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빨이 받는 날이 있다. 그럴 때 글을 쓰면 무슨 글을 쓰더라도 기똥차게 쓰여진다. 시간이 흘러 내가 읽어봐도 빵빵 터지는, '어떻게 이런 표현을 했지?' 싶을 정도로 끝내주는 글이 써지는 거다. 그런 글의 예를 들어보자면... 보자면... 커흠! 흠!
아무튼, 요즘 글빨 받는다는 느낌이 든다. 회사에서 잠시 멍 때릴 때 글 쓸 거리도 막 떠오르고, 이렇게 표현하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막 떠오른다. 빨리 퇴근하고 블로그에 글을 싸지르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하~ 지~ 만! 정작 숙소에 와서 컴퓨터 앞에 앉으면 만사 귀찮다. 아무 것도 하기 싫다. 그 결과, 그냥 그 날 있었던 일을 대충 끄적거리고는 누워버린다.일본어나 키릴 문자 같은 걸 이용해서 이모티콘을 만들어주는 사이트가 있다. '기분 좋은', '창피한' 같은 단어를 선택하면 해당 이모티콘을 보여주는데 이게 은근히 귀엽더라고. 그래서 일기 쓰면서 종종 가져다 썼더랬다. 그런데 어제 사이트에 접속했더니 쓸 수 있는 이모티콘이 반에 반에 반 정도로 줄어 있다. 그리고 아래 쪽에는 빨간 테두리로 빛나는 이모티콘이 따로 존재. 이게 뭔가 싶어 봤더니 한 달에 $5를 내는 구독 시스템을 도입한 거였다. 제 정신인가? 저게 돈이 될 거라 생각하는 건가? 예전에 한메일과 네이버 등의 유명 포털에 Samsung 같은 ID를 다 등록해서 비싸게 팔겠다는 아저씨가 떠올랐다. 😥
이번 주 내내 한가했는데 오전에 좀 바빠져서, 간만에 몰입하면서 일 했다. 그러다보니 에너지를 홀라당 다 써버려서 점심 시간이 되기 전에 방전되고 말았다. 사무실에서 마음이 떠난지라, 점심 시간에 나갔다 오기로 했다. 고모가 드실 홍삼 음료를 보내야 하는데 그러려면 우체국에 가야 한다. 회사에서 숙소까지 15분을 걸어간 뒤, 차를 타고 우체국에 가서, 택배를 보내고, 숙소로 돌아온 뒤, 다시 15분을 걸어서 회사에 가야 한다. 한 시간으로는 부족할 것 같아서 점심 시간에 30분을 보태 외출 신청을 해놓은 뒤 땡! 하자마자 출발.
차도 귀퉁이로 아슬아슬하게 걸어 숙소에 도착했다. 지갑과 차 키를 가지러 방에 들어갔더니 아침에 켜놓고 간 게임이 꺼져 있다. 뭔 오류라도 있어서 긴급 업데이트라도 한 건가 싶어 확인해보니 맞고만. 다시 게임을 켜고, 실행될 때까지 한나절 걸리는지라 얌전히 기다리고 있다가 제대로 돌아가는 걸 확인하고 숙소를 나섰다.
우체국에 가서 택배를 보냈다. 액체로 된 홍삼 액기스 30개가 든 상자 일곱 개, 그러니까 200 하고도 열 개다. 상당히 무거웠는데 7,000원이란다. 응? 정말? 가격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 가격이 맞나? 진짜... 우체국을 이용할 때마다 우리나라, 좋은 나라라는 생각이 확~ 확~ 든다. 서비스 품질과 속도에 비해 정말 저렴하다. 제발 민영화 한다는 개소리 좀 하지 말기를.
그러고보니 미국은 트럼프 때문에 난리지. 오바마 다음에 저런 ㅄ을 뽑다니, 민주주의의 본가라는 미국도 어쩔 수 없고만. 쥐새끼를 겪고도 닭대가리를 뽑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딱히 할 말이 없지만서도.
나는 외계인을 믿는다. 『 프로메테우스 』를 보고 화들짝 놀랐더랬지. 정말 저랬을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 하지만 최근에는 '외계인들도 우리와 별 다를 게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수백, 수천 만 광년 밖의 태양계와 비슷한 곳에 딱 지구인 수준의 외계인들이 살고 있는 거지. 걔들도 화석 연료 태워가면서 자동차나 비행기 타고 다니고, 딱 고만고만한 수준의 과학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거야. 걔들도 외계인을 찾으려고 우주선을 쏘지만 타 행성계의 생명체를 발견할 정도의 기술력은 없는 거야. 우리랑 거의 비슷한 거지.
