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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장일기 』

2025년 02월 05일 수요일 맑음 (혹한/개념없는 것들 둘이 가지만…)

by ㅂ ㅓ ㅈ ㅓ ㅂ ㅣ ㅌ ㅓ 2025. 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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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년 넘게 살면서 다양한 레파토리의 꿈을 꾸어 왔기에 이제는 내용이 새로운, 즉 처음 꾸는 꿈이 좀처럼 없다. 어지간한 꿈은 다 예전에 꾸었던 거다 싶은데, 오늘은 기억에 전혀 없는 꿈을 꿨다. 굉장한 장거리를 이동해야 하는데 차가 없어서 택시를 불렀는데, 손님을 태우고 오느라 엄~ 청 늦게 온 거다. 그런데 그 사이에 다른 교통 편을 구해서, 여자 기사님에게 사정을 말했더니 그러면 손해 본 걸 물어줘야 한다면서 예상되는 택시비의 몇 배를 내라는 식으로 말해서, 엄청 열 받은 상태에서 잠이 깼다.

여섯 시에 알람을 맞춰놨는데 눈을 뜬 게 다섯 시. 한 시간 더 자도 된다는 생각에 기뻤지만 잠이 완전히 달아나서 결국 태블릿으로 웹툰을 보면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냈다. 평소에는 여섯 시에 일어나 밍기적거리다가 인륜지대사를 치른 후 20분을 전후해서 씻기 시작했더랬다. 하지만 오늘은 일찍 일어난 덕분에 평소보다 20분 정도 빨리 움직일 수 있었다.

밖에 나갔더니 엄청나게 춥다. 믿기지 않을 정도의 폭설이 11월에 첫 눈이랍시고 쏟아진 것도 골 때린다 싶은데, 2월이 지나 입춘을 넘겼는데도 영하 10도 밑으로 떨어진다니, 참...

차에 앉아 버튼을 눌렀는데, 계기판의 모든 경고등이 다 켜지면서 카 오디오에서 노래가 나오는데 정작 엔진의 떨림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상하다 싶어 다시 버튼을 눌렀더니 경고등이 전부 꺼지면서 노래만 나온다. 이상하다 싶어 두 번 정도 더 시도했는데 역시나 걸리지 않는다. 날이 추워 배터리가 나갔다 보다 싶은데 그 시각에 보험 회사에 전화하기도 곤란해서,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버튼을 길게 눌러봤다. 키링~ 키링~ 하더니 시동이 걸린다. 4년 넘게 배터리를 갈지 않았으니 수명이 다 되긴 한 모양이다. 검색해보니 3년 넘으면 교체해야 하고 4~6만 ㎞ 주행하면 바꿔야 한단다. 기간으로나, 주행 거리로나, 바꿀 때가 되긴 했다. 내일 아침에도 한 방에 안 걸리면 올 겨울 교체를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한 방에 걸리면 다음 겨울 전까지는 버텨도 되지 않을까 싶다. 7~8만 원이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죄다 20만 원 넘게 달라고 하네. 이러니 보증 끝난 수입차의 중고 가격이 뚝뚝 떨어지는 게 아닌가 싶다.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인사 이동 발표가 아직도 안 나왔다고 한다. 어제 나와야 하는데. 쉽지 않은 일이라는 걸 예상할 수 있지만 그렇다 해도 인사 쪽은 진짜 무능한 것들이 많다. 회사를 망치고 있다.

아무튼. 그 와중에 한 명이 출근하지 않았다. 항상 근무 중에 졸고, 한~ 참을 자리 비워 찾아보면 휴게실에 처박혀 자는, 내가 보아온 사람들 중 근무 태도가 최악인 사람이다. 며칠 전에도 늦잠을 잤다며 늦게 왔는데, 오늘 또 저 질알이다. 입사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퇴직을 얼마 안 남겨두고 있다는 사람이 근무 중에 퍼질러 자는 꼴을 보긴 했지만, 입사한 지 2년 된 사람이 저 따위로 근무하다니, 믿을 수가 없다.

내가 온 뒤에도 근무 중에 자서, 작작 자라고 대놓고 뭐라 하기도 했고, 가서 잠 좀 깨고 오라고 눈치를 주기도 했다. 그런데 전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일을 잘하거나 말거나, 저 따위 근무 태도를 가진 작자에게는 근무 평가도 가장 낮은 점수를 줘야 하고, 승진도 시키지 말아야 한다 생각한다.

맘 같아서는 따로 불러내서 험한 말로 질알을 하거나, 남들 다 있는 곳에서 개망신을 줬음 싶은데, ○○○장도, 팀장도 아무 말 안 하고 넘어가는 상황에서 내가 뭐라 할 수가 없었다. 막말로 '니가 뭔데?'라고 하면 할 말이 없으니까 말이다.

 

가뜩이나 언짢은데, 찌질이 색히는 오늘도 커피 처 마시면서 쩝~ 쩝~ 불필요한 소리를 계속 내면서 꼴값을 떨고, 콜록거리면서도 여기저기 부지런히 싸돌아다닌다. 꼴 보기 싫어 죽겠는데 점심 시간에는 남들 다 쉬고 있는데 키보드 두드리며 민폐를 끼치고 있었다. 면전에 대고 짜증 부리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누르고 또 눌렀다. 오늘 참을 인(忍)을 몇 번 썼는지 셀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인 건 역대 최악의 근태 양아치와 저 찌질이 놈이 모두 얼마 후면 여기를 떠난다는 거다. 가장 꼴 보기 싫은 것들이 싹 다 사라진다. 그것만 생각하면 몹시 기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생태계 파괴자가 복귀한다. 자세히 언급할 수는 없고, 여차저차해서 이러저러한 사람이 있는데, 그 사람이 돌아온다. ㄷㄷㄷ

 


 

퇴근하고 오면 19시 30분이 된다. 유튜브에서 영상 몇 편을 보다 보면 금방 21시가 된다. 침대에 누워도 한 시간 가량은 딴 짓 한다는 걸 아니까 일찌감치 불을 끄고 눕는다. 그리고 22시에 잔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 여덟 시간을 자려면 그렇게 해야 한다. 정말이지, 이렇게 영감처럼 살 줄 몰랐는데. 아무래도 독하게 마음 먹고 배드민턴 다녀야겠다. 이번 달은 이미 늦었고, 다음 달부터 시작해야겠다. 살은 뒤룩뒤룩 찌고 있는데 운동은 안 하고, 만날 늘어져만 있으니 점점 더 나태해지는 것 같다.

 

날이 추워 세탁기도 못 돌리고, 시끄럽다고 질알할까봐 행거 조립도 못하고 있다. 토요일에 미뤄놨던 것들을 해치워야 한다. 다음 주에 비번을 붙이든, 휴가를 하루 쓰든, 금산 여관에 가서 힐링이라도 하고 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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