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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경북 군위 - 화본역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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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간의 휴가. 처음의 계획은 2박 3일 짜리 여행을 4일부터 다녀오는 것이었다. 목적지는 속초로 정했고. 하지만 게으름을 피우다 4일을 그냥 보냈고 하루가 지난 5일이 되서야, 그것도 열 시가 넘어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네일베 지도에서 경로를 보니 군위의성을 지나가기에 겸사겸사 그 동네 관광지에 들렸다 가기로 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니까 적당히 시간을 봐서 속초에 도착하게끔 움직이기로 하고 출발. 티맵에 화본역을 찍은 뒤 국도를 한 시간 정도 달려 역 앞 주차장에 도착했다.

 

정말 작은 시골의 간이역. 2011년에 다시 지은 덕분에 낡은 분위기를 풍기고 있지는 않다.

 

역 앞에 있는 주차장은 그 규모가 작다 할 수 없는 수준이었는데 차가 꽤 많았다. 화본역에 들어가보니 관광객은 나 뿐이었기에 다른 일로 주차장을 쓰는 사람들이 많은 게 아닐까 싶더라.

 

전깃줄에 새들이 쪼로로~ 앉아 있는 모습을 오랜만에 보았기에 줌으로 잔뜩 끌어당겨 찍어 봤는데... 사진이 영 구리다. 😩

 

네티즌이 뽑은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이라는데 언제, 어디에서 투표를 한 건지 알 수가 없다. 😑

 

내부에 비치된 책은 아동용이 대부분이었는데 엄~ 청 낡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조금만 더 묵히면 골동품이 될 것 같은 수준.

 

녹차 티백 상자에 도장들 담아놓은 거 봐. 디테일이 진짜...

 

 

 

오! 통표 담는 주머니도 있다!

 

https://youtu.be/pWyQgbB6yYQ

 

https://youtu.be/1ArgYabWhUI

 

 

화본역을 구경하는 건 무료지만 안 쪽으로 들어가려면 1,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사야 한다. 보통은 지역 주민이나 장애인, 군인 등에게 할인 혜택이 있는데 여기는 그 어떤 예외도 없다. 무조건 1,000원이다. ㅋ
역무원 아저씨(아마도 역장님?)께 표를 살 수 있는데 내가 갔을 때에는 텔레비전인지 유튜브인지, 뭔가를 보시느라 정신이 없으시더라. 굉장히 몰입해서 보고 계셨던지 몇 번을 불러도 반응이 없었다. 앞에서 1분 가까이 서 있으니까 고개를 들다가 뒤늦게 발견하시고는 입장권 팔러 오시더라. ㅋ

 

역 건물을 빠져 나와 안 쪽으로 들어가면 바로 급수탑이 보인다.

 

폐쇄된 역이 아니라 열차가 다니는 역이기 때문에 사진 찍는답시고 선로에 멈춰 서 있으면 위험하다.

 

 

 

그럴싸한 경치를 보면 항상 시도하는 로우 앵글 샷. 😑

 

 

이가 빠진 벤치는 수리되지 않고 그대로. 땡볕이라 누가 여기 앉아 있을 리 만무하니 아무도 신경을 안 쓰는 듯 하다.

 

뭔가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던 급수탑. 라푼젤이라도 등장한다면 놀라서 바지에 지려버릴 것 같은 분위기였다.

 

새마을호가 두 량 전시되어 있었는데 오랜 시간 방치되었기 때문인지 래핑은 다 벗겨지고 썩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

 

끝까지 걸어가봤는데 플랫폼이 끝나는 부분이 딱히 구분되어 있지 않았다. 정말 시골역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온 길을 돌아보며 한 장 찍어봤다. 플랫폼이 은근히 길다.

 

 

식당 칸으로 사용됐던 열차 앞에 기관차 모양을 이어 붙인 것 같던데 창문도 깨지고 때가 꼬질꼬질해서 귀신 나오겠더라.

 

지나치게 깔끔해서? 너무 요즘 건물 같은 모습이라? 일본에서 진짜 낡은 시골 역을 많이 봐서 그런가 특별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급수탑으로 가는 길이 보이지 않아서 헤맸는데 화본역에서 나와 그대로 직진하면 되는 거였다. 😑

 

저 멀리 보이는 급수탑.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뭔가 좀 무서운 분위기였다. 사람도 나 말고는 아무도 없었고.