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는고 하니, 우리보다 뛰어난 지능을 갖추고 있어서 더 나은 과학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는 집단이라면 진작에 망해서 없어졌을 것 같기 때문이다.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하잖아. 대략 IQ가 80을 넘어가면 고마운 건 금방 잊고 저 좋을대로 기억하게 되는 것 같다. 돌고래나 개가 사람 뒤통수 쳤다는 얘기는 없잖아? 사람이 IQ 40~50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다면 아직도 야산에 봉화 올리고 소 달구지에 올라 초가 집으로 돌아가는 삶을 살지 모르지만 세상은 더 아름다웠을 게다. 사기 치는 AH 77I 들도 없고 살인이나 강도, 강간 같은 범죄도 없었을 게다.
아무튼, 지금의 지구인들보다 높은 수준의 지능을 갖춘 집단이라면 저들끼리 치고 박고 싸우다가 망해 없어졌을 게 분명하다. 코로나 2020으로 싹 다 죽었을지도 모르지.코로나가 없던 세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이 절절히 다가오는 요즘이다. 백신 주사를 맞고 많은 사람들에게 항체가 생겨 더 이상 전염병으로 존재할 수 없게 된다 한들 예전으로 돌아가지는 못할 것 같다. 이대로라면 몇 세대 후의 인류는 마스크와 일체화될 지도 모를 일이다. 염병할 코로나, 지긋지긋하다.
오랜만에 내부 인트라넷에 들어갔더니 ○팀장님이 생일이라고 뜨더라. 밖에 다녀오는 김에 조각 케이크 하나를 사들고 돌아갔다. 화가 나면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참 점잖게, 듣기 좋게, 좋은 얘기만 해주시는 분이라서 생신 축하드린다고 케이크를 드렸다. 나이 먹을수록 나보다 어린 사람을 대하는 게 더 어려워진다. 특히나 월급 도둑놈들. 내가 월급 주는 것도 아닌데 저런 7H AH 77I 들을 그냥 둬서야 되겠는가? 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만약 내가 관리자인데 찌질이 삼형제 같은 쓰레기들을 보게 된다면 못 본 척 하거나 참을 수 있을까? 아...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오늘도 두 시간 정도 더 일하다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금요일이라고 죄다 퇴근해버리고, 사무실에 나만 달랑 남아 있더라. 이미 낮에 방전된지라, 그냥 돌아와버렸다. 마사미 님에게 메시지를 보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마저도 귀찮아서 생략 중. 20시니까, 한 시간만 맥주 마시고, 일찌감치 자야겠다. 내일은 사무실에 가서 좀 앉아 있다가, 충주호에 바람이나 쐬러 다녀올까 싶다. 염화 칼슘이 많이 묻었을테니 세차하고 싶은데 일요일에 또 폭설이란다. 이 염병할 눈, 작작 좀 와라. 아오...
내가 가장 애정하는 맥주는 산토리의 프리미엄 몰츠. 일본에서도 다른 맥주보다 비싸게 판매되는,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맥주인데, 한국에서는 희한하게도 만 원에 네 캔에 해당하는 제품인지라 싸게 살 수 있었다. 한 캔에 2,500원인 셈이니까 일본 현지에 비해서도 한참 싼 거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기준 350円 정도 했으니까.
그런데 일본 제품 불매 분위기 때문에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들이 싸그리 사라졌고, 그나마 숙소에서 가까운 곳에 프리미엄 몰츠가 있긴 한데 행사 제품이 아닌지라 한 캔에 3,500원인가 주고 사야 한다. 가난한 도시 빈민에게 부담스러운 가격이다.일마존 뮤직에 1년 단위로 돈을 내면서 음악을 듣고 있다. 일본 음악 뿐만 아니라 팝도 들을 수 있고, 인기 랭킹에 포함된 노래 중 상당수가 K-POP인지라 한국 노래도 어렵잖게 들을 수 있다. 희한한 건 일마존마저도 Being의 횡포를 이겨내지 못해서 Being 계열 가수들의 노래는 들을 수가 없다는 것. ZARD는 물론이고 코마츠 미호, 쿠라키 마이 등의 노래는 죄다 들을 수 없다. 유튜브로 들으면 된다지만 엄청 짜증스럽다.
그나저나, 지난 2017년에 쿠라키 마이가 『 명탐정 코난 』 주제곡을 스물한 곡이나 불러 기네스 북에 등재된 기념으로 앨범이 나왔단다.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응스물넷에서 구입할 수 있긴 한데 50,000원 가까운 돈이다. 일본 가서 직접 사오면 좋을텐데.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하다. 날마다 걷던, 월세 방과 학교까지의 거리가 눈에 선한데, 걷지 못함이 아쉽다. 분명 이런 날이 올 거라 생각해서 영상으로 남겨놓아야 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귀찮음과 쪽팔림 때문에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없던 일로 만들어버린 과거의 나를 발로 차버리고 싶다.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유학을 앞두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간사이 공항에 내렸던 2018년 9월 19일로 돌아가고 싶다. 2년 조금 더 된 일이고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지 1년도 안 됐지만 너무나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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