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월 16일은 어제 + 오늘의 1 + 1 구성. 어제 있었던 일부터 끄적거려 보자. 원래 계획은 여덟 시에 일어나 씻고, 여덟 시 반에 출발, ㅂㅇ 도서관에 가서 캄보디아 여행 가이드 북을 좀 보다가, ㄷㅅㄹ에 가서 손전화 껍데기를 사고, 우동 한 그릇 호로록~ 먹은 뒤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었다.
뭐, '것이었다.'에서 이미 눈치 챘을테지만, 시작이 창대하고 끝이 미약한 나는 계획대로 움직이는 데 실패했다. 도서관에도 가지 않았고 우동도 안 먹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계획에 세차가 추가되었을 뿐인데 나름 알차게 하루를 보냈다고 자기 만족을 했지. 훗~ 😏
네 시에 눈이 떠졌는데 화장실에 다녀온 뒤 다시 잠들려 하지 않고 태블릿을 손에 들고 말았다. 그 순간 여덟 시간 취침은 이미 물 건너 간 거지. 수도권 대학의 인기 학과를 목표로 하는 고 3 학생 수준의 수면 시간을 기록했다. 10인치 화면을 쳐다보며 몇 시간을 보내다가 배가 고파 라면으로 요기를 하고, 컴퓨터를 켠 뒤 빈둥거리다가 시계를 봤더니 열한 시가 넘었더라. 더 늦으면 안 되겠다 생각하고 나가려 했지만 몸이 무거워서 또 시간을 까먹고, 결국 정오가 지나서야 밖으로 나갔다.
달릴 수 있는 거리가 50㎞ 남짓이라고 나오기에 근처의 저렴한 주유소에 가서 차 밥을 먹이고 가까운 세차장으로 향했다. 차 밥 먹이는 데 7만 원 넘게 썼기 때문에 2,000원을 내면 자동 세차기를 이용할 수 있었지만 아직은 자동 세차기에 차를 넣고 싶지 않다. 할부가 끝날 때까지는 아껴줘야지.
세차한 지 며칠 안 됐는데 흙비를 뒤집어쓰는 바람에 차가 말도 못하게 더러워졌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비 예보가 있으니 굳이 세차하지 않아도 될 것 같지만 더러워도 너무 더러워서 안 할 수가 없었다.
세차장에 도착하니 두 개의 라인에 모두 대기하고 있는 차가 보인다. 2번 라인에 멈춰 서 있던 차가 같은 회사에서 만들어진 상위 등급의 차이기에 그 뒤에 서면 뭔가 꼴값 떠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 1번 라인 뒤로 갔다. 9,000원 짜리가 가장 저렴한데 하부 세차를 포함한 11,000원 짜리를 결제하고 차례를 기다렸다.
꽤 기다렸다가 차례가 되어 입장. 무터치 방식이라 흠집이 날 걱정은 안 해도 되는데 얼마나 깨끗해지느냐를 따진다면... 그냥 돈질알이다. 세차를 마치고 나온 차를 봐도 깨끗해졌다가 아니라 덜 더러워졌다라는 생각 밖에 안 든다. 실제로 이 날 시내에 나갔다 돌아와 세워져있는 차를 봤더니 보닛에 흙먼지 자국이 다시 드러났더라. 돈질알이라고 후회하면서도 가끔 가게 되니 참...
별로 안 추울 거라 생각하고 얇은 운동복을 입은 채 나갔는데 꽤 추웠다. 바람도 많이 불고. 버스 정류장을 30m 정도 남겨두고 있을 때 내가 타야 할 버스가 부~ 웅~ 지나가더라. 금방 올 거라 생각하고 정류장에 가서 멍 때리고 있다가 손전화를 이용해 도착 예정 시간을 확인했더니 40분 가까이 기다리라고 나온다. 설마 그렇게까지 걸릴까 싶어 계속 기다렸는데 한~ 참(이라고 해봐야 5분이나 지났겠지. ㅋ) 기다려도 올 기미가 안 보여서 그냥 지하철 타러 갔다. 😑
ㄷㅅㄹ에 내려 발길 닿는대로 걸었다. 몇 번 가봤답시고 익숙하다. 눈에 들어오는 가게에 들어가 S23 울트라 케이스를 찾고 있다 하니까 투명한 실리콘 케이스 밖에 없다며 보여주는데 맘에 안 든다. 후면 카메라 렌즈에 맞춰 구멍이 뚫린 녀석을 찾고 있는데 그냥 카메라가 있는 구역 전체를 널찌기하게 뚫어놓은 제품 밖에 없다. 게다가 변색되는 거 뻔히 아는데 변색 안 된다고 사기치는 제품이었다. 고맙다고 인사한 뒤 그냥 나갔다.
