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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8월 22일 토요일 비옴 (또 비 / × 같은 차팔이 ㅺ)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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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벽에 눈이 떠졌다.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니까, 억지로 다시 자려고 하지 않았다. 눈도 안 떠지는데 태블릿을 붙잡고 유튜브의 수많은 영상 사이에서 헤매고 다녔다. 알 수 없는 알고리즘으로 『 기동전사 건담 』 을 보게 됐다. 저작권 괜찮은 건가? 한글 자막까지 붙어 있던데. 그걸 보다가 졸려서 끄고 잤다.

  • 아침에 일어나 방 밖으로 나갔더니 여전히 조용하다. 룸 메이트는 집에 간 모양이다. 주말 동안은 혼자. 역시 혼자인 쪽이 편하다. 라면을 끓여서 배를 채운 뒤 빈둥거렸다. 그러고 있자니 천둥 소리가 들리고 이내 비가 쏟아졌다.

  • 『 문명 Ⅵ 』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비가 좀 잠잠해진 것 같아 가까운 편의점에 가서 맥주를 사들고 왔다. 어제 본 핀터레스트의 이미지 중에 지방 간 어쩌고 하는 게 있어서 살짝 쫄렸지만, 맨 정신으로 축구를 볼 수는 없다. 포항 경기 보면서 한 잔 마셔야지.

  • 비가 오락가락하는지라 빨래하기에는 좋지 않은 날이지만 나에게는 제습기가 있다. 훗. 세탁기를 돌리고, 그 새 꺼진 배를 채우기 위해 햇반 두 개와 고추참치 두 개를 땄다. 슥슥 비빈 뒤 김까지 까서 배를 채웠다. 오뚜기에서 나온 고추참치를 샀는데 소스랑 참치 말고는 아무 것도 안 들었다. 동원에 비해 한참 부실한 느낌. 아무튼 배를 채우고 나서 빨래를 널고 제습기를 켰다.

  • 딜러, 아니, 차팔이 ㅺ한테서는 여전히 연락이 없다. 안 읽었으면 '그 정도로 바쁜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읽씹이다. 싸가지가 아~ 주 뭣 같다. 처음 방문했을 때 다른 차에서도 다 되는 걸 볼보에서만 되는 것처럼 짖어댈 때 알아봤어야 했다. 다른 곳에 중복 계약했어야 했다. 이제와서 후회해봐야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지만. ㅽ

  • 검색해보니 천안에 전시장이 있기에 메일을 보냈다. 올 해 안에 받을 수 있으면 계약하겠다고. 안다. 안 되겠지. 뭔 대단한 차라고 1년씩이나 기다려서 받아야 하나 싶다. 딱히 할 일도 없는데 오늘 축구 끝나고 나서 다른 차 알아봐야겠다. 푸조 3008 디젤로 살까 싶기도 하고. 뭣 같은 차팔이 ㅺ 때문에 계약 취소하고 다른 차 살 생각을 하게 될 줄이야. ㅽ

  • 어제는 찌질삼(쓸데없이 말 많은 것들이 셋 있는데, 각각 찌질일, 찌질이, 찌질삼으로 부르기로 했다.)이 화장실에서 말을 걸어왔다. 해병대 나왔냐고. 그렇다고 했더니 운동할 때 해병대 티셔츠 입은 걸 봤단다. 난 운동할 때 해병대 티셔츠를 입은 적 없는데? 제초 작업할 때 입고 있었는데 그걸 운동할 때 봤다고 착각하고 있는 모양이다. 제초할 때 보신 모양이라 했다. 그랬더니 해병대를 주제로 뭔가 대화를 이어가려 하는 것 같더라. 그래서 잽싸게 해병대 언급하는 거 별로 안 좋아한다 하고 자리를 떴다.

  • 회사에 해병대 티셔츠를 입고 간 건, 그게 망가져도 되는 유일한 옷이었기 때문이다. 제초 작업을 하게 되면 옷이 더러워질텐데, 그렇게 망가지면 세탁을 해도 다시 입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지금 잠옷으로 마구 입는 옷이 세 벌 있는데 두 벌은 일본에서 산 티셔츠라 그나마 한국에서 똑같은 걸 다시 살 수 있는 해병대 티셔츠를 입고 간 거였다.

  • 차에 해병대 스티커 꼬박꼬박 붙이고, 아~ 주 가끔은 해병대 군복 입은 청년들에게 조금이나마 용돈하라고 만 원 짜리 두 어 장 주기도 하고 그러지만, 어디 가서 나 해병대 나왔다고 먼저 떠들지는 않는다. 그게 얼마나 같잖아 보이는지 익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같잖아 보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누군가가 먼저 해병대를 언급하면 일단 경계하게 된다. 저렇게 군대 얘기하게끔 판을 깔아줘놓고는 몇 마디 하면 뒤에서 까지 않을까 싶어서.

  • 아무튼, 찌질이 삼총사들과는 그닥 말을 섞고 싶지 않다. 같은 급으로 수준 떨어질까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만날 실실 웃고 주머니 뒤집어가며 이것저것 다 내어줘도 욕 먹고 살 수밖에 없다. 그냥 나 편하게 사는 게 제일이다.

  • 축구 끝나면 21시가 되겠고만. 유튜브로 영화 보고, 『 그것이 알고 싶다 』 보고, 그러다 자면 되겠다. 부산한테는 이기겠지.



  • 부산한테 졌다. 지난 주에 성남과 경기하는 걸 보면서 몇 번이나 한숨을 쉬었는지 모르겠다. 부산의 경기력은 형편 없었다. 그런데 그런 팀을 상대로 졌다. 전반에 라인 올려 수비하는 걸 보고 의외라는 생각은 했다. 하지만 우릴 상대로 오래 못 버틸 거라 생각했다.
    전반에만 두 골이나 처먹었다. 전반 끝나기 전에 한 골이라도 만회하지 않으면 질 거라 생각했고, 딱 그렇게 됐다. 부산의 경기력이 좋았다고는 할 수 없다. 우리가 못했다. 교체로 남준재? 심동운이 아니고? 하아...

  • 우리나라 노래를 듣는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한 달에 얼마를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예전에는 멜론을 썼는데, 지금은 어느 서비스도 이용하지 않고 있다. 대신 아마존 뮤직을 통해 노래를 듣는다. 일본 음악은 물론이고 팝도 대부분 들을 수 있고, 우리나라 노래도 꽤 지원한다. 얼마 전에 테일러 스위프트의 새로 나온 앨범이 기똥차다는 기사를 보고 듣는 중인데, 나와는 별로 맞지 않는 것 같다.

  • 항상 주말에는 유튜브 보지 말고 노래나 듣자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안 된다. 쉽지 않다. 이번 주도 마찬가지다. 다음 주는 상황 근무가 있으니 당연히 안 되겠지. 공부도 해야 하고, 할 일이 태산인데 만사 귀찮다.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으니까, 주말은 이렇게 보내도 된다고 생각한다. 갑자기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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