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에 2주를 쉬었고, 이번 달에도 2주를 쉬었다. 덕분에 피폐했던 마음이 꽤 회복이 된 듯 하다. 물론 회사에 가는 순간 다시 너덜너덜해지겠지만.
단 시간에 암 환자를 치료하려면 암 세포를 완전히 제거해버리는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 암 세포는 가만히 두고 몸에 좋은 음식이나 먹고 휴식하고 있으니 근본적인 치료는 불가능하다. 암 세포를 떠올리면 짜증이 치솟아 오르지만, 내가 내 배를 갈라 암 덩어리를 꺼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참고 살아야 한다. 회사에서 주는 월급 꼬박꼬박 받으면서 받는 만큼 결과를 만드는 것 외에는 할 줄 아는 게 없으니 어쩌겠어. 참고 살아야지.
다행히 길게 쉬고 나서 오랜만에 출근하는 게 주말이라서 결재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되고, 조금은 풀어져도 상관이 없을 것 같다. 게다가 다음 주에는 추석 연휴라 근무에 부담이 없다. 추석 연휴가 끝나면 또 일주일을 쉴 수 있고.
고모 모시고 일본 간답시고 비행기 표를 끊었는데 한 사람에 40만 원씩 들었다. 일본 가면서 이렇게 비싸게 준 적이 있나 싶다. 항공권 가격만 따지면 5,000원 짜리 표로 간 적도 있는데 말이지. 확실히, 나이 먹으면서 돈 좀 더 들어도 덜 귀찮은 쪽을 선택하게 된다.
숙소 예약을 해야 하는데 마음에 드는 호텔은 방이 없다. 일단 다음 주에 다시 한 번 알아볼까 싶다. 숙소를 잡아야 패스도 구입하고 일정도 잡을 수 있으니까.
여행 준비를 하다보면 시간은 금방 갈 것이고, 다녀오면 올해도 거의 끝이 난다. 여기 뜰 준비하다보면 또 시간이 금방 갈 것이고.
쉬는 동안 미국 드라마인 『 씰 팀 』을 열심히 봤다. 미 해군의 특수 부대 이야기인데 다양한 이야기가 펼쳐져 지루한 줄 모르고 보는 중이다. 지금은 시즌 4를 보고 있는 중. 작품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제이슨 헤이즈가 현장 근무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망설이고, 결국 지원 근무를 맡게 되면서 괴로워하는 걸 보면서 의아했다. 나 같은 경우는 힘든 곳을 떠나 편한 곳으로 가고 싶은데 드라마 속의 주인공은 반대니까 말이지.
내가 잘할 수 있는 일, 남이 잘한다고 인정해주는 일을 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답답하고, 형편없이 일하면서 인성까지 엉망진창인 쓰레기와 같은 공간에 있어야 한다는 게 짜증스럽다. 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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