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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0년 09월 03일 목요일 비옴 (XC40 계약 취소 / 미친 날씨)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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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도시 빈민이니까 한 푼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 시간 외 근무를 하겠답시고 아침부터 허둥지둥 서둘러 출근했는데 2분 차이로 실패하고 말았다. 일곱 시 반까지 가야 하는데 사무실에 도착하니 2분 늦었더라. 정문에서 번호판 자동 인식 오류만 없었어도 됐을텐데. 저 염병할 카메라는 여덟 자리 번호판도 잘 인식하고, 새로 나온 필름식 번호판도 잘만 읽으면서, 내 차는 수도 없이 오류를 낸다. 연속해서 네 번, 다섯 번 뜬 적도 있다. 그 때마다 후진했다가 다시 들이밀기를 반복해야 한다. 뒤에 따라오는 차라도 있을 때면 정말 곤혹스럽다.



  • 아무튼, 시간 외 근무에는 실패했지만 그렇다고 숙소로 돌아갔다가 다시 출근할 수도 없는 노릇. 커피 일 잔 마시면서 일 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딱히 할 일이 없다. 태풍 대비 차원에서 장비를 보호 조치해놨기 때문이다.
  • 9개월째 기다리고 있는 XC40은 결국 포기하기로 했다. 너무 일찍 전화하면 회의다 뭐다 해서 안 받을까 싶어 열 시가 되기를 기다렸는데 할 일이 없으니까 시간이 안 가더라. 결국 아홉 시 반이 조금 넘어 볼보 차팔이 ㅺ한테 전화를 했다. 안 받는다. 전시장으로 전화를 했다. 여자 직원이 받기에 '계약을 취소하려 한다.' 고 했더니 담당 딜러가 누구냐고 물어본다. A 주임이라고 하니까 직접 통화하면 도와줄 거란다. 전화했더니 안 받더라고 하니까 이름이랑 전화 번호를 물어보더라. 전달해주겠다고 한다.
  • 점심 시간이 지난 후 장비를 다시 가동했지만 그렇다고 막 바쁘거나 하지는 않다. 모처럼 굉장히 여유있는 시간을 보냈다.
  • 저녁 밥만 먹고 퇴근하자는 생각으로 땡~ 하자마자 식당으로 향했다. 밥 먹고 있는데 갑자기 미친 듯 쏟아지는 비. 저~ 멀리 파~ 란 하늘이 보이는데도 비가 말도 안 되게 쏟아지는 거다. 밥 다 먹을 때까지 계속 비가 와서, 어쩔 수 없이 빗 속을 뚫고 퇴근을 했다. 잠깐 동안이었고 우산도 썼는데 바지가 다 젖었다.



  • 숙소 주차장에 들어서는데 급하게 내리는 동료 직원을 발견! 급하게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밀리는 기분이다. 아... 이 차로 장거리 타는 건 절대로 안 되겠어. 자살 행위다. 팔 때까지 출/퇴근 할 때 말고는 주차장에 고이 모셔둬야겠다.

사진 아랫 쪽에 하얀 점처럼 보이는 것들이 다 빗방울이다. 날씨가 미친 게 분명하다.


  • 퇴근하고 손전화를 봤다. 예상대로. 차팔이 ㅺ로부터의 연락은 없었다. 부재 중 전화도 없었고, 카카오 톡 메시지나 문자 메시지도 없었다. 그럼 그렇지. 내가 내 돈 주고 물건 사면서 이렇게 기분 더러운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뭘 믿고 저렇게 뻣뻣한 거지?



