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넘어갈 무렵 생긴 띠동갑 동생 때문인지 미혼임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돌보는 게 어색하지 않다. 미취학 아동 정도를 다루는 게 가장 쉽고,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다.
오늘은 직장 동료의 아들내미와 세 시간 정도를 같이 보내기로 했다. 병원에 다녀와야 한다는데 애를 맡아줄 사람이 없다기에 우리 집에 보내라고 했지. LOL을 해보고 싶어 하기에 우리 집에서 하라고 했다.
나는 LOL을 하지 않으니까, 내 컴퓨터에 깔고 싶지 않아서, VM Ware에 설치한 윈도에 게임을 깔았다. 설치까지는 잘 됐는데 실행하니까 자꾸 재부팅해야 한다고 떠서 검색을 해봤더니, 부정 행위를 막기 위한 뱅가드라는 프로그램이 가상 시스템에서는 돌아가지 않는단다. 결국 가상 머신에서 게임을 돌리는 건 실패. 부랴부랴 윈도에 게임을 깔고 계정을 만들었다. 내가 쓰는 아이디가 이미 있다고 나오는 걸 보니 회원 가입이 되어 있긴 한 모양인데 기억이 아예 없네.
아홉 시가 조금 넘어 동료가 아들과 함께 찾아왔다. 컴퓨터 앞에 앉으라 한 뒤 게임을 해보려는데 업데이트가 있다며 실행이 안 되기에 다운로드 받는 동안 PS5를 켜서 아스트로 봇을 잠깐 해보라고 했다. 어렵지 않은지 재미있어하며 곧잘 하더라.
얼마 후 LOL을 실행할 준비가 됐다. 해봤냐니까 안 해봤단다. 그러면서 겁도 없이 튜토리얼도 하지 않고 바로 매치를 잡아버린다. 플레이 할 캐릭터를 선택하긴 했는데 Ready 버튼을 누르지 않으니 시간이 계~ 속 간다. 같은 방에 있던 사람들이 준비 완료 누르라고 질알하기 시작하는데 채팅 창 자체를 안 보니 욕 먹는 줄 모르더라. ㅋㅋㅋ
기본적인 조작법도 모르면서 그냥 내키는대로 하던데, 운이 좋은 건지 그 게임에서 이겼다. 일단 튜토리얼부터 해보라고 권해서 그것부터 하고, 그 다음은 AI와 5 : 5 매치를 붙었다. 내가 LOL을 할 줄 알면 이것저것 가르쳐줄텐데 나도 아예 모르니 가르쳐주고 자시고 할 게 없더라.
본인은 엄청 재미있다며 신나서 하던데 내가 볼 때에는... 음... ㅋㅋㅋ 뭐, 아직 어리니까. ㅋ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계속 누르고 있으면 되는데 그렇게 해보라 해도 그냥 계~ 속 클릭을 반복하더라. 게다가 마우스를 움직여서 화면을 컨트롤해야 하는데 자기 캐릭터는 보이지도 않는 상태에서 여기저기 눌러대고, 쿨 타임 때문에 기술을 사용할 수 없는 환경인데 Q, W, E, R만 계속 눌러대더라. 그 와중에 키보드 위치를 몰라서 모니터에서 눈을 뗀 뒤 키보드 보며 키 누르고.내가 볼 때에는 게임다운 게임은 안 되는 것 같던데, 그냥 얻어 걸린 몇 번이 고작이던데, 재미있다고 하니까, 뭐.
잠시 후 직장 동료가 병원에 다녀와서 같이 밥 먹으러 갔다. 오늘 오후에 계약직 직원들에게 냉면을 사다 주기로 했기에 그 가게로 가서 밥을 먹고, 다 먹을 때 쯤 포장을 주문해서 회사에 가져다 주고 왔다.
오늘까지 책을 반납해야 했기에 바이크로 갈아타고 도서관에 갔고, 이번 주 빼면 책을 읽을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두 권만 빌려왔다. 여행을 다녀온 뒤 다시 가서 더 빌려오던가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석 연휴 기간에 볼 게 없으니까.
원래는 오늘 회사 숙소에 짐을 좀 옮겨둘 생각이었는데, 하는 것 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만사 귀찮아져서 포기. 게다가 내일 공 차러 갈 마음이 있었는데 막상 갈 시간이 점점 다가오니 못 가겠다 싶어 마음을 바꿨다.
저녁에 포항 경기가 있는데 어제 거나하게 마셨으니 오늘은 마시지 말아야겠다 싶어 술을 사지 않았다. 고이 모셔두고 있는 위스키를 까서 하이볼이나 말아 마실까 싶기도 한데, 어제 마셨으니 쉬는 게 나을지도.
내일은 사무실에 가서 일 좀 하고, 점심 무렵부터는 차로 짐을 좀 옮겨야겠다. 신발 상자랑 신발부터 옮기고, 겨울 옷도 갖다 둬야지. 행거도 옮겼음 좋겠는데 차에 들어갈지 모르겠다. 대충 본 사이즈로는 안 들어갈 것 같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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