는터라 마음이 영 불편하다. 언제부터 내 존재감이 이렇게 컸던가.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살고 싶은데 말이지.
숙소에서 회사까지 딱 1.2 ㎞다. 지금은 당연히 차로 다닌다. 잠깐 타고 말 생각으로 산 스파크를 예상보다 오래 타고 있다. 늦어도 6월에는 차가 나올 줄 알았는데, 지금 같아서는 9월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 아무튼... 스파크야 막 타고 팔 생각이니까 상관이 없지만, 새 차가 나오면 출/퇴근이 걱정이다. 달랑 1.2 ㎞ 타려고 차를 움직이는 건 너무 가혹하다 싶은 거지. 오래 탈 생각이니까.
그래서 전동 킥보드를 사려 했으나 회사로부터 블로킹 당했다. 사회적 지위와 체면을 고려해서 안 된단다. 전동 킥보드를 타면 안 될 정도인가, 내가? 결코 아니라 생각하는데 말이지. 아무튼, 그리하여 잠시 바이크를 생각했다. 하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거지. 차도 죄다 빚 내서 사는 마당에, 500만원 넘게 주고 바이크를 산다는 건...
스파크를 계속 유지하는 방법, 트위지를 중고로 사는 방법,...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봤지만 어느 쪽을 선택하더라도 돈이 크게 깨진다. 한 번 깨지고 마는 게 아니라 계속 깨지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던 중에, 카카오 메이커스에서 판매 예정이라 뜬 전기 자전거를 봤다. 20인치 접는 자전거인데 생긴 게 딱 맘에 들더라고. 그래서 일단 찜 해놨는데,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이미 팔고 있는 제품이네? 카카오에서 가격 까지는 거 봐서 별로다 싶으면 그냥 다른 곳 통해 사려고 한다. 옵션 다 때려 넣어도 100만원이 안 되는데 스로틀을 지원하는 녀석인지라 딱인 것 같다. 한 번 충전하면 30㎞ 이상 주행할 수 있다니까 한 달에 두, 세 번 충전으로 충분할 것 같고. 새 차 나오기 전에 질러서 타고 다니면서 적응도 하고 그래야지.
오늘 경기는 중계 때문에 20시로 밀렸다고 한다. 슬슬 빨래 널고, 빈둥거리다가 축구 본 뒤 자야겠다. 빨리 차 나와서 캠핑도 가고 그랬음 좋겠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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