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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일본 유학 시절을 떠올리며... (2018.09.~2020.03.)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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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유학 시절에 찍었던 사진들을 보다가, '시간 순서대로 한, 두 장씩 올려서 주절주절 떠들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어 쓰기 시작한 글!

 

일본으로 떠난 날은 2018년 9월 19일. 고모 댁이 있었던 포항에서 김해 공항까지는 버스로 이동을 했습니다.

 

'당연히 진에어를 타지 않았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피치를 타고 갔었네요. 아예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까~ 맣게 잊고 있었습니다.

 

발에 채이는 게 돼지코인데 집에 두고 가는 바람에 숙소에 짐 풀어놓고 바로 빅 카메라에 가서 돼지코를 골랐던 기억이 납니다.

 

다음 날, 부동산에 들러 계약을 하고 앞으로 살 집으로 갔었더랬지요. 비가 왔던 게 기억납니다. 아베노 하루카스가 보이는 게 좋았습니다.

 

집에서 30분 정도 걸으면 츠텐카쿠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여행으로 간 것과 살러 간 것은 확실히 느낌이 달랐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지 닷새가 지난 9월 24일에는 오사카 성에 다녀왔습니다. 이미 여러 번 갔던 곳이지만 뭔가 발도장을 찍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도착하고 곧바로 아마존에 가입해 이것저것 질러대기 시작했습니다. 택배가 끊이지 않고 도착했었더랬지요. 😑

 

10월 1일에는 난바로 가서 가방, 모자, 축구화 등을 샀네요. 유학으로 입국해도 일정 기간 내에는 면세가 가능했었기 때문입니다.

 

집 근처에 있는 코난(미래소년이나 탐정이 아니라, 각종 생활용품을 파는 대형 마트 이름입니다. 😝)에서 빨래 집게를 샀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일본에서 아파트라고 하면 2층 짜리 다세대 주택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지진 때문인지 높이 올리지 않는데다 규모가 크지 않아 못 사는 이미지가 강합니다. 우리나라의 아파트와 같은 이미지를 가진 건물은 보통 맨션이라 부릅니다. 그 중에서도 타워 맨션은 부자들이 사는 고층 건물의 이미지고요.

제가 살았던 곳은 주차장 부지에 지어진 11층 짜리 신축 맨션입니다. 한국과 다른 점이 몇 가지 있는데 베란다에 창이 없다는 것도 그 중 하나입니다. 가슴과 허리 높이에 접고 펼 수 있는 플라스틱 구조물이 있는데요. 빨래 건조봉을 걸 수 있는 장치입니다. 양 쪽을 펼친 후 구멍에 봉을 걸거나 줄을 연결해서 빨래를 널 수 있게 만드는 겁니다. 계속 고정해서 써도 되고, 쓰지 않을 때에는 접어도 됩니다.

새 집에 이사를 가면 빨래봉도, 빨래줄도 없기 때문에 새로 사야 합니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올 때 멀쩡한 빨래봉을 버릴 수밖에 없어서 아까워했던 기억이 나네요.

 

수납 공간을 잘 만든 신축 건물이었지만 뭔가를 거는 게 부족해서 접착식 후크를 사서 썼습니다. 떼어내지 못해서 추가금을 냈습니다.

퇴거할 때에는 당연히 원상복구를 해놓아야 합니다. 스티커로 된 녀석인데 벽지에 붙인 건 잘 떨어졌습니다. 벽지가 그냥 종이로 된 게 아닌데다 우둘투둘하게 생겨서 잘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수납함에 붙여놓은 건 안 떨어지더라고요. 억지로 떼어내다 망가질 것 같아 그냥 뒀는데 퇴거할 때 건물 관리 회사에서 나온 분이 그걸 보고는 3,000円을 내라 하시더군요.

 

우리나라보다 차를 많이 마시는 일본이니까 쉽게 구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오프 라인에서 살 수 없었던 마리아쥬 프레르 홍차.

