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을 앞두고, "초조하지? 그러니까 한 잔 해~" 하는 분위기가 있다. 승진 대상자는 당연히 참가하는 거고, 친분이 있는 사람이나 승진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참가한다. 승진을 하면? 승진한 사람이 참가한 사람들을 모아 감사의 술을 산다. 승진을 못하면? 그냥 그러고 마는 거다. 승진을 못했는데 술 사라고 하는 건 가혹하지.
복직하고 몇 번째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또 승진 대상자가 됐다. 전과 다른 것이 있다면 이번에는 근속이라는 거다. 일정 기간이 지났음에도 승진하지 못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후배 길 막지 말고 비켜주라는 의미로 승진시켜주는 제도가 있다. 해가 바뀌어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다.
어디를 가도 일 못 한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이렇게 잘 하는데 왜 이름이 나지 않았냐는 이야기를 더 많이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근속까지 오게 된 건 정치력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 싶다. 뭐, 자뻑이라 해도 할 말이 없긴 하지만.
아무튼, 제 때 승진하지 못해서 후배들 길 막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 내가 욕심이 있거나 말거나 빨리 승진해서 길을 터줘야 할 것 같긴 하다. 음주 운전을 한 것도 아니고, 범법 기록이 있는 것도 아니니, 제발 됐으면 좋겠다.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 따지고 보면 같은 계급에서 가장 고참인 내가 오게 되면 자기 앞 길을 막는 셈이니까 결코 좋을 게 없는데, 정작 그 사람들이 나와 일하는 걸 마다하지 않았다는 게 말도 못하게 고맙다. 아울러, 내세울 게 없는 사람인데도 포장하고 가꿔서 대신 어필해준 관리자들한테도 정말 고마운 마음이다. 당연히 됐으면 좋겠지만, 안 된다고 해도 감사 인사는 해야겠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과 별개로, 사람답지 못한 것들이 나대는 꼴을 보는 게 정말 싫다. 모두가 쓰는 건데, 자기 계정으로 로그인 해놓고 그냥 자리를 떠난다던지, 서랍을 열어둔 채 자리를 비우는 건 다반사다. 의자를 팽개친 채 자리를 뜨는 게 당연하다. 대체 저런 것들은 집구석에서 뭘 어떻게 배웠나 싶다. 그런 것들이 말도 안 되는 거짓말과 과장으로 자기들이 선인데도 피해를 본다는 식으로 포장하는 게 같잖다. 저런 사람 같잖은 것들에게는 사람 같지 않게 대우하는 게 최선이다. 고스란히 돌려주면 양반이지. 몇 배로 갚아주지는 못할 망정.
어찌 되었든, 고마운 사람과 멀리 해야 할 사람이 명확해지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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