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하는 곳은 4일 일하고 하루 쉬는 시스템. 주말이나 국가 공휴일이라고 쉬는 건 없다. 그러니 이틀 이상을 잇달아 쉬고 싶다면 휴가를 써야 한다. 1년에 쓸 수 있는 휴가라고 해봐야 21일이 고작이니까, 해외 여행 갈 때를 위해 아껴두어야 한다. 그렇다보니 당일치기가 가능한, 가까운 곳으로 슬렁슬렁 다니는 중.
추워서 방 밖으로 나갈 생각 자체를 안 하고 살다가 최근 들어 조금씩 움직이고 있다. 방구석에서 중고가 떨어뜨리는 것 말고는 하는 일이 없는 드론에게 바람도 좀 쐬게 해야 하니까 말이지.
집에서 월영교까지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봤더니 한 시간 반 걸린다고 나오더라. 그래서 느긋~ 하게 출발했지. 전 날 마신 술이 깰 시간이 필요했으니까 적당히 빈둥거리면서. 그런데 목적지를 도산서원으로 설정했더니 예상 도착 시간이 두 시간 반 뒤로 잡힌다. 티맵의 도착 예상은 꽤 정확한지라 뭔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은 하지 않았다. 도산서원이 안동 시내와 꽤 떨어져 있다는 걸 몰랐던 거지.
평일 오후의 여유를 누리자 싶어 국도로 달렸다. 두 시간 정도를 달려 안동에 도착. 도산서원으로 가는 길은 좁고 꼬불꼬불하다. 성인 남성 두 명이 탄 에어컨 풀 가동 상태의 경차라면 올라가다 뒤로 흘러(?)내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굽이굽이 오르막길이 이어진다. 맞은 편에서 차가 오면 피해가는 게 쉽지 않겠다 싶었는데 다행히도 올라갈 때, 내려갈 때, 모두 다른 차를 만나지는 않았다.
버스가 다니는 것 같긴 한데 자주 있는 건 아닌 듯 하다. 대중 교통으로는 가기가 꽤 힘들지 않을까 싶네. 널찍한 주차장은 유료로 운영되고 있었다. 승용차 기준으로 2,000원. 장애인 주차장이 따로 마련되어 있었는데 장애인이나 안동시민에 대한 할인 안내 같은 건 전혀 안 되어 있었다.
아주머니 한 분이 돈 받으러 오시기에 할인 같은 건 안 되냐니까 무슨 할인이냐고 물으신다. 국가 유공자라고 했더니 누가 유공자냐고 한다. 내 나이보다 한~ 참 어리게 보는데다 보통 유공자라 하면 할아버지를 생각하기 마련이니까 내가 유공자라고 하면 대부분 응? 😦 하는 반응이다. 여기에서도 내가 유공자라고 했더니 미심쩍게 본다. 주섬주섬 유공자증을 꺼내고 있는데 확인도 안 하고 1,000원만 내란다. 결과적으로 유공자에게는 50% 할인 혜택이 주어지는 셈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주차 요금만 표시되어 있고 할인에 대한 안내는 확인하기 어려우니까 할인 대상자라면 잘 물어보시기를.
주차장 한 켠에 화장실이 있어 그 쪽으로 향했다. 집에서 씻고 나갈 때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았는데 출발한 지 5분 정도 지나니까 부륵~ 부륵~ 하더라고. 화장실 한 켠에 들어가 경량화에 힘썼다. 화장실은 깨끗했다.
매표소에서 유공자증을 보여주니 입장료가 면제됐다. 주차장과는 다르다.
꽤 규모가 컸지만 의외로 관람에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았다. 문화 해설사와 같이 다니며 설명을 듣는 게 낫지 않을까 싶더라. 그냥 슥~ 보고 지나치니까 30분도 안 걸렸다. 가는 길이 꽤 험란했는데 너무 금방, 대충 본 것 같아 조금 후회가 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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