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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2022 울릉도 여행 ② 여행 첫 날 (송곳산 울라/나리분지/삼선암/독도 반점)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10.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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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버스 투어는 A 코스, B 코스로 나뉘는데 A 코스는 내수전 일출 전망대와 봉래 폭포에 다녀오는 일정이고 B 코스는 울릉도 해안 도로를 따라 돌면서 여기저기를 구경하는 일정이다. 나는 1일차 오후에 B 코스, 2일차 오전에 독도, 오후에 A 코스, 3일차 오전에 자유 시간 순으로 진행됐다.

호박엿 공장에 다녀온 뒤 1박에 1,000만 원 한다는 숙소로 유명한 힐링 스테이 코스모스 쪽으로 이동했다. 코스모스는 자연 경관을 최대한 해치지 않게끔 설계된 게 특징이란다. 2019년에는 영국의 디자인 잡지가 호텔 부분 1위로 꼽기도 했다고 한다. 모든 방이 하루에 1,000만 원은 아니고 펜션 형은 40~50만 원 정도라고 한다. 1,000만 원 짜리는 풀 빌라를 이용하는 요금인데 단순히 방만 이용하는 게 아니라 전용 차량으로 항구에서 픽업하는 것은 물론 원하는 관광지까지의 이동을 지원하고, 쉐프가 음식도 만들어준단다. 개인 집사가 계약 기간 내내 따라다니며 수발을 들고.

아무리 그렇다 해도 하루에 1,000만 원은 로또 1등 맞지 않는 이상 무리라 생각하는데 우리나라에 부자가 많은 건지 이미 풀 부킹이라 올해는 예약도 안 된단다.

 

아무튼. 숙소에는 당연히 예약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지만 외부의 산책로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송곳산 울라

 

저 고릴라 이름은 울라. 울릉도 고릴라를 줄인 모양이다. 독도 쪽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라 한다.

 

이 산 이름이 송곳산인 모양이다. 참으로 직설적인 이름이다. ㅋ

 

단양 도담삼봉 근처에 있는 석문처럼 뻥~ 뚫린 공간이 보인다. 멀리서 봐도 저 정도로 크면 실제 봤을 때에는 어떨지...

 

 

 

 

 

 

 

 

 

 

 

 

 

죄다 이 앞에서 사진 찍느라 난리도 아니었는데 금방 한적해져서 사람이 나오지 않게 풀 샷으로 찰칵!

 

구멍이 난 부분을 줌으로 잔뜩 당겨 봤다.

 

 

 

 


 

나리분지

바람이 심하기도 했거니와 머무는 시간이 짧아서 드론은 날릴 수 없었다. 대충 훑어 보고 사진만 호다닥 찍은 후 다음 장소로 이동. 다음 장소는 나리 분지다.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평한 지역이라고 한다.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유명하다.

화산 폭발로 인해 만들어진 장소인데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을 생각하면 된다고. 하지만 천지나 백록담과는 달리 물이 고이지 않아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게 가능하다고 한다. 화산 분화구에 사람이 사는 건 전 세계에서 나리 분지가 유일하다고 가이드가 얘기해줬다. 진짜인지 어떤지는 모르겠고.

 

나리 분지에는 아주 오~ 래 전에 울릉도에 정착했던 사람들이 지었던 너와 지붕 집과 초가 지붕 집이 만들어져 있다. 둘러보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런데 다시 출발하는 시간을 꽤 길게 잡기에 왜 그런가 했더니 식당 앞에 차 세울테니 구경하고 나서 식당에 가 뭐라도 사먹으라더라. 마가목 공장, 호박엿 공장에 이어 뒤로 돈 받고 식당 영업에 도움을 주는 모양이지. 하아... 싫다, 정말.

 

울릉도에서만 파는 막걸리 중에 씨겁데기라는 게 있단다. 나리 분지에 사는 사람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집에서 만들어 마셨다는데 어느 날 갑자기 어떤 ×이 특허를 내버려서 함부로 만들 수 없게 되었단다. 사람들이 뭐라 뭐라 하니까 그럼 나리 분지에서만 만들고 팔 수 있게 하겠다 했다네? 그래서 나리 분지 외에서는 울릉도라 해도 못 산단다. 이것 역시 정말인지 어떤지 모르겠다. 마셔볼까 했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결국 맛을 보지 못했다. 이장희와 대마초 같이 피웠었다는 옆 자리 아저씨가 얼큰~ 한 상태로 버스에 탔기에 맛이 어떠했냐고 물어봤더니 손가락 두 개를 겹쳐 ×를 만들며 고개를 절래절래.

 

 

 

 

 

 

 

 

 

 

 

 

 

 

 

 

나리 분지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고 바람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지만, 여기는 드론 비행 금지 구역이다.

 


 

삼선암

식당에서 막걸리와 전을 시켜 먹은 사람들이 버스에 오르자 다시 출발. 다음은 삼선암과 관음도 쪽에서 멈췄다. 파도 치는 게 엄청나다. 내일 독도는 다 갔고나 싶더라.

 

 

 

 

 


 

독도 반점 (카멜리아 모텔)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울릉도 해안 도로 일주가 끝났다. 패키지 여행은 처음이었는데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코로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게 아닌데 모든 자리에 사람을 꽉꽉 채우는 것도 맘에 안 들었고, 내렸다 탔다를 반복하는 것도 엄청 번거로웠다. 게다가 물건 파는 곳에 자꾸 들리는 것도 짜증스러웠고.

