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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09월 22일 목요일 맑음 (돈 쓰는 거 참 쉽다)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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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착같이 모아서 미래를 도모하자!' 따위는 나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삶이다. 버는 족족 쓰는 게 나라는 인간. 물론 알 수 없는 미래가 두려운 건 사실이니까 최소한의 저축은 하고 있다. 그 최소한이라는 건 버는 돈의 반에 반이 채 안 되는 수준이고.

 

 

그렇다보니 직장 생활을 10년 넘게 했음에도 모아둔 돈이라고는 2,000만 원이 고작이었다. 엄마한테 3,000만 원을 빌리고 은행에 5,000만 원을 빌린 뒤 1억 짜리 전세에 살다가 아무 계획없이 유학을 결정. 은행에 5,000만 원 갚고 엄마한테 3,000만 원 갚고, 차 판 돈까지 끌어당겨 모으고 모았더니 3,000만 원 남짓 되더라. 그게 유학 자금이 됐다.

유학 기간 중에도 기본급은 지급이 되었기 때문에 113만 원을 월급으로 받았더랬다. 유학을 마치고 왔을 때 1,000만 원이 채 안 남아있었으니까 1년 반 동안 얼추 4,000만 원을 쓴 거... 라고 생각했는데 퇴직금 담보 대출 받은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3,000만 원 받았으니까 7,000만 원이나 쓴 셈이네. 물론 전부 유학 비용으로 쓴 건 아니고, 임플란트를 비롯해서 치과 치료 받는다고 1,000만 원 가까이 까먹긴 했다. 그렇다 해도 유학하는 동안 알바 한 번 하지 않고 모아둔 돈을 쓰기만 하면서 살았다.

 

그렇게 내키는대로 산 덕분에 한국에 돌아왔을 때에는 무일푼이었다. 통장에 남아있던 1,000만 원이 채 안 되는 돈 중 일부는 중고차를 사면서 바로 빠져나갔다. 그 와중에 주제 넘는 차를 질러버리면서 퇴직금 담보 대출부터 갚는다는 계획은 물 건너 가버렸지.

처음에 낼 세금 정도만 제외하고 사실 상 전액 할부로 차를 샀다. 6년 동안 갚는 조건에서라면 그럭저럭 괜찮겠다 싶더라. 물론 일찌감치 털어낼 계획이었다. 3%대였던 이자는 야금야금 올라 4%가 되었고, 어제 날아온 카카오톡 메시지대로라면 다음 달부터는 6% 가까운 수준이 됐다. 1.61%였던 기준 금리가 3.36%로 두 배 넘게 뛰어버린 거다. 너무 화가 났다. 매 월 꼬박꼬박 돈 잘 갚은 댓가가 금리 인상이라고?

전화를 해서 따져볼까 했지만 그렇게 한다고 올린 금리를 다시 낮춰줄 리 만무. 다른 대출로 갈아타야 하나 고민했다. 절반 정도 갚은 상태인데 남은 금액 만큼 다른 곳에서 빌린 뒤 갚아버리는 게 낫지 않을까? 하지만 막상 그렇게 하려니까 너무 귀찮다. 게다가 차이가 난다 해도 1% 정도인데, 그 정도면 그냥 ㅽㅽ 하면서 갚는 게 낫지 않을까? 결국은 남의 돈 빌려 차 산 내 잘못이니까. 제기랄.

 

 

 

승진하면 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더라. 하지만 올해 전반기에는 자리가 없었고, 후반기도 마찬가지라는 예상. 나는 유학 가기 전에 승진 1순위였으니까, 다녀오면 당연히 바로 승진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3년 동안 안 시켜주네? 게다가 ㅇㅇ에서는 이 사람, 여기에서는 저 사람, 승진 시켜주겠다고 대놓고 밀어주고 있어서 나는 갑자기 등장한 훼방꾼 밖에 안 되는 거다. 이것도 굉장히 기분 나빴는데... 가만히 생각해봤다. 만석인 가게 앞에 줄 서 있다가 '다른 거 먹을래!' 하고는 뛰쳐나갔다가 한참 후에 돌아와 '나 아까 이 줄의 맨 앞에 서 있었으니까 그 자리로 돌아가겠다.'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결국... 금리가 오른 것도, 승진이 안 되는 것도, 내가 어찌 할 수 없다. 그냥 그러려니 하는 수밖에.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런가보다 하는 수밖에.