 

급수탑이 왜 있는지 몰랐는데 증기 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탑이란다. 남아있는 게 거의 없어 보기 드문 시설물이라고.

 

 

 

 

내부를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석탄정돈과 석탄절약은 일하는 사람들이 써놨다고 한다. 그 외에 방문자들이 새겨놓은 이름들로 난리도 아니었다.

그렇게나 왔다갔다는 흔적을 남기고 싶었을까. '대체 저기에는 어떻게 쓴 거야?', '키가 서장훈 정도 되는 건가?' 싶은 높~ 은 곳에도 이름이 새겨놨더라.

의미를 알 수 없는 조형물이 있어서 더 기괴했다. 대가리는 용 같은데 몸뚱이는 말이고. 그 위로는 철(Fe)로 만든 나비를 매달아놓은, 모빌 같은 장식이 매달려 있고.

 

 

 

급수탑 내부에서 밖을 보는 소녀 동상이 설치되어 있다. 무섭다. 😑

 

나무로 된 부분은 여기저기 부러지고 깨져 나갔다.

 

아까 그 처자, 이렇게 생겼다. 진짜 뜬금없다. ㅋ

 

어플로 확인을 해보니 드론 비행에 제한이 없는 지역이다. 주섬주섬 드론을 꺼내 살~ 짝 띄워봤다. 며칠 전에 테스트 삼아 띄워봤을 때, 덩치도 작은 녀석이 굉장한 소리를 내더라고. 그래서 '아래에 서면 꽤 시원하지 않을까?'라 생각했는데 바로 밑에 서 있어도 바람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의외였다. 그런데 이 날은 아래에 서 있으니까 굉장한 바람이 느껴졌다. 요즘 같은 폭염에, 도저히 더워서 안 되겠다 싶으면 머리 위에 띄워놓고 서 있으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사다리를 잡고 올라갈 수 있게 해놨다면 한 번쯤 해봤을텐데 엄~ 청 위험하니까 그리 하게 두지 않았을 게다.

 

항상 혼자 여행을 다니니까 유명 관광지에서의 내 모습을 찍을 수가 없었는데 드론 덕분에 내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됐다.

 

아직은 스킬이 부족하니까, 낮게 띄워 이렇게 활용한다. 😑

 

아무데서나 띄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혹시라도 다른 사람에게 부딪치면 크게 다칠 수 있으니까 많이 조심스럽다. 어플로 띄워도 되는지 확인부터 하고, 주변에 사람 없는지 확인한 다음에 띄우고 있다. 뭐, 그게 당연한 거고.

 

 

급수탑을 찍고 나왔는데 차단기가 내려와 있다. 앞에서 한~ 참을 기다렸다.

 

열차는 좀 전에 지나갔는데 차단기가 계속 내려가 있어서 의아했다. 뭔가 눌러서 직접 올리는 건가? 하지만 버튼 같은 건 보이지 않는데...

기다리다가 역으로 전화를 했더니 아까 표를 팔았던 아저씨가 전화를 받으신다. 차단기가 내려가 있어서 전화를 드렸다고 했더니 차단기 다시 올리는 걸 깜빡하셨단다. 😰   뒤로 조금만 물러나 달라 하셔서 몇 발짝 물러나니 차단기가 다시 올라갔다.

밖으로 나오시더니 많이 기다렸냐고, 깜빡했다고 사과를 하시더라. 사람도 거의 안 오는 역이니 오롯이 업무에 몰두할 수 없는 환경이겠지.

 

 

 

전시된 열차는 역 밖으로 나가면 볼 수 있는데 내부는 볼 수 없었다. 두 칸 모두 문이 꽉 닫혀 있었다.

 

기관차에 탈 수 있게 해놨지만 진짜 기관차가 아니라 모형이라서 별 흥미가 생기지 않는다.

 

 

주차장 쪽에서 다시 드론을 띄워 역 전경을 찍어본 뒤 다음 목적지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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