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주말에 쉬는 날이 걸렸다. 평일에, 남들 일할 때 쉬는 걸 더 선호하는지라 딱히 좋거나 하지는 않다. 세차하러 갈 생각이었지만 주말인데다 날씨도 풀렸으니 틀림없이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해서 꼼짝하지 않았다. 다음 쉬는 날은 목요일이니까 그 때 차 닦으러 가야지.
아침부터 플레이 스테이션 붙잡고 있다가 쓰러지고 있는 책들을 보고 다이소에 가서 북엔드를 사와야겠다고 생각했다. 세수도 안 하고 눈꼽만 뗀 채 모자와 마스크로 대충 가리고 출발. 주말이라 그런가 코딱지만한 애들이 종종종 돌아다닌다. 돌아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라면 사갈까 말까, 그런 생각이나 하면서 다이소에 도착했는데... 미어 터진다. 역대급이다. 계산하려고 선 줄이 엄청나다. 대체 왜?
생각해보니 새 학기가 시작되기 때문인 것 같더라. 그러고보니 내가 사는 건물에도 뭔가 택배가 엄청나게 도착하는 중이고, 아까 봤던 코딱지만한 애들도 딱 대학 1학년의 느낌이었다. 그렇고나. 코로나 때문에 잊고 있었다. 그러고보니 자기들끼리 온 애들도 보이는 반면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과 같이 온 애들도 보였다. 타지에 방 얻어주고 학교 보내면서 이것저것 챙겨주는 것이겠지.
사람이 하도 많아 느긋한 쇼핑 따위는 언감생심, 서둘러 책꽂이와 펜을 챙겨 계산하고 나왔다. 방으로 돌아가면서 참 좋을 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고보면 나도 신입생 처지에서 이것저것 사 나르면서 두근두근 했던 게 불과 3년 반 전인데. 로또만 되면 그 때의 즐거웠던 삶을 다시 살 수 있는데. 😑
다녀와서 바로 공부할 생각이었는데 만사 귀찮아서 그냥 게임했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라면 두 개 끓여 먹었는데도 불구하고 허기가 느껴져서 치킨 주문. 순식간에 다 먹어치우고 컴퓨터 앞에 앉아 빈둥거리다가 저녁이 됐고, 할 일이 없어 손전화 만지작거리다가 31,000원 짜리 꼬막 비빔밥을 주문했다. 오늘 하루 처먹는 데 쓴 돈이 6만 원 가까이 된다. 미쳤나봉가. 배달 음식은 주말에만 시켜먹자고 다짐했지만 지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저녁에 손흥민이 선발로 나온 경기 본답시고 일찌감치 컴퓨터 끄고 누워 태블릿으로 축구를 봤다. 초반부터 골이 터지며 영 싱거워지기에 보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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