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포장일기 』

2025년 01월 06일 월요일 맑음 (당연함이 유별남 취급받는 게 옳은가에 대하여)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1. 6.
반응형

 

예전에는 시간 외 수당으로 장난질을 많이 쳤더랬다. 월급이 쥐꼬리만하다는 이유로, 빼먹을 수 있는 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빼먹어야 한다면서, 어차피 내가 안 해도 누군가가 해먹는다면서, 못된 짓을 정당화하던 시기가 있었더랬다. 그 시기에는 아랫 사람 시켜서 출근하지도 않았는데 출근한 것처럼 꾸며 받으면 안 되는 돈을 받아낸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아직도 그 때가 좋았다며 정신 못 차리고 개소리하는 머저리들이 남아있다.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런 걸 못하게 하려고 시간 외 근무를 시작할 때 전용 인트라넷 페이지에 접속해서 시작 누르고, 끝내고 나가기 전에 종료 눌러야 반영이 된다. 이게 부정 수급을 막는 완전한 방법이 되지는 않을 거다. 다른 사람의 출입증 들고 와서 같이 찍은 뒤 대신 해주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지금은 주위에서 보는 눈이 많으니 그렇게 못된 짓을 대놓고 할만큼 간이 부은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토요일 아침 일찍 들어가서 시간 외 근무를 시작했는데, 근무하던 중에 인트라넷 메일을 확인해야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로그인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 제대로 처리가 안 되기에 몇 차례 반복하니 비밀번호 입력 오류가 다섯 번을 넘었다며 경고가 뜨더라. 그래서 초기화를 했는데, 초기화 수단으로 메일을 선택했더니 정작 그 메일을 확인할 수가 없다. 비밀번호가 틀렸다면서. 뭔 소리냐고? 네이버 비밀번호를 잊어버려서 비밀번호를 초기화해달랬더니 초기화한 비밀번호를 네이버 메일로 보냈으니 확인하라고 한다는 거다. 이게 말인지, 방구인지.

휴일이라 담당자가 없어서 해결하지 못했다. 그렇게 네 시간 근무는 무료 봉사가 되어버렸다. 피 같은 4만 몇천 원이... (;´༎ຶД༎ຶ`)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와 관련된 얘기다.

나는 오피스 365를 사용하고 있는데, 1년 사용료가 89,000원이다. 한 달에 만 원도 안 하는 셈이니 싸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만만찮은 가격인데, 예전에는 학생임을 입증하면 할인 혜택을 줬더랬다. 지금은? 아예 무료다. 물론 설치형은 아니지만, 온라인에서 실행할 수 있는 오피스 365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해준다. 문제는, 그 혜택을 받으려면 학생임을 입증해야 하고, 학교마다 부여된 코드를 입력해야 하는데, 정작 학교의 담당자가 이걸 모른다. 선생들만 공짜고 학생들은 해당이 없다고 아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에 컴퓨터를 설치해주면서 학생이니까 무료로 쓸 수 있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학교 선생이 전혀 모르고 있더라.

예전에 학원에서 애들 가르칠 때에도 이러저러한 혜택이 있으니 학교에 가서 물어보랬더니 학교 선생이 게거품을 물고 질알 발광을 했다. 어디서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듣고 와서 귀찮게 한다면서. 그래놓고 자기 딴에 쫄렸는지 알아봤던 모양이지? 그랬더니 그리도 하찮게 여기는 학원 강사 말이 맞았던 거다. 늦게라도 학생한테 사과하고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해주면 그나마 다행인데, 알량한 자존심 때문인지 끝까지 고개 처들고 큰소리 치기에 정식으로 항의하겠다니까 슬그머니 꼬랑지를 내리더라. 저런 것들이 의외로 많다. 남을 가르칠 자질 자체가 없는 것들 말이다. 뭐, 이건 한~ 참 지난 옛날 이야기고, 아무튼.

학생이 300명이나 된다는데, 그럼 지금까지 그 누구도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365를, 한글과 컴퓨터의 한컴독스를, 무료로 쓰지 않았다는 거야? 당연히 누릴 수 있는 혜택인데? 심지어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면 몇 년 전에 무료로 쓸 수 있다면서 올라온 글이 한, 둘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학생이 그런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걸 모른다니, 와... 심하다, 진짜.

 

당연히 제공해야 할 혜택을 담당자가 모르고 있어서, 수혜자가 알려주는 것도 어이가 없는데, 그걸 요구하는 사람을 귀찮아하고, 괜한 일 벌인 것처럼 몰아가는 경우도 있다 하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늘은 일찌감치 퇴근해서 집에 왔다. 달리 할 것도 없고, 넷플릭스에서 보던 영화를 마저 봤다. 마크 월버그가 주인공으로 나왔는데, 여자 주인공이 할리 베리다. 사람의 피부색으로 우월함을 구분하는 머저리 같은 신념도 먹고 사는 문제 앞에서는 뒤로 밀리는 모양이지? 작중 대사에서 쉴드 치는 건가 싶은 것도 있던데, 저런 쪼다 ㅅㄲ들은 대체로 교화가 안 된다. 그냥 가진 거 다 잃고 길바닥에서 동사하기를 바라면서 저주하는 것 말고는 줄 수 있는 게 없네.

 

자꾸 피곤하고 그러니까, 기를 쓰고 여덟 시간을 자려 한다. 새벽에 여러 차례 깨니까 그걸 감안해서, 21시 전에 드러 눕는다. 누워서 태블릿 보다가 22시에 잠이 들면 한 시, 또는 세 시에 깬다. 한 시간 넘게 뒤척거리다가 간신히 잠이 든다. 아침에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떠서 건강 체크 앱으로 몇 시간 잤나 보면 여섯, 일곱 시간은 잔 걸로 나온다. 일찍 누우니 그나마 가능한 건데, 20시나 21시에 눕는다니까 다들 노인이냐고 한 마디씩 한다. 그래, 나도 내가 이렇게 될 줄 몰랐다. 자정 넘겨서 자는 게 아무렇지 않은 인간이었는데 이렇게 되어버렸네. 하지만 사무실에서 근무 시간에 잘 수 없으니까 이렇게 하는 수밖에. 서른도 안 됐는데, 입사한 지 3년도 안 됐는데, 근무 시간에 하도 자서 팀원들이 다 알 정도인 ×과 같은 수준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꼴 보기 싫은 것들이 죄다 쉬는 날이 마음이 그렇게 평온할 수 없었다. 항상 이랬음 얼마나 좋을꼬.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