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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2년 12월 16일 금요일 맑음 (무개념 운전/우울증)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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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이 운전할 때 거칠어진다고 하잖아? 이게, '나는 되지만 쟤는 안 돼!'라고 생각하기 때문인 것 같아. 예를 들어 좌회전 차선에 여러 대의 차들이 쫘~ 악 늘어서 있는 상황을 생각해보자고. 좌회전하려는 차는 많고 신호는 짧으니 차가 많이 밀려 있는 거지. 그 옆 차선으로 달리고 있었는데 교차로에 진입할 무렵 좌회전 신호가 딱! 들어온 거야. 잽싸게 깜빡이 넣고 좌회전을 해버려. 직진 차로에서 좌회전을 한 거야. 뒤에서 기다리는 수많은 운전자들을 바보로 만든 거지. 그래놓고 생각해. '미안하지만 어쩌다 한 번이니까.'라고.

자, 입장을 바꿔 보자고. 뒤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데 직진 차로에서 달리던 차가 갑자기 깜빡이 켜고 들어와 좌회전을 해버려. 무슨 생각이 들까? 당장 욕부터 나오지 않을까? '잘 몰랐나보다.' or '어쩌다 한 번이니까.'라 생각해서 허허~ 웃으며 넘어갈 사람이 몇이나 될까?

초보 운전자에게 다소 관대한 것도 마찬가지 이유 아닐까? 초보 운전 스티커를 붙이고 운전하는 사람은 악의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운전을 할 가능성보다는 모르고 실수했을 가능성이 높잖아? 그러니까 더 주의하게 되는 거고, 좀 더 양보하게 되는 거지. '그래, 초보라면 그럴 수 있지.'라고 납득하면서.

 

나는 새벽 세 시에 차와 사람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빨간 불이 들어오면 멈추거든. 빨간 불은 정지하라는 지시이고, 그 지시는 시간과 관계가 없는 거니까. 하지 말라면 어지간해서는 안 하는 사람이라고. 그러니까 당연히 직진 차로에서 좌회전을 한다거나, 우회전 차로에 서 있는 차가 많지 않다는 이유로 그 쪽에 가서 빌빌빌빌 가다가 신호가 바뀌었을 때 옆 차로를 향해 홱~ 넘어가는 짓 따위는 하지 않는다는 거지. 나는 하지 않는 짓인데 누군가 하는 걸 보면 화가 난다고.

익숙하지 않은 동네라서 좌회전해야 하는데 우회전 차로에 멈췄다고 가정해보자. 신호가 바뀌어 차들이 슬슬슬슬 진행하는데 옆 차선에 공간이 생긴다면 미안하긴 하지만 끼어들 수 있겠지. 하지만 그게 안 된다면? 굳이 무리해서 끼어들 필요가 있냐고. 그냥 우회전해서 가다가 옆 차선으로 천천히 넘어간 뒤 유턴해서 돌아가면 되잖아? 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무리해서 끼어들고 도망치듯 사라지는 걸까? 그러다 사고라도 나면 건강, 돈, 시간,... 잃는 게 한, 둘이 아닌데 말이지.

 


 

에어 프라이어를 산 뒤 엄청나게 만족하면서 사용하는 중. 넣었다 빼면 뭐든 먹을 수 있게 되는, 마법 같은 도구인데 어제 처음으로 실패를 맛봤다. 맥주 안주로 먹겠답시고 쥐포를 넣고 구웠는데 시간을 너무 길게 잡은 탓인지 숯이 되어 버렸네. 좁은 방 안에는 온통 쥐포 꼬랑내. 😑
짜증스러웠지만 내가 한 짓인데 누구를 탓할 거냐고. 냄새 빼겠답시고 밤새 향초를 켜놓고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그을음이 잔뜩... 하아~

 


 

겨울이 되니 밖에 나가기 더 귀찮아지고, 운동을 안 하게 되니까 이래저래 짜증만 늘어나는 것 같다. 유일하게 좋은 건, 시간 외 근무를 안 하게 되면서 좀 더 빈둥거릴 수 있게 된 것이라고나 할까?

운동해야지, 운동해야지, 하고 있지만 꼼짝도 안 하고 있다. 만날 방에 틀어박혀 유튜브 새로 고침이나 하고 있자니 내가 똥 만드는 기계지, 이게 뭐냐 싶기도 하고. 그래서 겨울에 우울증이 도지는 모양이다.

 

낳아준 사람이 '너만 힘든 거 아닌데 왜 그러냐'고 할 때, 일면식도 없던 의사 선생님이 내가 하는 말을 다~ 들어주고, 내 편이 되어줬던 거 생각하면... 정신과 의사들, 대단하다. 지난 해, 오랜만에 그 병원에 갔는데 그 때 선생님이 안 계셔서 서운했더랬지. 어디로 가셨을까.

 

오늘도 늦게 자고 일찍 일어나 배 채우고 빈둥거리고 있다. 피곤한데 낮잠 좀 자고 돈 벌러 가야지. 이래저래 만사 귀찮은 요즘이다. 일기가 온통 귀찮다 뿐이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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