인터넷으로 미리 알아본 가게를 찾아 갔더니 1층은 온통 아이폰用 제품. 2층에 올라가니 직원이 찾는 게 있냐고 물어본다. S23 울트라에 쓸 케이스를 찾는다고 했더니 1층에 있단다. 응? 못 봤는데...
다시 1층으로 내려가 어슬렁거리다가 걸려있는 액정 보호 필름을 찾아냈다. 쌩 폰으로 쓸 생각이었지만 몇 달 정도는 필름을 씌울까 싶어 집어들었더니 직원이 와서 찾는 게 있냐고 물어본다. S23 울트라用 케이스가 있냐니까 여기 있다고 보여주는데 몇 종류 안 된다. 그나마도 죄다 하드 케이스라서 무거워 보이고. 쌩 폰도 무거운 마당에 하드 케이스를 끼우고 싶지 않다. 네 종류 중 하나는 카드 수납이 가능한 녀석이었다. 삼성 페이가 있는데 굳이 플라스틱 카드를 케이스에 끼울 필요가 있을까? 그래서 필름만 살려고 했더니 렌즈 보호 뭐시깽이는 필요하지 않냐고 물어본다. 있어야겠다 싶어 같이 샀다. 영업을 잘하는 고만.
부착까지 해주는 곳이어서 붙여주는 동안 전시되어있는 인형을 보며 시간을 보내다가 손전화를 받아들고 나왔다. ㄷㅅㄹ에 갈 때마다 들리는 수입 과자 판매점에 가서 과자를 조금 산 뒤 다시 지하철을 타러 갔다. 같이 일하는 계약직 직원들 주려고 우마이봉 살까 했는데 이번에도 없었다.
역 근처의 우동 가게에서 우동을 먹고 싶었는데 밖에서 대충 봤더니 넓지 않은 가게에 사람이 제법 많아 보여서 포기하고 그냥 돌아왔다. 집 근처에서 내려 KFC에 간 뒤 햄버거와 치킨을 사들고 돌아왔다. 주린 배를 채우고 나니 졸음이 쏟아져서 그대로 퍼질러 잤다.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었다.
한참 잔 것 같은데 한 시간 남짓 지났더라. 시간도 한참 늦은 저녁이 된 줄 알았는데 18시도 안 되었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빈둥거리다가 23시가 넘어서 다시 침대로 올라갔다.
자다가 새벽에 깨서 또 손전화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 안 되는 줄 알면서도 회사에 안 가는 날이면 마음이 푹~ 놓여 제대로 안 자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오후에 엄~ 청 피곤해진다.
냉동 볶음밥을 전자 레인지에 넣고 돌렸다. 3분이면 된댔는데 10분은 돌려야 먹을만 해진다. 2인분을 한 방에 다 털어(?)넣고 나서 이불과 토퍼를 싸들고 근처 동전 빨래방으로 향했다. 다행히 아무도 없어서 맘 편하게 세탁기를 돌릴 수 있었다. 예전에 내 세탁기가 있을 때에는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꼬박꼬박 세탁을 했는데, 지금은 동전 빨래방을 이용해야 하니까 두 달에 한 번 하기도 힘들다. 날씨가 따뜻해질 때까지 버티다가 빨아서 보관하지 않을까 싶다. 이럴 때면 은행 대출 받아서 전세 사는 게 낫지 않나 고민이 된다. 전세금 못 받는 경우가 워낙 많으니 걱정이 되어 월세 살고 있지만 매 달 나가는 돈을 이자로 낸다면 거실에서 축구할 수 있는 대궐에 살 수 있을텐데.