 

 


 

차에 틴팅하면서 필름 브랜드 스티커를 붙여놨던데 언제인지 모르게 한 글자가 떨어져 나갔다. 별로 보기 안 좋아서 스티커를 전부 떼어냈음 좋겠는데 메탈 스티커라 손톱으로 뜯으려 했다가는 피를 볼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치실 가지고 나가서 떼어낼까 싶은데 잘 될지 모르겠다. 하아... 귀찮아.

 


 

월급은 병아리 눈꼽 만큼 오르고, 대출 금리는 팍팍 올라 한 푼이라도 안 써야 하는데 돈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당장 어제 하루, 아니 불과 10분도 안 되어 80만 원 가까이 썼다. 울릉도 여행에 40만 원 넘게 썼고 새로 나온 대표팀 유니폼 지르는 데 30만 원 넘게 들어갔다. 돈 버는 건 어려운데 쓰는 건 참 쉽다. 그나저나, 지난 유니폼은 나이키에서 마킹까지 해줬는데 이번에는 그런 얘기가 전혀 없네. 원정 유니폼 같은 경우는 진짜 구린데 의리로 샀다. 그렇다고 홈 유니폼이 예쁘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물론 볼수록 적응이 되어 예뻐 보일지도 모르겠지만.

 

 

 

 

서드 유니폼은 아니고, 프리매치라고 되어 있던데, 아무튼. 하얀 옷이 가장 예쁜 것 같다. 어제 주문했는데 아직 안 보냈네. 뭐, 9월 안으로 오겠지. 안 오면 어쩔 수 없고.

 


 

울릉도 여행 때 드론으로 영상을 찍을 수 있는지 알아봤더니 된다는 것 같다. 다만 미리 촬영 허가는 받아야 하니까 여행 일주일 전 쯤에 촬영 허가 신청을 해야 할 듯. 예전부터 울릉도 한 번 가보고 싶다고 생각했었는데, 과연 갈 수 있을지. 날씨가 도와줘야 할텐데.

 

원래는 10월 초에 쉴 때 순창 용궐산이랑 신안 비금도에 다녀올 생각이었다. 그런데 친척 누나한테 전화가 와서 그 때 쉬는데 고모랑 같이 어디 다녀오지 않겠냐고 한다. 어떻게 타이밍이 이렇게 맞을꼬?

혼자 다니는 게 훨씬 편하지만 고모 모시고 어디 다녀올 수 있는 시간이 많은 것도 아니고, 이번에는 고모랑 같이 다녀와야겠다. 나는 6일에 광주로 가서 차박하고, 7일에 기차로 내려오는 고모랑 누나 픽업해서 신안 다녀올 계획. 목포도 가고. 고모가 계셔서 많이 걸을 수 없으니까 최대한 여유있게 천천히 계획을 짜야 하지 않을까 싶다.

 


 

아침에 눈 뜨자마자 도서관에 갈 생각이었는데 게으름 피우다 또 늦어지고 있다. 슬슬 준비하고 나가야겠다. 왕복 8㎞ 넘는 거리니까 오늘 운동은 도서관까지 걸어서 다녀오는 걸로 대체. 그러고보니 저녁 근무 때나 비번 때 운동할 것 같은데 실은 낮 근무 마치고 와서 가는 날이 더 많다. 아마도 시간이 정해져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저녁 근무와 비번 때에는 열 시에 가는 걸로 정해놓고 운동 가야 할 듯.

일기 쓴다고 또 시간 까먹었다. 도서관 다녀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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