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포장일기 』

2020년 10월 03일 토요일 흐림 (예상 적중!)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0. 10. 3.
반응형
  • 화요일에 퇴근하면서, 아마도 토요일 저녁이나 일요일 저녁이 되면 '대체 뭐했다고 5일이 지나가버린 거지?' 라 생각할 거라 예상했더랬다. 기똥차게 맞아들어간다. 지금 딱 그러고 있으니까. 흠... 이쯤되면 대충 두루뭉술하게 단문 시 몇 편 지어서 21세기 노스트라다무스로 포장해도 되지 않으려나?

  • ×냄새 때문에 며칠 동안 창문을 닫고 살았는데 어제는 답답해서 도저히 안 되겠더라고. 그래서 결국 창문을 열었다. 다행히 ×냄새는 나지 않았다. 그렇게 해놓고 잤는데 새벽에 빗소리가 들리더라. 어라? 나 선루프 열어놓은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다. 그렇다고 그 새벽에 확인하러 가는 건 귀찮고. '물이 고이면 퍼내야지.' 라 생각하고 다시 잤다.

  • 일본에 있을 때에는 텔레비전까지 사놓고도 일본 방송을 거의 보지 않았는데, 오히려 한국에 와서는 일본 방송을 보려고 기를 쓴다. 스스로 생각해도 바보 같은데 일본어를 잊지 않으려면 이렇게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감 따위가 있기 때문이다.

  • 검색해보니 JLPT N2를 두 달만에 땄다는 글이 있더라. 히라가나, 가타가나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두 달만에 땄단다. 그래? 그럼 나도 해볼까? 라 생각하겠지. 하지만 저 사람도 하루에 여섯 시간에서 여덟 시간을 공부했다더라. 현실적으로, 해야만 하는 공부가 있거나 일이 있는 사람이 두 달 동안 매일 여섯 시간 이상을 공부하는 데 쓸 수 있을까? 어려울 거다.

  • 단순히 JLPT 합격이 목표였다면 나도 쥐어짜서 어떻게든 할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나는 일본인들과 일본어로 막힘없이 대화를 나누는 게 목표인지라, JLPT N2에 합격하더라도 내가 그 실력이 아님을 안다. 외운 단어를 대화에서 사용할 수준이 안 되는 거다. 결국 만날 쓰는 표현이나 쓰고. 그나마 마사미 님과의 통화가 큰 도움이 되는데 귀찮다는 이유로 연휴 동안 한 번도 통화하지 않았다. 에휴...

  • 최근 일본에 있을 때 썼던 일기를 종종 읽는다. 1년 전에 이랬고나, 2년 전에 저랬고나, 하면서 혼자서 추억 여행을 떠나는 거지. 먼 과거도 아닌데, 얼마 안 된 일인데, 자신이 쓴 일기를 보면 기분이 이상하다. 예전에도 싸이월드에 일기를 종종 쓰긴 했는데 이제는 볼 수 없게 되었으니, 티스토리는 부디 망하지 말고 오래 가길 바란다. 이미 블로거닷컴에서 이사 온 거란 말이다.

  • 아무튼... 확실히 난 지구력이 부족하다. 공부하겠답시고 책상에 앉아도 30분을 버티기 힘들다. 금방 잡생각을 하고 딴 짓을 한다. 하기 싫은 공부가 아니라 스스로 좋아하는 일본어 공부를 하는 데 이렇다. 결국 나는 남들이 하루면 끝낼 일을 3일 동안 나눠서 끝내야 하는 사람인 거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저런 사람이라는 걸 자각하고 있다는 거랄까? 아무튼, 12월의 JLPT N2에 합격하고 싶다. 그러려면, 좀 더 빡쌔게 공부해야 한다. 하지만 나는 자신을 괴롭게 하고 싶지 않다. 나이 핑계 대면서 쉬운 길만 골라 걷는 중이다. 그런 나임을 아니까 걱정이 된다.

  • 두 시간 뒤, 전북과의 경기가 있다. 포항이 져도 되니까 자판기 ㅺ들이 우승하는 꼴은 안 봤으면 좋겠다. 우리가 ACL 못 나가도 된다. 전북에 져도 된다. 자판기 ㅺ들에게는 준우승이 딱이다. 이렇게 말해도 경기 보면 당연히 포항을 응원하겠지만서도.

  • RX10도 그렇고, TX20도 그렇고, 갤럭시 S8도 그렇고. 죄다 배터리가 그 수명을 다 했다. 방전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다. 하지만 배터리 가격이 워낙 비싸니 다시 사는 게 망설여진다. 문제는 이렇게 망설이다 타이밍을 놓치면, 결국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지경이 된다는 것. 엑스페리아 XZP의 배터리를 교체 받았으면 좋겠는데 소니의 정식 서비스는 종료된 지 오래라 불가능. 결국 사제 업체 신세를 져야 하는데 그닥 내키지 않는다.

  • 커피 머신도 그렇고, 쓰레기 분리 수거도 그렇고, 일주일 단위로 돌아가면서 담당하게 된다. 그런데 제대로 청소가 되지 않거나 더러워진 상태인 걸 종종 보게 된다. 그럴 때면 그냥 내가 나서서 치운다. 나는 그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굳이 담당자한테 더럽다 얘기하고 치워주길 부탁할 필요도 없고, 내 눈에 띄었으니까 내가 하는 게 낫다. 내가 그렇게 하면 다른 누군가도 나를 대신해서 그렇게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는 거지. 기대만 할 뿐이지, 아니면 마는 거고.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 같지 않다. 같이 사용하는 공간, 물건 등에 문제가 생기면 담당자가 처리해야 한다 생각하는 거다. 커피 머신의 커피 콩이 다 떨어졌는데 아무도 채워놓지 않았기에 채워놓고 퇴근했다. 그리고 나서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러 갔더니 플라스틱과 페트 병이 마구 섞여 버려져 있었다. 쓰레기 봉투를 보관하는 곳을 열어봤더니 빈 봉투들이 많이 있기에 꺼내서 대충 정리를 했다. 이 곳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들 대부분이 분리 수거 담당을 했기에 빈 봉투가 있는 곳을 알고 있을텐데, 봉투를 꺼내어 거기에 담기보다는 그저 쌓아놓기를 선택하고 있더라. 내 시민 의식이 높다는 생각 따위는 해본 적도 없고, 남한테 해 끼치지 말고 살자 정도인데, 나만큼도 안 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나는 것 같다. 문제는, 저런 것들이 나를 자기 밖에 모르는 이기주의자로 몰아 간다는 거다. 공동체 의식이란 1도 없는,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것들 주제에.

  • 사무실에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포항에 다녀올까 고민을 했는데 이미 맥주 두 캔을 마셔버렸으니 불가능하다. 건프라 조립이나 하고, 맥주 더 마신 뒤 잘까 싶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