도동항에는 17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다시 가이드를 찾아 모여들었고 숙소를 배정 받았다. 나는 카멜리아로 가라고 하더라. 길을 따라 한~ 참을 올랐더니 저 멀리에 보인다. 더럽게 멀다고 궁시렁거리며 방 열쇠를 받아들고 앨리베이터에 올랐다.

 

열악하다던 숙소 사정은 꽤 괜찮았다. 기대치가 워낙 낮았기 때문일까?

 

방충망에 틈이 있어 거대 모기가 들어오고, 냉장고가 시원찮아 편의점에서 사온 맥주가 시원해지지 않는데다 바닥에는 여자 머리카락이 한, 두 개 굴러다니고 있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침대는 푹신푹신보다는 딱딱 쪽이었고, 뜨거운 물은 콸콸 잘 나왔다. 아저씨 사장님은 까칠했지만 아줌마 사장님은 친절했다.

가방을 던져두고 저녁을 먹으러 나갔는데 딱히 갈만한 곳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비싸더라도 독도 새우를 먹고 싶었는데 수족관에 새우가 있는 가게가 당최 안 보인다. 오징어 회만 시켜 먹기도 뭐하고. 고민을 하다가 짬뽕 먹자 싶어 반점으로 들어갔다. 한 명이라고 하니 구석 자리로 안내를 해준다. 자리는 치웠지만 홍합 껍데기를 버리는 통은 치우지 않아서 먼저 먹고 간 사람이 버린 흔적이 남아 있다.

15,000원 짜리 해물 짬뽕을 시키고 음식을 기다리고 있자니 얼마 전 쯔양이 다녀갔다며 사진을 여러 장 붙여놨더라. 연예인 사인도 몇 장 붙어 있었고.

 

비주얼은 15,000원이 아까운 수준. 흔히 먹을 수 있는 짬뽕보다 두 배 비싸다. 그 정도는 아닌 것 같은데.

 

하지만 면을 호로록 입에 넣자마자 이거다! 싶더라. 그래, 이 맛이다. 어렸을 때 먹었던 그 맛이다. 요즘은 짬뽕에 뭔 짓을 했는지 모르겠는데 예전보다 맛이 없다. 그런데 여기는, 어렸을 때 먹던 그 맛이 딱 느껴지더라. 기계로 뽑은 면도 클로렐라인지 녹차인지 넣어 반죽했다는 녹색 면이 아니라 밀가루 맛이 확~ 나는 노란 면. 경상도 음식 맛 없기로 유명한데 여기 짬뽕은 상당히 괜찮았다. 가격을 보면, 뭐...

 

아... 전복이 들어서 그렇게 비싼가? 새우도 엄청나게 컸다.

 

7,500원이라 해도 비싸게 느껴지기 마련인데 딱 그 두 배인지라 아무리 관광지라 해도 너무 한다 싶긴 했는데 전복도 한 마리 들어 있고 새우도 크니까 그럭저럭 괜찮다고 마음이 바뀌더라. 하지만 먹고 있는 동안 소(小)짜 배달 주문 받았다고 짜증내는 아저씨 목소리를 듣고 있자니 관광지라 먹고 사는 거지 서비스 마인드는 엉망이고나 싶더라.

 

 

가게 근처에 지쳐 보이는 보부상 동상이 있었다. 디지털 보부상이기에 반가워 사진을 찍었다.

 

누가 감히 보부상을 함부로 대한다는 말이냐!!! 🤬

 

배가 차지 않아 숙소 근처 빵집에서 사왔다. 이게 2,000원인데... 비주얼도, 맛도, 육지였더라면 곧 망했을 거다 싶은... 😑

 

독도 새우 튀김. 여섯 마리에 만 원이다. 응? 엄청 싼데?

 

살은 얼마 안 되고 튀김 옷은 두껍다. 바삭하지도 않고 눅눅하다. 찍어 먹을 간장도 안 준다.

 

도동항에서 바로 보이는 곳에 새우 튀김 파는 가게가 있다. 저긴 다섯 마리인가 여섯 마리에 25,000원이다. 나는 거기에서 사지 않고 골목에 있는 가게에서 구입했다.

 

걷는 길1, 메인 도로, 걷는 길 2는 결국 한 지점에서 만나게 된다.

 

걷는 길 1로 가면 얼마 가지 않아 명이 나물 김밥과 새우 튀김을 파는 가게가 있다. 거기에서 산 건데 간장도 안 줘서 한 마리 먹고 나자 느끼함이 온 몸으로 퍼져 나갔다. 새우 튀기던 아저씨 사장님은 위생 장갑을 끼고 있었지만 돈 받을 때에도 그대로 장갑 낀 채 받으니 아무 의미가 없다. 게다가 다음 날 봤더니 담배 피우시더라. 나는 음식 만드는 사람은 담배를 피우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지라... 저 가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위에서 언급했던 다른 새우 튀김 가게, 거기는 괜찮았다. 여행 이틀 차 후기에서 사진과 함께 끄적거리도록 하겠다.

 

어두워지고 나면 먹고 마시는 것 말고는 할 게 없다. 편의점에서 맥주를 사서 텔레비전을 보며 혼술하다가 잤다.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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