  • 생사여탈권을 쥔 귀족 앞의 노예처럼 굽신거리기를 바라는 게 아니다. 기본적인 예의만 지켜줬으면 좋겠는데 그런 것조차 없다. 먼저 연락도 없고, 대기 순번이 어떻게 되냐는 문자는 읽은 뒤 답장을 안 한다. 주위 사람들한테 딜러가 카톡을 읽씹한다고 했더니 진짜냐고, 말도 안 된다고, 그런 사람이 어디 있냐고. 거 봐, 저 ㅺ가 희한한 거라니까.
    계약 취소 의사를 밝혔음에도 아무 반응이 없다. 이건, 뭐... 대단하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검색해보니 계약금 환불까지 4주나 걸렸다는 사람도 있더라. 저 염병할 차팔이 ㅺ가 나한테 하는 꼬라지를 보면 나도 같은 경험을 하지 않을까 싶다. 게다가 추석까지 끼어 있으니 이 핑계, 저 핑계 대면서 뮝기적거릴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그래. 억이 넘어가는 차 산다는 사람도 줄을 섰다더라. 그런 사람들이 수두룩한데, 0.5억 짜리 차 산다는 나는 별 거 아닌 걸로 보일지도 모르겠다. 0.5억도 별 거 아닌 돈 취급하는 것들이 달랑 100만원 돌려주는 것 가지고 왜 그리 꼴값을 떨까?
  • 아무튼, 차가 맘에 들어서 계약을 했다가 차팔이 ㅺ 하는 짓이 같잖아서 구입을 포기했다. 조기 축구회의 동생이자 벤츠 딜러는 일단 그대로 두라고 했는데 어차피 살 맘이 없어진 이상 질질 끌 필요가 없다. 빨리 해약해버리는 게 낫지. 카카오 톡 보내서 전달 받았냐, 해약한다, 환불해달라, 징징거릴까 하다가... 틀림없이 또 씹을텐데 그렇게 되면 홧병으로 숨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내일 다시 전시장으로 전화해서 얘기할 생각이다. 저 망할 ㅺ랑은 말 섞고 싶지도 않다.



  • 오늘도 찌질이 삼형제는 말도 못하게 떠들어댔다.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서 헤드폰을 쓰고 있었다. 개뿔 쓰잘데기 없는 개소리를 어쩜 그리도 쉬지 않고 뱉어대는지. 질린다, 진짜. 셋 중 둘은 월급 도둑놈이고 하나는 그나마 열심히 일하고 있어서 조금 덜 밉긴 한데, 떠드는 꼬라지 보면 입에 재갈을 물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 내일만 보내면 주말이다. 온갖 걱정을 안고 귀국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9월이다. 예정대로 공부를 했더라면 지금쯤 슬슬 돌아갈 준비를 해야겠다면서 짐도 싸고, 물건들도 팔고, 그러고 있겠지? 빌어먹을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가지도 못하고, 일본의 선생님과 친구들에게 놀러 오라고 하지도 못하니 짜증스럽다. 에휴...










  • 지난 달 카드 값이 80만원도 안 나왔다. 역대 급이다. 일본에 갔다 와서 뿐만 아니라, 가기 전을 포함해도 저렇게 안 쓴 적이 있나 싶다. 이게 시골의 힘이다. 시골에 사니까, 퇴근하고 어디 갈 데도 없고 하니까, 만날 숙소에서 컵라면이나 먹으면서 돈 안 드는 여가 생활(?)이나 하고 있으니까 이렇게 안 쓸 수 있는 거다. 50만원 가까이 하는 운동화 지르고, 전기 자전거 지르고, 제습기 지르고, 매 달 뭔가 질러대면서 부지런히 까먹었는데 이번 달은 딱히 지른 것도 없고 하니까 저런 쾌거를 달성했다. 앞으로도 계속 저렇게 안 쓰고 살면 좋겠지만... 어렵겠지. 차 나오면 좋~ 다고 주말마다 뽈뽈거리고 싸돌아다닐테니 기름 값도 훨~ 씬 더 들어갈 거고. 그러고보니 지난 달 마지막 날에 계약금 100만원 넣고 6,000만원 짜리 차 계약해놓고는 카드 값 조금 나왔다고 좋아하고 있네. -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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