이불보다 토퍼를 먼저 돌렸는데, 1분 먼저 시작했는데, 이불 쪽이 먼저 끝났다. 토퍼는 7분 남은 걸로 뜨더라. 일단 이불을 건조기로 옮기고 나서 토퍼의 세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데 남은 시간이 7분에서 줄어들지 않는다. 무게가 맞지 않아 제대로 탈수가 안 되는 것 같다. 문을 열고 몇~ 번이나 정리를 했는데도 마찬가지라서 도움을 요청하려고 전화를 할까 하는데 그 순간 가속이 붙으며 탈수가 시작됐다. 전화하지 않게 되서 다행이다.
잠시 후 토퍼도 건조기로 옮길 수 있었다. 노트북을 보며 빈둥거리고 있는데 소화되지 않고 남은 녀석들이 몸에서 나가겠다고 아우성을 친다. 급× 시그널이 온 거다. 근처에 이용할 수 있는 화장실도 없으니 집으로 갈 수밖에 없다. 잽싸게 집으로 가서 경량화에 힘쓴 뒤 빨래방으로 돌아갔다. 30분 넘게 기다린 후 빨래가 끝난 녀석들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혹~ 시라도 손님이 올까 싶어서, 그리고 차박 때 쓰려고, 센스맘 토퍼를 샀는데 손님도 안 오고 차박도 안 했다. 쓸 일이 없어서 거실에 방치해두고 있다. 마땅히 둘 곳이 없다. 토퍼 때문에 거실이 엄~ 청 좁아보여서, 결국 침대로 옮겼다.
원래 매트리스, 그 위에 3만 원 짜리 저렴한 매트리스, 그 위에 센스맘, 그 위에 누잠 토퍼를 깔았더니 꿀렁거려서 도저히 못 자겠더라고. 푹신푹신하면 편할 것 같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었다. 그래서 센스맘 토퍼를 빼낸 거였는데 둘 곳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 대신 순서를 바꿨다. 원래 매트리스, 센스맘 토퍼, 저렴한 매트리스, 누잠 토퍼 순으로. 그렇게 했더니 덜 꿀렁거린다. ㅋ
센스맘 토퍼도 그렇고, 누잠 토퍼도 그렇고, 이 집에서 사는 동안에만 쓰고, 이사 갈 때에는 버리고 가야겠다. 다음에는 포켓 스프링 들어간 메트리스 사서 써야지. 예전에 ㅇㅌ 살 때 썼던 이마트 매트리스가 참 좋았는데 검색해보니 지금은 안 파는 것 같다. 비슷한 제품은 있는데 그건 별로 맘에 안 들고.
집에 와서 세탁기를 돌려 밀린 빨래를 했다. 대충 청소를 하고 빈둥거리다가 빨래가 끝나 널고, 건조기를 돌린 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가 졸음이 쏟아져 침대로 올라갔다. 오늘도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역시나 한 시간 남짓 잔 뒤 깼고. 원래는 도서관에 가려고 했는데 내일로 미뤘다.
배가 고파 피자를 시켜 먹을까 했는데 3만 원이 넘어가기에 포기했다. 돈 버는 건 쉽지 않은데 까먹는 건 참 쉽다. 냉장고에 푹 익어버린 김치가 잔뜩인지라 김치찌개를 끓이기로 했다. 아삭아삭한 맛에 먹으려고 산 봄동이 잔뜩 익어버렸다. 쉰 내가 난다. 그걸로 김치찌개를 끓였더니 그럭저럭 먹을만은 한데 약간 단 맛이 난다. 역시, 그냥 김치로 끓인 것만은 못한 것 같다. 뭐, 나름 먹을만 해서 햇반 두 개를 순식간에 먹어 치웠다. 커피 한 잔 마시고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항공권 가격을 보니 또 올랐다. 떨어지길 바라며 기다렸는데 3만 원 넘게 비싸졌다. 슬슬 예약을 해야할 시점이다. 혹시라도 회사에서 못 가게 질알할까 싶어서 비행기 표 사는 걸 망설이고 있었는데 이제는 질러야 할 때다. 그러고보니 내일은 월세 내는 날이네. 시간이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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