일본으로 떠나기 전, 같이 운동했던 누나들과 밥 먹고 나서 차를 한 잔 마셨는데 거기에서 본 게 마리아쥬 프레르. 맘에 쏙 들었기에 사진을 찍어두고 같은 걸 사려고 했습니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차를 많이 마시니까 백화점 지하에서 금방 살 수 있을 줄 알았어요. 하지만 못 찾았습니다. 이 때에는 일본에 막 도착해서 어리버리할 때였으니까 못 본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오프 라인에서 사지 못해 아마존으로 구입을 했습니다. 일본에 있는 동안 종종 마셨습니다.

 

레벨 테스트를 마치고 받은 성적표. 150점 만점에 13점을 받았습니다. 😭

 

가장 좋아하는 산토리의 프리미엄 몰츠를 인터넷으로 구입할 수 있다는 건 일본 생활의 큰 장점 중 하나였습니다.

우리나라는 인터넷을 통해 술을 팔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아예 막아놨다가 최근에 국산주만 풀어줬지요. 그래서 과실주 같은 건 인터넷으로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맥주나 소주는 아직도 불가능합니다. 일본은 인터넷으로 술 사는 데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신용 카드로 인증을 했던 것 같은데 어렵지 않게 살 수 있었습니다. 한 달에 500㎖ 스물네 캔이 든 상자 두 개씩 꼬박꼬박 주문해서 냉장고에서 술 떨어지는 날이 없었습니다. ㅋ

 

10월 6일에 세레소와 감바의 오사카 더비가 있었습니다. 늦게 간 덕분에 맨 꼭대기 자리에 간신히 앉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는 대부분 남쪽에 있습니다. 세레소의 연고지이고요. 감바는 오사카 북부를 연고지로 하고 있습니다. 2018년의 세레소에는 윤정환 감독, 김진현 선수가 있었지요. 북패에서 뛰었던 오스마르 선수도 있었고요. 감바에는 오재석 선수가 붙박이 주전이었고 황의조 선수도 있었습니다.

두 팀 모두 오사카를 연고로 하기 때문에 더비가 있는 날이면 엄청난 열기에 휩싸입니다. 경기장이 꽉 찹니다. 이 날 경기는 감바가 이겼는데 관중석에서 태극기 여러 개를 볼 수 있었습니다.

 

10월 14일, 근처 도서관에 갔습니다. 한국의 도서관과 느낌이 많이 달랐습니다.

한국의 도서관은 책을 보는 장소라기보다는(대부분 빌려서 집으로 가지고 가니까) 공부하는 곳이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일본은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 공부하는 장소가 많지 않았습니다. 우리나라처럼 별도의 공부하는 공간이 없었습니다. 저기만 그런 게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일본에 있는 동안 갔던 모든 도서관이 다 그랬습니다. 책을 빌릴 수 있는 공간에 앉을 수 있는 자리가 약간 마련되어 있는데 다들 거기에서 공부하거나 책을 봤습니다.

다른 이들에게 피해주는 걸 굉장히 꺼려하는 일본이니까 도서관에서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의 도서관보다 소음에 관대했습니다. 신문 넘기는 소리는 물론이고 반복적으로 내는 소리에도 뭐라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일본에서 처음 무지개를 본 날, 2018년 10월 20일입니다. 오카야마로 여행을 떠나기 전에 찍은 사진입니다.

 

마사미 님을 만나기 위해 오카야마에 갔었습니다. 유학생이라 패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단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처음으로 가스 사용 요금이 나왔습니다. 18,000원 정도니까 한국보다는 많이 나온 것 같네요.

제가 살았던 맨션은 냉난방기가 부착되어 있어서 여름에는 에어컨으로, 겨울에는 히터로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가스는 음식을 해먹을 때와 씻을 때에만 사용을 했습니다. 쪼그리고 앉아야 들어갈 수 있는 작은 욕조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어디에 쓰라고 이런 걸 만든 거야?'라 생각했지만 뜨거운 물을 채우고 반식욕을 하니 참 좋더라고요. 욕조 있는 집의 매력을 알게 되는 계기가 됐습니다.

 

10월 21일에는 파지아노 오카야마와 마치다 젤비아의 J2 리그 경기가 있었습니다. 2부 리그 경기에 8,000명이 들어온다는 건 대단한 일이지요.

 

10월 26일에는 학교에서 우지로 소풍을 갔습니다. 뵤도인에 갔다가 해산했는데 대만 친구들과 근처를 돌아다니며 여기저기 갔던 기억이 납니다.

