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기 전에 가장 먼저 했던 일이 숙소를 잡는 것이었다. 10월 10일이 한글날의 대체 공휴일이 되면서 3일의 연휴가 되어버렸기 때문에 숙소 구하기가 어려울 수도 있겠다 싶었던 것. 조금 서두르는 바람에 바보 짓을 해버렸다.
호텔스닷컴에서 검색을 해보니 섬그린 펜션이라는 곳이 마음에 들더라고. 여기어때 앱을 실행해서 확인해보니 가격은 15만 원으로 똑같다. '같은 가격이라면 10박에 1박 무료 혜택이 있는 호텔스닷컴을 통해 예약하자!'라 생각하고 덜컥! 질렀는데... 호텔스닷컴은 수수료인지 뭔지 10%가 더 붙어 165,000원이 결제됐다. 제기랄. 10박에 1박 무료라지만 결국 다른 곳보다 더 받은 걸로 생색내는 거였어. 🤬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퍼플섬에 가면서 퍼플섬과 한~ 참 떨어진 곳에 있는 숙소를 예약해버린 것. 그냥 신안으로 검색한 뒤 대충 내부 사진만 보고 예약을 했는데, 퍼플섬의 위치를 지도에서 보고 나니 뭔가 쌔~ 하다. 잽싸게 지도를 키웠다 줄였다 해가며 확인해보니, 섬그린 펜션은 증도에 있다.
자은도에서 다리라도 놓여 있으면 좋으련만, 증도까지는 다리가 없다. 그 얘기인 즉슨, 안좌도에서 신안1교와 중앙 대교를 건너 암태도까지 가서 천사 대교를 또 건너 압해도로 가야 한다. 압해도에서 김대중 대교를 건너 운남면으로 건너가서 무안 공항 쪽을 향해 달리다가 빙~ 돌아서 증도까지 가야 한다. 왔던 길을 고스란히 되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운전하는 걸 싫어하지 않으니까 무슨 상관이냐 싶지만 이동하는 데 시간을 까먹는다는 게 문제.
하루종~ 일 아~ 무 것도 먹지 않은 상태로 돌아다니기만 했기 때문에 가다가 식당이 나오면 밥을 먹기로 했다. 목적지인 섬그린 펜션까지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나오는데 꽤 규모가 있어 보이는 장소가 나오기에 진입. 시골에서는 하나로 마트 나오면 그 동네에서 가장 큰 곳이라 봐야 한다. ㅋ
식당 세 곳이 몰려 있었는데 맨 처음 가려고 했던 곳은 문을 닫아 놨다. 잠시 가게를 비운 모양. 어쩔 수 없이 반대 편에 있는 식당에 들어갔다. 낙지 비빔밥을 시키려고 했더니 재료가 떨어졌다며 안 된단다. 말투가 꽤 퉁명스럽다. 친척 누나는 갑각류를 먹지 못하고 나는 생선을 싫어하는지라 메뉴 선택이 어려웠다. 한참을 고민하다가 고모와 누나는 짱뚱어탕을, 나는 백합탕을 주문했다.
계산하려는데 조금 젊어보이는 여자 분이 나타났다. 음식 해주신 분의 딸이 아닐까 싶다. 그 분은 엄청 친절하더라. 할머니의 퉁명스러움 때문에 조금 언짢았는데 갈 때 되니까 친절히 인사도 해주시고 그래서 조금 풀어졌다. 고모와 누나도 짱뚱어탕이 나쁘지 않았다고, 맛있었다고 했다.
바로 옆에 하나로 마트가 있어서 삼겹살을 사고, 아무래도 부족해보여서 누나가 안 볼 때 한우 안창살을 바구니에 넣었다. 술을 조금 산 뒤 내가 계산했다. 고모는 내가 혼자 돈을 너무 쓴다며 자꾸 누나가 돈 내게 놔두라고 하지만 그럴 수가 있나. 누나는 4인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사람이고 나는 혼자 사는 사람인데.
차에 올랐더니 고모가 슬그머니 봉투를 하나 준다. 친척 형이 자기가 모시고 다녀야 하는데 미안하고 고맙다며 15만 원을 줬단다. 거기에 고모가 5만 원을 더했단다. 필요 없다고, 돈 주지 말라고 극구 사양했는데도 기어코 주신다. 누나한테 돈 줬다는 걸 알리고 싶지 않아해서 못 이긴 척 받았다. 에효...
밥 먹었겠다, 저녁에 먹을 것도 샀겠다, 슬슬 숙소로 가서 쉬어야겠다. 길을 따라 가고 있는데 근처에 해수욕장이 있다고 나온다. 해수욕장 이름이 짱뚱어 해수욕장. 신기해서 가보기로 했다.
신안 증도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관광지 2위를 했단다. 에? 진짜? 대체 언제 조사한 건데? 어디에서 조사한 거?
숙소에서 쉬고 난 후 짱뚱어 해수욕장을 한 번 더 찾았다. 고모와 누나가 드론으로 촬영하는 걸 재미있어 해서,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에서 영상을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다행히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 기똥찬 날씨였다.
주변에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이 있었다. 동작은 되지 않고 있었고. 만약 갯벌로 들어가는 게 가능하다면(여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었음) 게도 잡고 짱뚱어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뽕을 뽑을 생각으로 미친듯 잡아대는 게 문제지, 몇 마리만 잡아서 라면에 넣어 먹으면... 크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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