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부터 2004년까지 4년을 일한 뒤 그만두고 나갔다가 2007년에 다시 들어왔다. 일본어 배우겠답시고 1년 6개월 동안 쉰 것을 제외해도 벌써 20년이 넘었다. 한 직장에서 20년 넘게 일하다보니 별에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되는데, 정~ 말 일 못하는 무능력자가 다섯 정도 있다. 아, 뭐, 물론 다섯 밖에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꾸역꾸역 다섯 명에 맞췄다. ㅋ
인성 같은 걸 떠나서 업무 능력만 놓고 따졌을 때 ㅇㅈㅂ>ㅂㅇㅈ>ㅇㅊㅇ>ㅈㄱㅇ>ㅇㅇㄷ순이고, 여기에 인성이 섞이면 ㅇㅈㅂ>ㅇㅇㄷ>ㅈㄱㅇ>ㅇㅊㅇ>ㅂㅇㅈ순이 된다. ㅇㅈㅂ ← 이 ㅺ는 업무 능력이나 인성, 개념과 싸가지 등을 통틀어 완벽한 오각형 쓰레기다. 일은 더럽게 못하면서 꼰대인데 개념도 없고 주둥이만 열면 거짓말이면서 개뿔도 모르는 주제에 아는 척 하려고 나오는대로 짖어대는... 아, 오늘 ㅇㅈㅂ 까려고 한 게 아닌데... 나도 모르게 그만. (╯‵□′)╯︵┻━┻
오늘은 ㅂㅇㅈ에 대한 글. 난데없이 왜냐고 물으신다면, 저 양반이 살던 집에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이다. 며칠 전에도 썼는데, 나에게 주어진 회사 숙소의 전 사용자 중 한 명이 저 양반이다.
사람은 참 좋은데, 일을 너~ 무 못한다. 일머리가 없다거나 잔 실수가 많다거나, 그런 문제가 아니다. 정말 간단한 일조차 반복 학습이 안 된다. 파워 포인트에서 글자 크기 바꾸는 걸 수도 없이 가르쳐줬고, 줄 간격 고치는 건 결국 혼자 하는 데 실패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싶지? 저 양반에 대한 일화를 끄집어내기 시작하면 서너 시간으로도 부족하니 그만두자.
아무튼, 사이가 틀어지기 전에, 그러니까 저 양반이 잘 모른다고 뒤통수 긁적이며 도와달라는 부탁을 자주 해와 마지 못해 대신 해주던 때다. 입사해서 계속 저런 식으로 일을 해오면서 터득한 생존 방법인지, 그렇게 자기 일을 떠넘기고 나서 미안해하며 밥이든, 술이든 사겠다고 하더라. 괜찮다고 몇 번 사양을 하다가, 거절하지 못하고 저 양반의 숙소에 가서 거실 바닥에 앉아 맥주를 한 잔 마셨더랬다. 마시던 중 나보다 먼저 화장실에 다녀온 룸 메이트가 고개를 절래절래 저으며 돌아왔고, 잠시 후 화장실에 갔다가 바로 돌아 나왔다.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더러웠다. 싱크대도 만만치 않았다. 결국 옆 통로에 있는 우리 숙소에 가서 볼 일을 봤다.
어떻게 이렇게 하고 사냐니까 잠만 잔다며 뒤통수를 긁적거렸더랬지.
그 더러운, 발도 들이고 싶지 않은 곳이 내가 살아야 할 곳이 된 거다. ㅽ
내가 ㄱㅅ으로 가서 보낸 2년 동안 저 방에 머무른 사람도 몇 번 바뀌었는데 어쩜 그렇게 방의 상태와 똑같은 것들만 들였는지, 청소할 생각은 아예 안 한 것 같더라. 더러운 상태가 계~ 속 유지가 되었다.
들어가봤더니, 이건 사람 사는 곳이 아니다. 이런 곳에서 어떻게 사나 싶었다. 신발장과 싱크대..., 아니 경첩이 달린 모든 문은 망가져 있다고 보면 된다. 얼마나 쾅! 쾅! 닫아댔는지 다 부서져 있고 간신히 매달려 있는 수준이었다. 신발장과 베란다, 다용도실은 여기저기 검은 얼룩 때문에 보는 순간 더럽다는 생각이 들고, 샤워실 배수구는 머리카락과 온갖 털로 막혀서 조금만 물을 틀어도 고이기 시작했으며, 변기는 말로 형언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더러웠다. 거실 바닥은 끈적거렸고, 파리 시체가 굴러다녔다. 방이라고 다를까. 먼지 덩어리와 털이 사방에 널려 있었다. 정말 더럽더라. 어떻게 이럴 수가 있나 싶더라.
가지고 있는 온갖 청소 용품을 다 들고 가서 하루에 한 시간 반 정도를 청소하면서 보내는데 티도 안 난다. 땀이 뚝뚝 흘러 떨어지는데 말이다.
일단 화장실부터 청소하기 시작했는데 화장실과 샤워실을 구분하는 유리에 물 때가 벗겨지지 않는다. 얼마나 오랫동안 방치한 건지 박박 문질러도 안 벗겨진다. 어제 한 시간 내내 문질렀는데 내일 가서 또 문질러야지.
오늘 인터넷으로 주문한 샤워 호스와 청소 용품이 오니까 그거 들고 청소하러 갈 생각이다. 일단 베란다부터 물로 싹~ 청소를 하고, 거실에 있는 캐비넷과 탁자를 베란다로 빼려 한다. 그렇게 거실에 공간을 확보한 뒤 소파를 텔레비전 받침대 쪽으로 붙여놓고 옷걸이를 둘 장소를 확보한 뒤 빡빡 문질러야지. 그렇게 거실부터 완료를 해놓고 방이랑 싱크대 쪽을 차례차례 마무리 지어야겠다.원래 계획은 이번 주에 청소 마치고 다음 주부터 야금야금 옮기는 것이었는데, 아무래도 이번 달 내내 청소하고, 다음 달부터나 옮겨야 할 것 같다. 일본 여행 가기 전에 이사 마무리는 못할 것 같은데...
사무실에 가서 잠시 일 좀 하고 왔다. ㄱㅅ에 있을 때 만든 EXCEL 자료가 제법 쓸만 하다 싶어 다시 만들려고 하는데 당최 어떻게 만들었나 기억이 안 난다(서로 다른 시스템이라 파일을 가져올 수 없음). 대체 과거의 나는 뭘 어떻게 한 건지... 어제보다 나은 오늘이 되어야 하는데, 날마다 뒷걸음질 치는 것 같다.
오늘은 ㄱㅅ에서 같이 일했던 후배 동료가 한 잔 하겠다고 올라오기로 한 날이다. 어제 농담처럼 승진하고 술 한 번을 안 산다고 갈궜더니 올라오겠단다. 왕복 일곱 시간 걸리는 길이니 쉽지 않은데...집 근처 모텔을 잡아 놨다. 면으로 나가서 한 잔 먹고 들어와서 퍼질러 자야지. 내일 같이 해장하고 보내면 될 것 같다. 이번 주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퇴근하고 청소하면서 보낸 것 같다.다음 주는 저녁 먹자마자 바로 퇴근할 생각이니 좀 더 빡쌔게 청소해서 사람 사는 집처럼 만들어놔야지. 에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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