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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이 미국의 마이너 리그 팀과 계약을 할 것 같다는 기사가 떴다. 기아를 응원하는 입장에서, 양현종이 국내에 남아 기록도 세우고 팀 우승에 기여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있지만, 본인이 그동안 고생한 게 있으니 하고 싶은 걸 하도록 풀어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대단한 건, 외국인 선수나 선후배를 통해 마이너 리그가 얼마나 힘든 곳인지 알면서도 그걸 선택했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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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면 저렇게 할 수 있었을까? 한 달에 얼마 받으면서, 실적 따위에 쫓기지 않으면서 편하게 일하면서, 경력에 따른 대우까지 받다가 모든 게 불투명한 곳에 나이 먹은 신인으로 갈 수 있을까? 나라면 절대 못할 일이다. 나는 못할 일을 해내는 사람이니까 그저 대단하다 생각한다. 칭찬과 응원의 주인공이 되어야 함이 당연하다 생각하는데 까지 못해 안달난 쪼다들도 많은 모양이다. 편한 생활 놔두고 애먼 짓 한다는 거지. 본인이 그렇게 하지 못할 거면 그런 선택을 한 이를 응원이라도 해줘야지, 대체 왜 저렇게 비뚫어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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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얘기가 나왔으니 배구 얘기도 해보자. 시끄러운 일을 일으킨 사람으로 취급받는 쌍둥이 선수 중 동생 쪽을 응원하는 입장이었다. 예쁜데다 애교도 있고 운동도 잘 한다 싶었으니까. 하지만 까발려지는 걸 보니 이건 아니다 싶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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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오늘은 남자 배구 선수의 폭력 과거까지 뉴스에 등장했다. 송림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들이라더라. 다들 알면서 모르는 척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운동부라 불렸던 학생들, 대부분 거칠지 않았나?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내가 학교에 다닐 때에는 오전에만 수업을 들어오고 오후에는 운동을 했더랬다. 초등학교 때부터 그랬다. 애들이 뭘 아냐고 무시하고 싶겠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상당히 거칠었다. 형제가 있는 애들 중 일부는 담배를 물기도 했다. 내가 초등학생이던, 1990년대 초반의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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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에 가니 운동부 아이들은 더 거칠어졌다.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래야 한다는 법칙이라도 있는 것 같더라. 실제로 학교에서 짱이네 뭐네 하는 애들은 다 운동부 애들이었고, 걔들은 빼야 하네 어쩌네 하는 말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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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운동을 그만둔 아이들도 있었는데 초등학교 때까지 하다가 중학교 때 그만둔 아이들은 중학교에서 나름 거칠었고, 중학교 때 그만둔 아이들은 고등학교 때 제법 거칠었다. 특히나 고등학생이 된 중도 포기 운동부 출신들은 열에 아홉이 삐딱선을 탔다.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삥 뜯고, 어느 학교 누구랑 잤네 어쩌네 자기 입으로 떠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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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방송에도 얼굴을 비추는, 나름 유명한 선수도 마찬가지였다. 중학교 때 이미 주먹으로 학교를 잡았다는 말이 있어서 건드릴 수 없는 존재였고, 중학교 3학년 때에는 또래 중 제법 괜찮은 외모의 아이와 잤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나? 그 때에도 팬 레터가 폭주했는데 팬 레터에 들어있는 사진을 보고 등급을 나눠서 예쁘다 싶은 애들은 자기가, 별로다 싶은 애들은 다른 애들에게 넘겨주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어떻게 그렇게 잘 아냐고? 같이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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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생각하면 한심하기 짝이 없는 일이지만, 반성하고 사과해야 하는 일이지만, 그 때에는 그런 생각이 없었다. 아마도 이번에 학교 폭력으로 말이 나온 남녀 배구 선수들도 마찬가지일 게다. 내 기억으로는 내가 쎄 보이기 위해서, 혹은 내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누군가를 때리거나 괴롭힌 기억이 없지만 그건 내 기억일 뿐이지. 어느 날 갑자기 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일이 거론될지도 모를 일이다. 그게 사실일 수도 있는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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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어렸을 때라고 해도 잘못한 건 잘못했다 사과하고, 피해자가 용서해주기를 바라는 게 최선이다. 본인이 기억조차 못하는 일이라 해서 억울하다고 징징거렸다가는 몇 배로 뒤집어쓸 게다. 그 어떤 직군보다 도덕성이 훌륭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게 연예인, 스타 플레이어인 대한민국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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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에는 날고 긴다는 선배를 보면 '의외로 별 거 아닌데?' 싶을 때가 있다. 남들이 대단한 것처럼 말하는데 정작 내가 보기에는 고만고만 한 거지. 그런데 내가 그 나이가 되어보니, 쉽지 않더라. 체육 대회가 있었는데 젊었을 때 공 잘 찬다는 사람을 봤거든. 엉망인 거야. 잘 찬다고? 대체 어디가? 그런데 내가 나이 들어보니 아... 하고 예전 일을 떠올리며 후회할 수밖에 없었다. 머리 속에서는 얼마든지 쫓아가서 받을 수 있는 공인데 당최 못 쫓아가겠더라고. 게다가 젊은 직원들이 나이 먹은 사람들 까는 걸 보니까 나도 저 까임의 주인공이 될 날이 머지 않았고나 싶어 심히 언짢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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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친하게 지냈던 L군에게 연락이 왔다. 올 해 졸업인 모양이다. 