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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  행 』/『 해외여행 』 2023, 캄보디아

2023 캄보디아 여행 ⑪ 바푸온(Baphuon)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3.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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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바푸온. 매미 소리가 무척 요란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의 매미와 크게 다른 것 같지는 않은데 뭔가 머릿 수로 압도하는 분위기?

 

《 건기라서 물이 말라 해자가 볼품없어 보인다. 가이드도 우기에 와야 진짜라고 했다. 》

 

캄보디아는 11월부터 2월까지가 여행하기 가장 좋은 시기로 알려져 있다. 건기에 속해서 비 때문에 여행을 망칠 가능성이 없는 때니까. 3월부터는 더워지기 시작하기 때문에 건기임에도 인기가 없다. 그러다 5월이 되어 우기에 접어들면 여행 수요가 확~ 줄어든다.
비를 보는 건 좋아하지만,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는 건, 특히나 해외에서 그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 나 역시 우기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이드의 말로는 우기 때 봐야 정말 멋있다고 한다. 그러고보니 사람이 많지 않은 유적지의 지붕 아래에 앉아 내리는 비를 보면서 물이 고인 해자를 시야에 넣는 장면을 상상해보니 우기에 한 번 더 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 200m에 가까운 다리가 놓여 있다. 인간계와 분리된 신의 세계로 가는 길을 표현한 것이란다. 》

 

우리나라의 왕궁도 왕이 걷는 길, 신하가 걷는 길, 조상 신이 걷는 길이 구분되어 있다. 신하가 임금의 길을 걷는 건 역모로 취급되어 당장 목이 달아나는 중죄였고, 임금 역시 신의 길을 함부로 걷지 않았다. 이 곳도 인간계의 왕이 신계로 들어가는 과정을 신성시하기 위해 다리를 길게 만들었고 그 다리의 끝이 건물의 정면과 맞닿게 만들었다.

내가 방문했을 때에는 사방에 관광객이 가득해서 신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왕의 기분을 낼 수 없었지만, 고요한 가운데 주위에 신하들을 거느린채 느린 걸음으로 다리를 건너가는 절대 권력자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었다.

 

 

《 가파른 계단은 힌두 사원의 특징. 신이 사는 곳이니 인간이 쉽게 오를 수 없게 만든단다. 》

거의 기다시피 올라가야 할 정도. 신이 사는 곳이니 높게 만드는 게 당연한데 지금처럼 수십 층에 달하는 높이로 지을 기술력은 없었을테니 가파른 계단으로 보다 높게 체감하도록 만든 게 아닌가 싶다. 오르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상체를 굽히며 자기 의사와 무관하게 공손해지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 말이 계단이지 그냥 낭떠러지다. 경사가 80˚는 되는 듯... 》

 

 

《 우기에 비가 와 해자에 물이 고이면 사람들이 있는 저 곳까지 차오른단다. 》

 

 

 

《 지금은 나무 계단이 있지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진짜 돌계단을 이용해야 했단다. ㄷㄷㄷ 》

 

수십, 수백 번은 왔을 가이드는 같이 올라가지 않고 아래에서 기다린다고 했다. 하긴, 처음 보는 나 같은 사람에게나 신기하고 오묘한 거지, 만날 보면 그런 감정도 사라질 게다.

 

 

 

 

 

《 오로지 돌을 쌓기만 해서 이런 걸 만들었다는 게 그저 경이로울 뿐... 》

 

 

 

《 힌두 신화에서 자주 등장하는 나가의 모습을 여기저기에서 볼 수 있다. 》

 

 

 

 

 

《 예전에는 여기도 올라갈 수 있었다는데, 지금은 입장이 금지되어 있다. 》

 

이 곳에서 나고 자란 니몰(가이드)은 어렸을 때 천 년 넘은 유적들을 놀이터 삼아 뛰어 놀았단다. 지금은 접근이 금지된 곳에서 뛰고 구르고 신나게 놀았겠지. 😝
언제 여행하느냐가 참 중요하다 싶은 것이, 지금은 코 앞에서 관람이 가능한 유물이나 장소도 시간이 흐르면 보존을 이유로 멀찌감치에서 봐야 하거나 보호각 너머로 봐야 하는 일이 생긴다는 거다. 앙코르 와트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직접 만질 수도 있고 걸으며 보는 게 당연하지만, 시간이 오래 흘러 망가지고 무너지면 가상 현실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 비가 내리는 날 이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면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

 

 

 

 

 

 

《 사진을 바보 같이 찍어놔서 전혀 안 보이지만, 누워 있는 불상이다. 》

 

니몰이 말을 해줘서 불상이라는 걸 알았다. 분명 한 번 돌아봤었는데 그 때까지는 와불이라는 생각을 전혀 못했거든. 듣고 나니 확실하게 불상의 형태가 보였다. 신기해서 사진을 여러 장 찍었... 다고 생각했는데, 위 사진 한 장 뿐이더라.

 

 

 

《 돌을 뚫고 나가 뿌리를 뻗은 놀라운 생명력. ㄷㄷㄷ 》

 

저렇게 유적을 감싸거나 뚫고 나온 나무는 안젤리나 졸리가 주연으로 나온 『 툼 레이더 』 덕분에 유명해진 '따 프롬'의 그것이 가장 유명하다. 하지만 꼭 따 프롬이 아니더라도 여러 유적에서 저런 나무를 볼 수 있다. 나무 이름이 스펑이라 했던 것 같은데 목재로써의 가치는 높지 않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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