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는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받아 봤더니... 지난 번에 국가 유공자 앞으로 나왔다며 2만 원 짜리 상품권 줬던 통장님이다. 그 때에는 술 마신 게 아닌가 싶었는데 원래 목소리가 그런 모양이다. 아무튼, 쓰레기 봉투가 나왔다며 집으로 갔다 준단다. 집이 어디냐고 하기에 대충 설명해줬더니 거기 자기 후배가 지은 집이라며 뭐라 뭐라 하더라. 어쩌라는 건지.
잠시 후 집으로 찾아왔다. 쓰레기 봉투를 건네주기에 받고 싸인을 했다. 그나저나,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걸 받은 적이 없는데 만 원 짜리 상품권 두 장에 50ℓ 쓰레기 봉투 몇 장. 설마 사기 같은 건 아니겠지? 국가 보훈청에서 내 의사와 관계없이 개인 정보를 막 넘기는 건가?
6통 통장님은 또 이 집이 내 후배 어쩌고 하기에 감사하다 인사하고 집으로 돌아왔다. 봉투 안에 뭐가 있기에 봤더니 음식물 쓰레기 버릴 때 쓰는 태그 같은 것이었다. 음식물 쓰레기를 버려본 적이 없으니 어떻게 쓰는지 모르겠다. 앞으로도 버릴 일이 없을 것 같은데 필요한 사람 주던가 해야 할랑가.
남들 다 싸돌아다니는 명절 연휴니까, 집에 있는 편이 낫다. 집에서 딱히 할 일이 있는 건 아니니까 게임이나 할까 싶지만 날씨도 좋은데 암막 커튼 쳐놓고 있을 생각을 하니 내키지 않는다. 멀리 나가기는 번거롭고, 근처 잠수교에 가서 드론이나 날리고 와야겠다.
고용량 배터리 두 개를 써가며 이리저리 드론을 날리다가 집으로 돌아왔다. 운동하러 갈까 했지만 오늘은 건너 뛰기로 했다. 다이소에 가서 손가락 아대를 찾아봤는데, 없더라. 인터넷으로 사면 배송비가 더 든다. 나이키에서 나온 건 2만 원 가까이 하고. 고모 댁에 둔 짐을 뒤져보면 나이키 손가락 아대가 분명히 나올텐데...
꺼내봤더니 ㅋㄷ 같이 생겼다. 😑 몇 달 전부터 일본어 외운답시고 부지런히 한자를 써대고 있는데 펜을 잡는 자세가 잘못된 건지 오른손 중지에 굳은 살이 생겼다. 보기도 안 좋고 아프기도 하고. 그래서 손가락 아대를 쓰려고 한 건데 없으니 일단 저걸 써봐야지. 영 아니다 싶으면 약국에서 면 반창고 사서 써야겠다.
9월 들어 한 번도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명절이니까 일 잔 마시기로 했다. 일본 맥주를 파는 편의점에 가서 기린 네 캔을 담고 아사히...인 줄 알고 담았더니 삿포로더라. 삿포로 네 캔에 아사히까지 네 캔을 더해 열두 캔을 살까 하다가, 가지고 간 가방에 들어가지도 않을테니 여덟 캔만 사자 싶어 그렇게 했다.
일본에 있을 때 자주 먹었던 세븐일레븐 오징어가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비슷한 녀석을 볼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괜찮아 보이는 오징어 안주가 2+1이기에 사들고 왔는데 나쁘지 않더라. 앞으로는 저 녀석으로 술 마셔야겠다.
맥주 여덟 캔을 다 마시고 유튜브 보면서 빈둥거리다가 일찌감치 퍼질러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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