졸업하면 바로 귀국해서 일할 모양. 어찌 되었든 내게는 고마운 친구인지라 한국에 오면 한 번은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회사 숙소의 신세를 지고 있으니 재워줄 수는 없고, 모텔 방 잡아서 재워야겠지만 그래도 제대로 먹여서 보내고 싶은 마음. 일본에서 맺은 인연을 만나는 건 돌아온 뒤 처음이니까 은근히 기대도 되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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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일하면서 30분도 채 못 자고 깨기를 반복하면서 은근히 짜증스러웠는데, 그 짜증스러운 와중에 느닷없이 이승환의 '그대가 그대를' 이 떠올랐다. 이승환의 수많은 명곡들 중에 좋아한다고 꼽는 곡은 그래도 좀 밝은 곳들이 대부분인데 갑자기 저 노래가 머리 속을 맴돌더니 떠나지를 않더라. 가사를 곱씹으니 뭔가 형언할 수 없는 기분이 점점 더 깊어져서 퇴근하자마자 듣고 자야겠다는 생각을 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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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에 중국을 다스렸던 이를 황제로 호칭하는 것에 아무 거리낌이 없으면서, 일본의 상징적인 통치자를 천황이라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굉장한 거부감을 가진 우리나라 사람들이다. 나도 그 중 일부였기에 일부러 일왕이라 부르곤 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드는 생각은, '그냥 천황이라 불러도 되지 않나?' 하는 것이다. 그게 하늘이 내려준 황제라고 인정해서 부르는 게 아니라, 일본이 불렀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거잖아. 중국의 최고 통치자를 황제라 부르지만 '그건 중국 사정이고~' 라 생각하면서 우리 왕은 우리 왕대로 부르고 있지 않냐 이거다. 우리는 세종대왕이라 당연한 호칭이지만 남들에게는 그냥 킹 오브 세종 아니냐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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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시황은 진시왕으로 부르지 않으면서 일본의 천황은 일왕으로 부르는 게 이상하다. 내가 일본의 역대 천황을 천황이라 부른다고 해서 그들이 주장하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고스란히 인정하는 게 아닌 이상, 고유 명사라 생각하고 그리 불러주는 게 맞지 않나 싶다. 물론 이건, 근대의 전쟁 범죄와 얽혀 피해국 입장인 우리가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나는 일왕이라 부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런가보다 하는 거다. 얼마 전까지는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이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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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관성이라는 게 있어야 하는데 고종은 조선의 시호로 불러대면서 민비는 꾸역꾸역 명성황후라는 대한제국의 호칭을 쓰지 않으면 매국이라도 하는 것처럼 몰고 가는 게 좀 한심하다. 대원군에 밀려 존재감이 워낙 없었던데다 개뿔 한 것도 없는 고종이지만, 황후보다는 정치적인 영향력이 훨씬 컸던 사람인데, 그런 사람은 조선의 호칭으로 부르고 아내인 사람은 대한제국의 호칭으로 부른다고? 가만히 놔뒀으면 민중에게 돌 맞아 죽은 첫 번째 왕실 사람이 되었을 건데, 일본의 양아치 깡패 ㅺ 손에 죽은 탓에 말도 안 되는 미화가 되고 있다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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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오름이 자연 보호 때문에 통제되고 있다 한다. 해외 여행이 막히니 그나마... 라는 생각으로 제주에 간다는 거고, 그렇게 관람객이 늘어나서 망가진다는 거지. 해외 여행에 가서 얼마나 남의 나라 자연과 유적을 망가뜨렸을까 싶고, 이 시국에도 저렇게 다니는고나 싶어 그저 혀를 찰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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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고등학교 때에는 성산일출봉의 중심부까지 뛰어내려갈 수 있었더랬다. 지금은 어림도 없지. 오름도 마찬가지다. 자연 보호 때문에 2년 동안 탐방이 금지되는 게 기본이지만 복구가 안 되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그게 영구가 될 수도 있지. 결국 몇 년, 몇십 년 전의 사진을 보며서 '와~ 이 때에는 들어갔고나?' 하는 거다. 지금은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조선의 왕릉이나 유적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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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운전 도덕성이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 사람 한 명 없는 새벽에도 신호를 지키고, 어지간하면 나쁜 운전은 안 하려고 한다. 아버지가 워낙 난폭하게 운전했기 때문에 그 반대 급부로 이렇게 됐다는 게 신기하다면 신기한 일이지.
아무튼, 음주 운전하면 금전적인 보상 때문에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는 유튜브 영상을 봤다. 당연히 그렇게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정도는 괜찮다면서 1톤이 넘는 쇳덩어리를 수십, 수백 ㎞/H로 운전하는 것들은 두 말 할 필요없는 살인 미수범이다. 감옥에서 풀려나와도 먹고 살 길이 막막해 구걸 말고는 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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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토 스트랩이 59,000원에 올라왔는데 생긴 걸 봐서는 도저히 호환이 될 것 같지 않다. 사도 되나 엄청 의심스럽다. 가격도 그렇다. 중국산 짭퉁은 반도 안 되는 가격인데.
일반 팔고 나면 나 몰라라 하는 것도 그렇고, 하는 짓이 가관이라 다시는 순토 안 산다고 다짐을 하면서도 할인 한다는 배너를 보면 클릭하지 않을 수 없다. 이렇게 간사한 마음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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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당근마켓에서 플레이 스테이션 4를 눈여겨 보고 있다. 텔레비전이 작으니 필요없다면서 애써 외면했는데 어제부터 그냥 모니터에 연결하면 되지 않나 싶은 거다. 굳이 4K 지원하는 게 필요 없으니 저렴한 구형 모델 사도 되지 않나 싶기도 하고. '하드 디스크 대신에 SSD만 장착하고 있으면...' 이라 생각하지마 '1년만 참았다가 PS5 사면 되는데...'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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