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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3년 12월 26일 화요일 맑음 (분노 포인트)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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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 길. 2022년 1월부터 지금까지, 얼추 1,000번 가까이 왔다갔다 했으니까 어디에서 신호가 걸리는지, 차가 이 정도 늘어서 있으면 이번에는 못 간다든지, 이 속도로 가면 아슬아슬하게 신호에 걸리겠다든지, 빠삭하다.

얼마 못 가 50㎞/h 과속 방지 카메라가 있는 걸 뻔히 아니까 1~2㎞/h 부족한 속도로 슬슬슬 가고 있는데 답답하다는 듯 옆 차로로 쌩~ 하고 추월했다가 급감속하는 걸 보면 혼자 콧방귀를 뀌곤 한다. 내가 아무 이유없이 앞이 뻥~ 뚫려 있는데 1차로 막고 빌빌거리겠냐면서.

 

어제는 우회전하려는데 횡단보도에 신호가 들어오고 길 건너는 사람이 있어서 멈췄다. 일본 같은 경우 보행 신호가 들어와 있는 상태에서 진입하는 순간 단속에 걸리기 때문에, 그것도 암행 순찰로 잡아버리기 때문에 조심해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그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사람이 길을 다 건넜는데 남은 시간이 4초 정도 되기에 슬슬슬슬~ 움직이다가 빨간 불로 바뀐 뒤 가속을 했다.

뒤에 있던 차가 그런 나를 답답해하는 듯 하더라. 우웅~ 하면서 급가속을 해서 추월을 한다. 그러더니 깜빡이도 안 켜고 내 앞으로 스윽~ 넘어왔다. 훗... 상품권 달라는 무언의 시위로고만. 원하는대로 해주지.

 

집에 차를 세우고 블랙박스에서 메모리를 빼 손전화로 영상을 옮겼다. 집에 와서 밥 먹고 어쩌고 하느라 잊고 있다가 문득 생각이 나서 잽싸게 신고. 아침에 처리되었다고 문자가 와서 확인해보니 30,000원 짜리 상품권이 발부되었다.

그냥 얌전히 가속해서 추월한 뒤 차로를 넘어 왔다면, 급가속해서 내 앞으로 넘어오더라도 깜빡이를 켰더라면, 신고하고 자시고 하는 귀찮은 짓은 안 했을 게다. 하지만 도발을 한다면 맞서자는 게 내 생각이다. 상대가 싸움을 거는데 피하고 싶지 않다. 싸우자고? 그러지, 뭐.

 


 

같잖은 꼰대 AH 77I 가 내 메신저의 채팅을 일일이 확인을 하고는 자기 험담했다며 모욕을 입에 담았다. 그걸로 끝났으면 어차피 만날 내 험담하고 다니는 거 아니까 그러려니 했을텐데, 내 대화 상대에게 전화를 걸어 왜 자기 험담하냐며 따졌단다. 거기에서 일단 꼭지가 돌았다. 할 말이 있으면 나한테 할 것이지, 왜 내 대화 상대한테 시비를 걸었을꼬?

더 어이 없는 건, 같잖아서 웃음 밖에 안 나오는데, 평소 같으면 업무로 나한테 찍소리도 못하는 AH 77I 가, 이 때다 싶었는지 멀쩡하게 잘 나간 보고서를 정정해서 다시 발행하고,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안 했다며 시비를 건 거다. 모욕 운운하면 내가 쫄아서 눈치 보며 기가 확~ 죽을 거라 생각했던 모양이지. 내일 모레 환갑이라는 AH 77I 가, 어찌 저렇게 단순할꼬?

보고서는 제대로 나갔고, 안 했다고 질알하는 일은 원래 저녁 근무자가 하는 건데 네 놈이 인수인계를 똑바로 안 읽어놓고 나한테 안 했다고 질알하는 거다라고 답글을 썼다. 그리고 모욕 죄 운운한 것에 대해서, 그동안 네 놈이 다른 사람 험담하고 다닌 것, 남들 다 듣는 자리에서 여직원에게만 친절한다는 식으로 모욕한 것을 비롯해 그간의 과오를 다 기록해두었으니 감찰실에서 조사하러 나오면 고스란히 제보하겠다고 장문의 답글을 썼다. 아울러 사적인 대화를 훔쳐봤으니 제대로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했다.

 

다음 날 바로 전화와서 고소가 웬 말이냐며, 일부러 본 게 아니라고 거짓말을 하더라. 저렇게 거짓말로 모면하려 들 거면 시비나 걸지 말 것이지, 고작 모욕 어쩌고 한다고 꼬리 내릴 사람으로 본 건가, 나를? 그 따위로 살 거였음 후배들한테 승진 밀려가면서 이러고 있지도 않았다. 나름 눈치도 빠르고 줄도 잘 서는 사람이라고, 내가. 진작에 정치질해서 중간 관리자 자리로 올라갈 수 있었음에도 사람 같이 살려고, 더러운 꼴 보고 싶지 않아서 하고 싶은대로 살았더니 이 꼴이 된 건데 그걸 모르고 싸움을 걸고 자빠졌네.

 


 

그제, 출근해서 변호사가 준 대법원 판례 들이밀고 어떻게 했으면 좋겠냐고 했더니 또 거짓말을 한다. 일부러 본 게 아니라 보였단다. 처음에는 자기가 본 게 아니라 누가 말해줬다고 하더니, 말을 바꾼다. 채팅 목록에서 일부러 더블 클릭해서 창을 연 뒤 화면을 위로 올려 과거 대화 내용을 다 봐야 아는 걸 본인 입으로 언급했지 않냐고, 그러면서 자꾸 거짓말 할 거냐고 따져 물었더니 꿀 먹은 벙어리가 된다.