 

2018년 11월 3일, 일본에서 생일을 보내는 건 두 번째였습니다. 도자 박물관과 오사카 성에 가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츠리가 있는 모양인지 여러 대의 수레가 지나갔습니다. 어린 아이, 젊은 처자, 나이 든 아저씨, 다양한 사람들이 즐겁게 끄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11월 10일에는 세레소 오사카와 가와사키 프론탈레의 경기가 있어서 태국 친구와 같이 경기장을 찾았습니다. 가와사키에는 정성룡 선수가 있지요.

 

11월 25일에는 만국 박람회 기념 공원에 다녀왔었네요. 여기저기, 참 부지런히 돌아다녔습니다. 여행도 유학의 목적 중 하나였으니까요.

 

일본에서 건담을 본다는 게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지요. 어디를 가더라도 굉장한 퀄리티의 건담을 보게 됩니다.

 

일본은 뜨거운 공기를 내뿜는 히터로 난방을 하니까 겨울에는 가습기가 꼭 있어야 합니다. 향이 나는 아로마 오일을 넣는 가습기를 샀습니다.

 

태국에서 온 친구는 축구를 무척 좋아해서 종종 축구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친구에게 부리람 유나이티드 유니폼을 선물 받았습니다.

 

12월 7일과 8일은 1박 2일로 교토에 다녀왔습니다. 교토는 갈 때마다 즐거운 곳이지요. 기모노를 입은 처자는 일본인일까요? 😝

 

교토에 여러 번 갔지만 방문하지 못했던 곳들을 돌아봤습니다. 그 중 한 곳이 토지였습니다. 다음에 또 와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교토의 게스트하우스 근처에 한국 음식을 파는 곳이 있어서, 김치찌개가 그리워서 가봤습니다. 해외에서 먹는 한국 음식은... 비싸죠. 😑

2018년에 소주 한 병이 1,000円이었습니다. 환율이 1,000원을 넘어가고 있었으니까 10,000원이 넘는 수준이지요.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기본 안주 같은 게 없습니다. 소주 한 병과 잔만 딱 갖다 주고 아~ 무 것도 안 줍니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는 깡소주를 마셔야 합니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김치찌개만 시켜서 소주를 두 병 마셨습니다. 한 병만 마시고 나가려 했는데 일본 처자 세 명이 들어오더라고요. '진짜 한국인의 한국어를 들려주마!' 따위의 한심한 생각이 들어 괜히 여기저기 전화하고, 소주 한 병 더 시켜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사장님이 서비스라고 준 게 8절 김 한 봉지. 일본에서 먹는 한국 음식은 한국에서 먹는 것과 비교해 더 달고 많이 비쌉니다. 어디를 가도 그랬습니다.

 

12월 14, 15, 16일은 다카마쓰에 다녀왔습니다. 버스를 타고 오카야마로 가서 마사미 님과 함께 여행을 했네요.

 

처음 만났을 때부터 마사미 님에게 여러가지 신세를 졌습니다. 저에게 무척 감사한 분입니다. 은혜를 잊지 말자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12월 20일에는 한국에 잠시 들렀었습니다. 간사이 공항의 가전 제품 매장에서 SONY WH-1000X M3를 구입했습니다.

 

조기 축구회에서 같이 공을 찼던 형님을 만나 잔뜩 얻어 먹고, 즉석 죽도 엄청나게 받아왔습니다.

 

오랜만에 먹으니 어찌나 맛있던지. 누가 보면 해외에 3년 살다 온 사람처럼 먹었습니다. 😝

 

아무도 없는 고모 댁에서도 배달 음식으로 끼니를 때웠습니다. 뭘 시켜 먹어도 다 맛있었네요.

 

간절했던 해물찜도 시켜서 먹었습니다. 역시 음식은 못 먹어서 간절할 때 먹어야 맛있더라고요.

 

한국에서 받은 것, 사온 것들로 식량 창고를 가득 채웠습니다. 아무 것도 아닌데 보기만 해도 행복해졌었던 기억이 나네요.

 

 

일단은 여기까지. 계속 업데이트 합니다.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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