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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통은 꼬박꼬박 급여 명세서 확인을 안 하는데 요즘은 얼마 들어오고 얼마 나갔는지 확인을 한다. 복직 후에 보험료를 너무 많이 가져가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휴직 전에 냈던 보험료가 한 달에 10만원이 안 되는데, 1년 6개월 동안 납부하지 않은 보험료가 500만원 이상이라는 게 말이 되냐고. 한 달에 10만원이라 해도 180만원이 고작이잖아? 어떻게 세 배 가까이 나오냐는 거지.
- 보험 공단에 전화했더니 담당자한테 자료가 그 모양으로 넘어왔단다. 확인해보니 2019년과 2020년은 그냥저냥 맞는 것 같은데, 2018년의 경우 휴직 전과 휴직 후가 동일 금액으로 신고가 되었단다. 그러니까, 2018년에 내가 번 돈이 ○천 만원이라면, 그걸 휴직 전과 휴직 후로 나눠서 줬어야 하는데 휴직 전에도 ○천 만원, 휴직 후에도 ○천 만원이라고 신고를 했단다. 결과적으로 2018년의 내 소득을 두 배로 신고한 거다. 그러니 보험료가 미친 ×처럼 널을 뛰지.
- 내가 직접 뭘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담당자와 통화해서 이렇게 잘못되어 있다고 말을 하고 수정해달라고 해야 한다. 이게 15일 전까지 접수가 되어 처리가 되면 바로 환급이 되지만 그렇지 않다면 다음 달로 넘어간단다. 재택 교육 기간에 사무실 들어가서 담당자와 통화할 수가 없으니 결국 다음 주 월요일에나 전화해야 한다. 내가 저 쪽 애들 일 더럽게 못하는 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정말 심각하다. 개 판이다, 아주 그냥. 자기 돈이면 저 따위로 일 했을까. 사람이 하는 일이니 실수할 수도 있겠지만 돈과 관련된 건데 꼼꼼하게 처리 못하고 말이지. 그러면서 감사 올 때 되면 들들 볶아대기나 하고. 한심한 ㅺ들.
- 아무튼. 월요일에 담당자라는 ㅺ랑 통화한 뒤 보험 공단에 다시 전화해서 내가 휴직 기간 동안 내야 하는 보험료가 얼마인지, 그리고 왜 200만원이 훌쩍 넘어가는지에 대해 물어봐야겠다. 아무리 생각해도 저건 말이 안 되는 거니까. 만약 엄마 때문에 보험료가 더 비싼 거라면, 그냥 끊던가 하는 게 나을 듯. 남으로 살 건데 굳이 내 돈 갖다바칠 필요가 있을까 싶다.
- 오늘은 재택 교육 2일차. 항상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배울 때면 강의법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아는 게 많더라도 가르치는 방법이 형편 없으면 아무 짝에도 쓸모가 없거든. 우리나라에는 아는 게 많다는 이유로 가르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너무 많다. 10을 아는데 가르치는 방법이 형편 없어서 1만 전달하는 사람이 있고, 3을 아는데 고스란히 다 가르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당연히 후자 쪽이 효과적일 거다.
- 물론 듣는 사람의 수준과 따라오는 능력이 제각각이니 온전히 가르치는 사람의 탓이라고 하기도 어렵다. 예를 들어 ㄱ, ㄴ, ㄷ도 모르는 아이들 열 명을 앉혀놓고 한글을 가르치기 시작하면 모든 아이가 같은 속도로 이해하고 글자를 깨우치는 게 아니거든. 어떤 아이는 가르치지 않은 것까지 알게 되는 반면 어떤 아이는 몇 번을 반복해도 제 자리에 멈춰 있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레벨에 맞춰 작게 그룹화해서 가르치는 게 중요하다.
- 지금 재택 교육을 진행하는 선생님은 확실히 아는 게 많다 싶긴 하지만 교수법이 훌륭하다는 생각은 안 든다. 이렇게 하라고 했다가 아니라고 정정을 한다거나, 몰라도 된다면서 일단 넘어가자고 한다거나, 이런 건 좋지 않아 보인다. 혹시라도 나중에 교육단 가서 가르치는 사람이 된다면 참고해서 잘 가르치는 사람이 되어야지. 그런 날이 올랑가 모르겠지만.
- 고등학교 졸업하고 컴퓨터 배우겠답시고 학교에 갔을 때 생각했던 것과 너무 달라서 좀 놀랐었다. 클릭이 뭔지도 모르는 녀석도 있었으니까. 설마 했는데 컴퓨터 켜고 끄는 것부터 시작해서 타자 연습을 가르치고 있더라. 이게 뭔가 싶어 어이가 없다가 이내 수업에 흥미를 잃고 딴 짓 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3개월 정도 지났을 때에도 뻔히 아는 걸 설명하고 있기에 계속 놀았지.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니 진도를 아예 못 따라가겠더라. 내가 키보드 때리는 소리를 들으며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뜨던 녀석이, 어느 새 코드를 짜고 있더라. 그러면서 나는 당연히 알 거라는 믿음으로 가득 찬 눈을 반짝이며 뭔가를 물어보는데 당최 모르겠더라고. 너는 이런 것도 모르냐면서 면박을 주고는 가르쳐주지 않고 빠져나갔다. 모르는데 가르쳐줄 수가 없지.
- 이번 교육에서도 그런 게 있더라. 나이 지긋하신 분이 같이 수업을 듣던데 상당히 힘겨워 하는 게 보인다. 못 따라오더라. 예전 같으면 '나는 그래도 좀 아니까...' 라 생각해서 건방 떨며 대충 들을텐데, 이미 몇 차례 그렇게 까불었다가 땅을 친 적이 있으니 정신 차리고 들으... 들으... 려고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자꾸 '이런 것도 모르나?' 와 '뭘 이런 것까지 설명해?'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러면서 대충 듣게 되고.
- 3일 짜리 교육이라 대충 들어도 과제는 낼 수 있을 거고, 그러면 수료가 되니까 별 문제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공짜도 아니고, 돈 내고 배우는 건데 각 잡고 제대로 배워야지. 하지만 속으로는 책 보면서 혼자 공부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
- 어제는 수업 끝나자마자 라면 네 개를 끓여서 먹고, 누워서 뒹굴다가 잠이 들었다. 자다 깨서 파이썬 책 좀 볼까 했지만 귀찮아서 유튜브 영상 보다가 잠이 들었다. 새벽에 깨서 한 시간 넘게 빈둥거리다가 또 자고. 오늘도 그렇게 될 것 같은데...
- 오늘은 점심 시간에 마트에 다녀올 생각이다. 씻지도 않고 있으니 어디라도 나가야 한다. 대충 씻고 마트에 가서 먹을 것 좀 사들고 와야지. 맥주도 좀 사오고. 내일은 교육 끝나면 바로 과제 작성해서 제출해버리고, 토요일이랑 일요일은 실컷 퍼질러 있어야지. 정 답답하면 고삼호수 쪽으로 드라이브나 다녀오고.
- 『 1917 』 무료로 풀렸던데 오늘은 그거나 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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