사무실에서 언성 높이며 따졌더니 쪽 팔린 지 바깥으로 끌고 가더라. 내가 분에 못 이겨 부들부들 떨면서 누구 때문에 6개월 동안 정신과 약 먹고 있는데 그 따위 짓을 하냐고 따졌더니 자기도 죽고 싶다면서, 자기도 정신과 약 먹고 있다 하더라. 질알 염병하고 자빠졌네. 정신과 다니면서 약 먹고 있으면 나 때문에 스트레스 받아서 약 먹는다고 동네 방네 방송하고 다닐 AH 77I 가. 어떻게 저 나이 먹고 주둥이만 열면 거짓말일꼬?

그냥 적당히 하고 말 생각이었는데 자꾸 거짓말하고, 본인이 피해자인 것처럼 말해서 그동안 가슴에 담아두었던 거 다 쏟아부었다. 업무로 나 건드리지 말라고, 나는 내 업무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고. 당신처럼 툭~ 하면 장시간 자리 비우고, 상황 터졌는데도 밥 먹겠답시고 계약직 직원들만 남겨놓고 자리 비우는 사람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나는 그런 걸 납득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그랬더니 뭔가 할 말은 많은데 자기가 참는다는 식으로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이더라. 진짜, 진짜 진짜 진짜 진짜 한심했다. 저 따위 쓰레기가 저 자리까지 올라 그 많은 월급을 받고 있다는 걸 납득할 수 없었다.

 


 

제 딴에는 화해한답시고 27일 저녁에 시간 되냐고 묻더라. 솔직히, 나보다 한~ 참 나이 많은 사람이 먼저 사과의 손을 내미는데 그걸 외면하기가 어렵... 기는 개 ×이나. 저 따위 것하고는 상종하고 싶지도 않다. 시간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시선을 외면하고 드립 커피에 물 붓고 있으니까 좋은 거 있으면 자기도 좀 달란다. 매점 가서 사먹으랬더니 내가 주는 걸 먹고 싶어서 그런단다. 이건, 뭐... 넉살 좋은 게 아니라 배알도 없는 거다. 뻔뻔하기 짝이 없는 AH 77I 같으니라고.

 

제 딴에는 내 약점 잡았답시고 평소에는 찍소리도 못하던 걸 이 때다 싶어 지껄이는 게 너무 같잖고, 예상치 못한 강한 반격에 당황해서 어버버~ 하다가 거짓말로 상황 모면하려는 게 같잖다.

 


 

이번에도 여기 탈출에 실패하면 최소 1년을 더 저 AH 77I 와 함께 일해야 한다. 절대 그렇게 못한다. 만약 그렇게 되면, 중간 관리자한테 얘기하고 최고 관리자한테 얘기해서 하루종일 청소를 할지언정 다른 파트로 넘어갈 생각이다. 저 벌레만도 못한 AH 77I 와는 더 이상 같이 일하고 싶지 않다.

 


 

사흘 후에 병원에 간다. 의사가 항상 그동안 어땠냐고 묻는데, 여차하면 변호사 신세 질 뻔 했다는 이야기를 미주알 고주알 하고, 2주 짜리 진단서 다시 한 번 부탁한다고 할 거다. 올해 사용한 병가는 내년 1월 1일부로 리셋이 된다. 보름짜리 병가 신청해서 좀 쉬어야겠다. 금산 여관도 다녀오고, 어슬렁~ 어슬렁~ 서해안 타고 올라가다가 강화도에 다녀올까 싶다. 여차 하면 동쪽으로 가로질러 속초 찍고 내려올까 싶고. 뭐, 눈 많이 오면 말짱 꽝이 되겠지만.

 


 

옆 파트에 마이크로소프트에 다니다가 우리 회사에 계약직으로 들어온 친구가 있다. 프로그램 개발 쪽에 특기가 있어서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 업무에 기여를 한 모양이다. 그렇게 특수한 능력을 바라는 게 아니다. 그런 능력은 나도 없다. 남들 다 C++, 비주얼 베이직 선택할 때 델파이 하겠다고 당당하게 나섰던 나다.

그냥, 남들이 다 하는, 기본적인 것만 똑바로 했으면 좋겠다. 사과를 사과라고, 수박을 수박이라고 쓰는 게 어려워? 그걸 사괴, 수밤이라 써놓은 꼴을 보고 똑바로 하라고 잔소리했더니 나이 많은 선배한테 건방지게 군다고 뒷담화하는 게 맞는 거야? 참외에 노란색을 칠하는 게 당연한데 자기는 빨간색이 좋다며 빨간색을 칠해 놓으면? 나는 그 빨간 칠을 지우고 다시 노란색을 칠해야 한다고. 내가 안 해도 될 일을 자신의 멍청한 짓 때문에 해야 하는데, 그게 매 근무 때마다 반복이 되는데, 내가 짜증을 안 내고 버틸 수 있어? 그게 가능하면 진작에 종교 창시했지. 내 이름 써놓으면 썩지 않는다는 우유나 팔면서.

 


 

별 같잖은 게 싸움을 걸어대는 통에 짜증이 많이 난다. 기다렸던 싸움이라, 먼저 쳐주기만 바라고 있었던지라 , 너 잘 걸렸다 싶어 멱살 잡았더니 바로 살려달라고 빌어버리면 어쩌자는 거냐. 싸우자고 큰 소리 칠 때는 언제고.

 

진짜, 나는 나이 먹어도 절대 저 따위로 살지 말자고, 저 따위로 살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 차라리 스스로 그만두고 나가서 다른 일 하자고 다시 한 번 마음 먹는다. 부양해야 할 가족이 없다는 게 다행스럽게 느껴진다.

 

아오... 또 열 뻗치네,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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