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날 장마, 장마, 말만 그러는가 싶었는데 이제서야 비가 비 같이 오는 것 같다. 하루종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쏟아 붓더라. 원래는 오늘 퇴근하자마자 내려갈 계획이었는데 퇴근 무렵 비 오는 걸 보니 엄두도 안 난다. 바로 포기.
대신 오늘도 회식을 하기로 했다. 회식이라고 하지만 참석 가능한 인원은 두 명. 나랑 룸 메이트. ㅋㅋㅋ 그냥 같이 사는 사람들끼리 일 잔 마시는 건데 내가 회식이라 부르고 있다. 룸 메이트도 전염되어 "오늘 회식합니까?" 이러고. ㅋㅋㅋ
어제는 룸 메이트가 30,000원 넘게 주고 족발을 사왔더랬다. 오늘은 내가 사야지. 뭘 먹을까 잠시 망설이다가 쭈꾸미(표준어는 주꾸미가 맞습니다.)로 낙찰! 가게까지는 집에서 차로 10분 정도? 하지만 고인 물 때문에 시간이 더 걸린다. 시골 도로라서 여기저기 파이고 깨져 있고 가장자리에 물이 잔뜩 고여 있는데 그런 곳을 지날 때마다 휠 하우스에서 엄청난 소리가 난다. 철판이 찢겨질 것 같은 기분이다.
무사히 가게에 도착해서 미리 전화로 주문한 음식을 받아든 뒤 숙소로 돌아가기 위해 출발. 비 때문에 뒤가 잘 안 보였는데 딱히 오는 차가 없어 보여서 깜빡이를 넣고 들어갔더니 잠시 후 빠아앙! 하는 클락션 소리. 하... 끼어든다고 저 뒤에서부터 클락션 눌러대며 오는 거였다. 화들짝 놀라 원래 차로로 돌아갔다가 그 차를 보낸 뒤 다시 차선을 바꿨다. 경차라고 함부로 구는 것들을 간혹 보게 된다. 평소에는 잘 모르겠는데 내 앞으로 들어오면 안 되는 상황에서 굳이 끼어들어서 브레이크를 밟게 하는 경우가 가장 많고, 오늘처럼 끼어든답시고 질알하는 것들은 어쩌다 한 번 보는 편.
숙소에 돌아와 바로 마시기 시작. 막걸리 한 통은 금방 바닥이 났고, 발포주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방으로 돌아왔다.
어제인가, 가입되어 있는 자동차 카페에서 다툼이 있었다. 카페장이 뭔 이벤트를 한 모양인데 거기 참석하는 사람들이 인증을 글 올리는 방식으로 하면서 게시판이 난잡해진 거지. 회원 한 명이 카페장한테 뭐라고 한 모양인데 '하면 안 되냐?' 는 식으로 대꾸를 했더라. 거기에 대해 카페장은 자기 허락도 없이 대화 내용을 올렸냐며 발끈하고.
결국 카페장이 회원 두 명을 쫓아내버렸다. 꼴을 보고 있자니 정말 가관이다 싶더라. 카페는 누구나 만들 수 있는 거지만 그 카페가 얼마나 크게 성장하는지는 결국 회원에게 달려있는 거다. 카페장이 자기 돈과 시간을 들여 카페를 키우려는 노력을 했다면 모르겠지만, 자동차 카페에 그런 게 있을 턱이 없잖아? 게다가 어느 정도 이상으로 규모가 커지면 먹는 것도 꽤 있을 거고 말이지. 그런데 카페의 주인이 자기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절대 권력을 행사하려 드는 거지.
꼴 같잖아서 탈퇴해버렸다. 그렇잖아도 카페에 올라오는 글 보면 같잖은 것들이 많아서 영 맘이 불편했는데. 탈퇴하는 김에 거의 안 들어가는 카페들도 다 정리하고.
굳이 '구지'를 써가면서 거지 발싸개 같은 필력을 자랑하는 것들도 많고,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손가락을 놀리는 멍청이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산 건 좋은 거니까 까지 말라고 깝죽거리는 쪼다들도 수두룩. 1억 가까이 하는 차를 살 정도면, 그래도 어느 정도 괜찮은 직업을 가지고 있을테고, 그러려면 당연히 고등 교육을 받았을텐데, 말하는 거나 글 쓰는 거 보면 가관이다.
아무튼, 자동차 동호회만큼 돌대가리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 없는 것 같다. 이런저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인지라 울며 겨자 먹기로 버텨왔지만, 더는 못 참겠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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